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주도하는 '감정독재 시대']
[5·18 기억하자며 5·18에 역행하는 그들]
[스타벅스, 돌아보면 우스운 풍경]
[이견 묵살하는 두 세계관, 이란과 한국은 판박이]
권력이 주도하는 '감정독재 시대'
감정이 이성 압도하는 시대
'불편한 감정'에 권력이 개입
특정 행동 몰아가는 '감정독재'
'생각의 자유' 포기할 것인가
남들은 좋다는데, 그 사람을 보면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이 감정, 뭔가. 혐오, 질투, 아니꼬움, 아니면 설렘? 자기 감정을 딱히 뭐라고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드라마 ‘모자무싸’에 나오는 기기라도 손목에 차야 하나. 이 드라마는 ‘인간 감정 해부도’처럼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탁월하게 드러냈다. 여기 감정을 읽어주는 ‘감정 워치’가 나온다. 흥분, 수치심, 허기 같은 단어로 감정을 규정해준다.
똑같은 걸 봐도 사람의 감정은 다 다르지만, ‘작동 회로’는 비슷하다. 무엇을 본다→정보를 파악한다→감정을 느낀다→확신한다→ 행동한다. 확실한 건 이 단계가 매우 압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자 강준만이 이미 2013년 ‘감정 독재’라는 책에서 설명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 때문에 이성의 판단이 사라졌다는 분석이었다.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결과로 과거보다 더욱 견고한 ‘감정 독재’ 체제하에서 살게 되었다. 속도는 감정을 요구하고, 감정은 속도에 부응함으로써 이성의 설 자리가 더욱 축소되었다.” 이성을 억압하는 감정의 독주를 그는 ‘감정 독재’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에 호응하듯 ‘감정 산업’의 영역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5.18을 모욕했다는 혐의, 각종 고발...스타벅스는 과거의 '스타벅스'로 돌아갈 수 있을까. /뉴시스
강준만의 비유적 ‘감정 독재’를 넘어 실질적 ‘감정 전체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권력이 감정을 자극해 특정 집단을 비난하게 하는 방식. 대중의 감정을 한 방향으로 몰아, 전체주의적 행동에 정당성을 얻는 방식이다.
연초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다주택자를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겠지요?” 어느새 다주택자는 이유 여하를 불문, 돈마귀가 되었다. 대통령의 ‘민간인 화법’은 매우 강력하게 국민에게 먹혀든다.
스타벅스 사건은 말하면 입만 아프다. ‘스타벅스 마크, 초록색 물통, 책상에 탁, 탱크데이, 5월 18일’ 이런 단어가 쓰인 전단지 이미지가 공개됐을 때, 소비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대충 흘려본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저 뭐 사라는 ‘광고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회적 맥락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탱크데이, 5월 18일, 책상에 탁. 뭐야 이거?”라고 반문했을 것이다. 이런 의구심이 아주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스타벅스가 정치 집단도 아니고, 한낱 물건 지라시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조금 더 민감한 이들은 의심하고, 불쾌해했다. ‘인간 감정 워치’들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 기업 회장의 이미지도 한 몫했다. 여기에 대통령이 적극 참전했다.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 “몇몇 개인이 술 먹으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공개된 장에서 책임 있는 인사들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저지른 만행” “국가 폭력 미화, 모든 수단 동원해 응징해야 한다”... 기업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충분히 특정됐다. ‘팩트 확인’만 빼고, 감정-확신-행동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지난 26일 스타벅스의 '캥크데이' 논란과 관련, 대국민 사화기자회견을 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유에 대한 의식이 발동하는 건, 도전을 받았을 때다. 지난 계엄 때가 그랬다. 보수주의자도 평시에 내려진 계엄에 반발했다. 이번에도 ‘감정 전체주의’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움직였다. “권력이 내 커피 선택에 간여하지 말라.”
