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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템스강 '26년 항해술'을 배워라] ....

뚝섬 2026. 1. 2. 07:41

[한강버스, 템스강 '26년 항해술'을 배워라]

[출항 열흘 만에 멈춰 선 한강버스]

[한강과 템스강… ‘서울링’ vs ‘런던 아이’]

[난지도 80만평, ‘서울링’ 말고 첨단 녹지 도시 세워야]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한강버스, 템스강 '26년 항해술'을 배워라

 

우버보트도 처음엔 연착 잦았다
한강을 눈으로만 감상할 것인가
숙련도 더 높이고 교통 수요 발굴
한강변 개발 이어 서울에 활력을
 

 

런던 우버보트 /최종석 기자

 

서울 한강버스의 모델은 런던 템스강의 ‘우버보트(Uber Boat)’다. 1999년 운항을 시작해 역사가 26년이나 된다. 초창기 우버보트는 하루 승객이 80여 명밖에 안 됐다. 사고나 연착도 잦았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 선착장 24곳에 배 23척을 운항한다. 하루 수송 인원은 1만여 명. 최근에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까지 도입했다. 지하철(튜브), 2층 버스와 함께 런던 3대 대중교통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달 런던 카나리 워프 선착장에서 우버보트를 탔다. 한강버스가 참고할 만한 ‘디테일’이 많았다. 카나리 워프는 런던 외곽의 낡은 항만을 재개발한 지역이다. 글로벌 금융 회사와 주상 복합 빌딩이 숲을 이룬다.

 

출근 시간(오전 7~9시)에는 우버보트 7척이 7~30분 간격으로 분주히 운항했다. 승객 대부분은 직장인이었다. 주로 1년 치 ‘시즌티켓’을 이용했다. 션 웰런(28)씨는 “버스는 막히고 지하철은 복잡해 보트로 출퇴근한다”며 “더 편하고 런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낮에는 관광객들이 보트를 가득 채웠다.

 

대중교통의 핵심은 정시성(定時性)이다. 우버보트는 시간을 철저히 지켰다. 승객이 몰리는 퇴근 시간에도 6분 이상 연착하지 않았다. 길이 막혀 도착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버스나 3~4대는 보내야 겨우 탈 수 있는 지하철보다 경쟁력이 있다. 

 

런던 우버보트 /최종석 기자

 

이런 정시성은 26년 운영 경험에서 나온다. 우버보트는 한강버스와 달리 상당히 빠르다. 최고 시속 40㎞로 달리는데, 갑판에 앉으면 스릴이 느껴질 정도다. 선장이 항로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강버스도 최고 속력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최고 시속 20㎞ 안팎으로 서행한다. 서울시는 “운항 초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은 노하우나 숙련도가 부족해서다.

 

우버보트 직원들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선착장에서 승객 20~30명을 내리고 태우는 데 4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분 컷’이 흔했다. 올가미 밧줄을 던져 선착장에 걸고 철제 다리를 내리면 끝. 반면 한강버스가 선착장을 오가는 과정은 답답하다. 미숙한 운용 방식이 한강버스 운항 시간을 늘리는 주원인이다.

 

런던은 템스강을 건너는 도하(渡河) 수요까지 활용한다. 카나리 워프에선 보트가 10분 간격으로 강 건너편 지역을 오간다. 서울도 뚝섬~잠실, 서울숲~압구정 구간을 배로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직선거리는 가깝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빙 돌아가야 하는 지역이다. 이런 곳을 엮으면 한강에 새로운 교통, 관광 수요가 생길 것이다. 

 

런던 우버보트 /최종석 기자

 

우버보트는 카나리 워프나 배터시 등 템스강변을 재개발하면서 급성장했다. 서울도 2030년 전후 한강변 풍경이 크게 바뀐다. 압구정·반포·이촌·흑석 등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며 한강으로 보행로를 낼 계획이다. 서울숲엔 79층 랜드마크 빌딩과 창업 허브가 들어서고, 상암동엔 대관람차 ‘서울링’이 생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도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할 것이다. 한강을 따라 볼거리와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여기에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해 한강과 도심의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의 중장기 개발 계획과 연계해 한강버스의 미래를 그려야 하는 이유다.

