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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말하며 독주하는 與, 쇄신 뭉개고 당권만 좇는 野] ....

뚝섬 2025. 6. 30. 08:48

[협치 말하며 독주하는 與, 쇄신 뭉개고 당권만 좇는 野]

[국힘 김용태 비대위, 계엄·탄핵 반성문도 못 내고 끝났다]

 

 

 

협치 말하며 독주하는 與, 쇄신 뭉개고 당권만 좇는 野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인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여야 간 이견이 큰 국회 현안을 강행 처리할 것을 예고했다. 다음 달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인준하고, 재계가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0조 원대 추경안도 같은 날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 국민의힘은 여당이 추경 심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은 취임 이후 협치를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를 무색하게 한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도 야당과 협치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지만 말뿐인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여당은 법사위원장 등 공석인 4곳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입법 관문’인 법사위원장은 제1당의 일방 처리 견제를 위해 원내 2당이 맡는 것이 2004년 이후 관례였는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이 가져갔다. 힘 있는 집권 초에 입법을 서두르겠다는 취지일 수 있지만, 거대 여당이 소수 야당의 문제 제기를 들으려는 진지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협치는 불가능하다.

의석수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은 무기력에 빠져 있다. 여당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동력을 마련하려면 새로 태어나야 할 텐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탄핵 반대 당론’ 철회 등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혁신안들은 그의 임기가 오늘로 끝나면서 흐지부지돼 버렸다. 옛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 지지로 당선된 송언석 원내대표가 등장한 이후로 당은 쇄신보다 차기 당권 경쟁으로 향하고 있다. 이러니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대선득표율(41%)의 절반 수준(23%)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을 거치며 확인된 민의는 민주주의 회복과 함께 타협의 정치 복원이었다. 민주당은 입법 성과가 급하더라도 소수 야당을 설득하고 양해를 얻는 ‘협의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 생각의 차이 때문에 합의가 어렵다 해도 최대한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여당은 독주하고, 야당은 무력하다. 나라 안팎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정치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만 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동아일보(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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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김용태 비대위, 계엄·탄핵 반성문도 못 내고 끝났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행사에서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2025.6.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30일 물러난다. 35세로 당내 최연소 의원인 김 위원장은 권영세 전 위원장이 ‘후보 교체 파동’으로 물러난 직후부터 국힘을 이끌어왔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해 왔고, 대선 때 윤 전 대통령이 김문수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자 “국힘 근처에 얼씬도 말라”고 했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진상 규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당내 구주류의 반대로 무산됐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는 과거의 당론을 수정하는 차원을 넘어, 작년 비상계엄부터 탄핵소추안 가결, 그리고 대선 전 과정에 대한 국힘 차원의 공개 반성문을 쓰는 일이었다. 국힘에 등을 돌린 국민에게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주도했던 구주류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수 있는 개혁안에 반발하며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을 통해 국힘에 해체 수준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국힘은 대선 한 달이 다 돼가도록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선에서 41% 득표한 것을 두고 “졌지만 잘 싸웠다”며 자족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선거에서 이긴 정당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결국 계엄과 탄핵에 대한 반성문 한 장 남기지 못했고, 새 원내 지도부 역시 구주류의 지지를 받은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런 퇴행적 모습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은 대선 득표율의 절반 수준인 2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국힘은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 비대위가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혁신안을 마련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절박함을 느낄 수 없는 인물들로 비대위 간판만 바꾼다 한들 무슨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나. 민주당이 협치를 하자면서도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며 국힘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것은 야당을 쉽게 보기 때문이다. 야당의 실패는 정부·여당을 오만하게 만들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조선일보(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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