이 와중에 스타벅스 가는 사람? 정상이다. 영원히 스타벅스는 안 가겠다는 다짐? 정상이다. 5·18 혐오를 막기 위해 법으로 제정하자는 사람들, 그들의 자유다. 일부러 후벼파려고 ‘광주’ ‘5·18’을 폄하하는 사람들, 꼴 보기 싫지만 처벌받을 일은 아니다. 생각과 감정이 다른 사람을 보는 건 불편하다. 그 불편함이 불편해 다른 생각을 통제하고 싶다면, 그것도 당신의 선택이다. 다만, 자유주의자인 척은 하지 말라.
-박은주 기자, 조선일보(26-05-30)-
______________
5·18 기억하자며 5·18에 역행하는 그들
스타벅스 5·18 연상 마케팅에
정부와 여권 나서 연일 때리기
책임은 법·제도 안에서 물어야
5·18 정신이 뭔지 되돌아보길

전국민중행동 등 146개 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정용진 규탄, 스타벅스 불매운동 전국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5·18 민주화운동은 과거의 비극이 아니다. 국가 권력이 스스로를 ‘정의’라고 확신하고 법과 절차를 무시할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성찰해야 할 현대사의 경고다. 국가 안보, 공공의 이익, 사회 정의, 피해자 인권…. 권력은 언제나 이런 명분을 앞세운다. 문제는 권력이 절대선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법치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점이다.
최근 벌어진 ‘스타벅스 사태’를 둘러싼 정부와 여권의 대응은 5·18 정신에 역행하는 행태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라는 이벤트를 열고, 박종철 열사를 연상시키는 ‘책상에 탁!’ 같은 문구를 마케팅에 동원한 기업의 역사 인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스타벅스 텀블러의 이름이 ‘탱크’였다고 해도, 우리 사회의 공적 기억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잘못을 다루는 국가 권력의 방식은 또 다른 차원의 위험 신호를 보낸다. 사태 직후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신속하게 해임했고, 정용진 회장도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관련 임직원은 줄줄이 대기 발령됐다. 기업이 책임을 다하며 대가를 치렀는지는 권력이 아니라 시장과 여론이 평가할 일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썼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 행사에서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 사용을 배제하겠다고 나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 기회에 국산 차를 마시자”고 했다. 법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 정치적 응징 릴레이였다.
법 집행 기관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경찰은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되자 반나절 만에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관했다.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올해 예산으로 구매한 스타벅스 텀블러와 상품권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단순 현황 파악”이라고 했지만, 공무원들은 “스타벅스 커피 마셨다가 사상 검증당한다” “스벅 텀블러 빨리 치워야겠다”고 술렁인다. 이것이 정녕 국가가 할 일인가. 권력이 왜 개인의 사생활 영역까지 침범하는가.
이 사태는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시도에 가깝다. 이번엔 스타벅스였지만 다음엔 어느 기업이 찍힐지 모른다. 현장에서 두려움이 감지된다. 광주광역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누군가 계란을 던진 흔적이 발견됐고, 일부 스타벅스 직원은 “너희도 똑같은 놈 아니냐는 폭언을 듣는다” “출근이 공포”라고 호소했다.
잘못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감정에 치우친 권력이 스스로를 정의이자 절대선이라고 확신할 때 그들이 내세운 민주주의는 흔들리고 법치는 파괴된다. 권력이 자의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 어떤 권력도 법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46년 전 5·18 민주화운동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5·18 정신을 지킨다면서 그 정신을 배반하는 일이 벌어진다.
“진정 위험한 것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가 잊히는 게 아니다. 기념비에 둘러싸인 홀로코스트가 오늘날 유대인의 죄를 사면해 주는 도구로 이용된다는 사실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을 거쳐 영국에서 산 세계적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역사적 비극이 잊히는 것보다 권력이 그 비극을 무소불위의 수단으로 오남용할 때 더 위험하다며 이렇게 경고했다. 민주주의는 ‘정의로운 권력’을 믿는 체제가 아니라, 어떤 권력도 법 밖에서 작동하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체제다. 권력에 대한 신뢰는 선의의 확신이 아니라 법의 절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재훈 기자, 조선일보(26-05-29)-
______________
스타벅스, 돌아보면 우스운 풍경

27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뉴시스
1999년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이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열었다. 낯선 외국계 커피 전문점은 곧 ‘허영’과 ‘사치’의 상징처럼 취급됐고, 몇 년 뒤 스타벅스에 가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조롱하는 풍조로도 번졌다. 2004년 고려대에서도 교내에 스타벅스가 입점하자 학생들 사이에서 “미국 소비주의 문화의 상징을 민족 사학 안에 들일 수 없다”는 비판과 함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반대 집회와 서명 운동이 이어졌다. 백반 한 끼가 4000~5000원이던 시절, 스타벅스는 대학이 자본과 소비 문화에 잠식되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지금 돌아보면 우스운 풍경이다. 당시 입점에 반대한 학생들은 여전히 스타벅스 커피를 거부하고 있을까. 학교 밖 매장이면 괜찮은 것일까. 커피 한 잔에 너무 과한 시대정신을 얹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 스타벅스가 다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지난 18일 ‘탱크 데이’라는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홍보물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26일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사과하며 “고의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날짜와 문구를 고려하면 스타벅스의 무신경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민주화운동의 상처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분노하고, 소비자로서 불매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타 뒤 정부 부처들이 가세해 기업을 압박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행정안전부, 국가보훈부, 국방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은 잇따라 스타벅스 상품 사용 중단이나 구매 내역 점검, 협력 사업 중단에 나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5일 유튜브에 출연해 “이런 기회에 우리 국내산 농작물·농산물로 만든 차를 많이 드셔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했다.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사는 물품을 점검하거나 협력 사업을 재검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관들이 공개적으로 거리 두기에 나서고 대체 음료 소비까지 권한다면 이는 원칙에 따른 행정이 아니다. 권력을 동원한 소비자 운동에 더 가까워 보인다.
정부 스스로 곤란한 기준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기업의 잘못된 홍보 문구가 나올 때마다 거래와 구매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불매 신호를 보낼 것인가. 어느 정도의 잘못에 얼마만큼 제재를 할 것인가. 분노한 여론에 정부가 편승하면 당장은 속 시원할 수 있지만, 국가 행정의 중립성과 원칙은 그만큼 흐려진다.
정부가 할 일은 국민에게 어느 커피를 끊고 어느 차를 마실지 권하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묻되 법과 절차 안에 머물러야 한다. 소비의 판단은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커피 브랜드까지 문제 삼는 과잉의 정치는 적잖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런 경험은 대학가의 옛 소동만으로도 충분하다.
-곽래건 기자, 조선일보(26-05-28)-
_____________
이견 묵살하는 두 세계관, 이란과 한국은 판박이
팔레비 對 이슬람 공화국 지지자 간 극단 대립… 역사 논쟁과 닮아
한국도 좌우 사이에 증오의 '끝장 싸움' 끝내고 대화의 문 열기를

2년 전 이란을 여행할 때를 종종 떠올린다. 나는 이란에서 현재 이슬람 공화국 정부를 매우 혐오하는 청년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영어가 능숙한 이 청년들은 옛 팔레비 왕조 시절의 건축물들을 보여주며 “이게 원래 이란의 진짜 모습”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들과 생각이 다를 때도 많았지만 외부인이자 여행객의 자세로 이 친구들의 경험을 듣고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러면 너희에게 이슬람 공화국이 가장 짜증스럽게 느껴질 때가 언제야?”라고 물어보곤 했다.
많은 청년의 대답은 “학교”였다. 관심도 없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과목들을 10대 때부터 공부해서 시험도 보아야 하고,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의무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고, 교사와 제대로 된 논쟁도 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그 과목들은 참 다양했다. 영어 배울 시간도 없는데 아랍어를 배워야 하는 것도 너무 싫다. 무슬림이지만 이슬람교 교리와 역사를 왜 학교에서까지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팔레비 때는 모든 게 안 좋았고 혁명 정부에 들어서 모든 발전이 있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혁명과 전쟁 얘기는 지루하다….
반대로 내가 이슬람, 혁명, 전쟁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니 이 친구들은 질색하는 것이 당연했다. 내가 시아파의 성지 콤에 있는 호메이니 가옥을 다녀왔다고 말하니 어떤 친구는 이란에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대체 왜 그런 곳을 가냐며, 인스타그램을 켜고 호메이니가 힙합 비트에 맞춰 현란한 랩을 하는 ‘MC 호메이니’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이란 반(反) 정부 시위에서 시위대가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 사진과 옛 팔레비 왕조의 국기가 나부끼고 있다. / EPA연합뉴스
여행 막바지에는 테헤란에서 이슬람 공화국을 열렬히 지지하는 내 또래의 청년들을 만났다. 나는 이들에게 “여행을 하면서 현재 정부를 싫어하는 청년을 많이 만났다”고 조심스레 물어봤다. 이 친구들은 “안타깝게도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소비주의의 허상을 좇는 이가 많다”고 혀를 찼다.
하지만 같이 이야기를 나눈, 곧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형님’의 의견은 달랐다. 네 살짜리 딸이 하나 있는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리 딸을 신실한 무슬림이자 이란 국민으로 키우려고 노력할 테지만, 우리 딸도 자라나면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을 내가 통제할 수는 없다. 하물며 인터넷 시대 아닌가? 나는 이란인들이 먼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서로 증오하지 말고 대화할 수 있게 노력하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그의 소망은 시위, 진압, 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의 표정과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떠오른다.
옛 팔레비와 이슬람 공화국은 모두 이견을 허락하지 않았다. 팔레비는 이슬람을 억압했고, 곧 사라질 무지몽매한 전통으로 일축했다. 이슬람 공화국은 팔레비 시대를 무능한 전제왕정이자 미국의 꼭두각시로 규정했다. 얄궂게도 이란의 국제화된 신세대는 이슬람 공화국을 비난하면서 다시 팔레비 시대를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끌어안았다. 혁명을 지지하는 이들이 “역사도 모르는 철없는 것들”이라 일축하지만, 이들은 어른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인스타그램의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역사’를 찾아냈다.

정부가 최근 마케팅 문구로 인해 5·18 민주화운동 폄훼 의혹이 제기된 스타벅스코리아에 수여했던 정부 표창의 취소 여부를 두고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정부 표창에 대한 수시 취소가 가능하다는 지침 규정에 따른 것이다. 사진은 24일 서울 한 스타벅스 영업점. /연합뉴스
이란보다 자유로운 나라라지만 나는 우리의 역사 논쟁을 볼 때 기시감을 느낄 때가 잦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전혀 다른 두 세계관이 평행을 달린다. 좌우 사이에는 제대로 된 논쟁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서로 각자의 세계를 구축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이런 ‘끝장 싸움’을 볼 때마다 나는 테헤란의 한 물담배 집에서 ‘형님’이 들려준 얘기가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설령 지금은 대화가 통하지 않더라도, 한 가족, 한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이런 질문에는 “아니, 그런데 저쪽이 먼저…”라는 대답이 따라 나온다. 나도 그런 생각이 없지는 않기에, ‘대화’가 가장 어려운 일임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혁명이 현재 진행형인 이란에서도 대화를 희망하는 이가 있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그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나는 믿고 싶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조선일보(26-05-28)-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여왕벌'과 '수벌'로 시작한 드론의 100년 역사] .... (0) | 2026.06.01 |
|---|---|
| [주가 올라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 (0) | 2026.05.30 |
| ['전작권 조건 평가' 외부 전문가 참여로 정치성 배제해야] .... (0) | 2026.05.30 |
| [선거 감수성을 생각하다] [사전투표 날 서울시 압수수색..] (0) | 2026.05.30 |
| ["여론 조사가 왜 이래?"] [여론조사 홍수 “응답 샘플 모자라 중단”] (0) | 202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