 

서울 한강의 면적은 39.9㎢다. 강남구보다 넓은 이 강을 언제까지 감상만 할 것인가. 런던 우버보트를 모델로 배를 띄웠으니 이제 ‘26년 항해술’을 철저히 배워야 한다. 어떻게 정시성을 확보하고 수요를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한강버스가 살고 한강 풍경도 바뀐다. 소수만 누리는 한강을 모든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

 

-최종석 기자, 조선일보(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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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열흘 만에 멈춰 선 한강버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3월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는 새 이동 수단으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곤돌라가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이후 영국 런던에서 템스강의 수상버스를 체험한 오 시장은 ‘수상버스 도입 추진’을 공식화하고 곤돌라는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불과 나흘 만에 발표를 뒤집은 걸 두고 서울시 안팎에선 “수상버스에 대한 시장의 집념이 대단하다”는 말이 돌았다. 오 시장은 2006년 시작한 첫 임기 때도 ‘한강 르네상스’를 내세우며 수상버스 도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후 2년여의 준비를 거쳐 이달 18일 한강버스가 처음 출항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방향타나 전기 설비에 문제가 생겨 운항을 중단하는 일이 반복됐다. 화장실 오물이 역류했고, 팔당댐 방류로 모든 배가 하루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취항식에서 “한강의 역사는 한강버스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했던 오 시장은 결국 “앞으로 한 달간 승객을 안 태우고 시범 운항을 더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강버스의 초반 시행착오를 두고 ‘예고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강버스는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전기 하이브리드 선박임에도 운영사는 선박 건조 실적이 전혀 없는 신생 업체에 제작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선박 건조 및 인도 일정이 늦어지면서 운항 시작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9월로 3차례나 미뤄졌다. 그나마 계획했던 12척 중 4척만 확보된 상황에서 개문발차식으로 운항을 시작해 출근 시간대에는 이용할 수 없었다. “왜 이렇게 무리하게 취항을 서둘렀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강버스를 이용한 승객 사이에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런던의 경우 런던아이, 국회의사당 등 주요 명소가 선착장 바로 앞에 있다. 반면 한강은 보통 수백 m는 걸어야 도심이나 지하철역까지 갈 수 있다. 강폭이 템스강의 5, 6배다 보니 제방과 둔치를 폭넓게 조성한 탓이다. 잠실 선착장의 경우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15분이나 걸린다. 또 마곡부터 잠실까지 운항 시간이 일반은 127분, 급행은 82분 걸린다. 지하철의 2, 3배라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비가 많이 오거나 겨울에 강이 얼면 운항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오 시장은 첫 임기 때 수상버스 도입에는 실패했지만 대신 수상 콜택시를 도입했다. 한 명당 5000원을 받고 쾌속보트로 마곡과 여의도, 잠실을 오가는 식이었는데 이용률이 저조해 사업자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해 조용히 문을 닫았다. 수상버스가 ‘제2의 수상 콜택시’가 되지 않으려면, 초반 시행착오를 만회하고 남을 획기적인 ‘서비스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원재 논설위원, 동아일보(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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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템스강… ‘서울링’ vs ‘런던 아이’ 

 

클로드 모네가 런던 사보이 호텔에 묵으며 1903년 그린 템즈강 워털루 브리지 그림.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는 런던 템스 강변 사보이 호텔에 묵으면서 워털루 다리 그림을 41점이나 남겼다. 호텔 발코니에서 워털루 다리가 그때그때 연출해내는 빛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했다. 1889년 문을 연 사보이 호텔은 세계 처음으로 전등과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던 호텔이다. 템스강이 보이는 객실을 38개 갖고 있다.

 

▶호텔 앞쪽으론 크루즈선(船) 운항사 ‘우즈실버플리트(Wood’s silver fleet)’가 있다. 홈페이지를 보면 금년 12월 31일 밤 요트를 타고 식사·와인을 즐기며 새해를 맞는 프로그램을 1인당 595파운드(약 94만원) 가격에 벌써 예매 중이다. 템스강을 누비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12인승 수상 택시도 영업 중이다.

 

사보이 호텔 부근 템스강 강폭은 300m 정도다. 서울 한강의 3분의 1 된다. 유수량(流水量)도 초당 평균 65.8㎥로 한강(613㎥)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템스강 명물 런던브리지 지점의 수심은 1.5m밖에 된다고 한다. 그러나 템스강에선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조정 경기(The Boat Race)가 열린다. 이때 25만명이 템스강에 나와 경기를 관람하고, 영국인 900만명 등 세계 2억명이 TV로 시청한다.

 

▶한강에선 모네의 ‘워털루 다리’ 같은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 한강을 조망하는 강변 호텔도, 레스토랑도 거의 없다. ‘강변이란 이름의 리버사이드 호텔도 한강변에서 1㎞나 떨어져 있다. 강변 레스토랑으론 2014년 개장한 세빛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유람선도, 수상스포츠도, 강변 카페도 거의 없다. 무엇보다 양쪽이 자동차 전용도로로 막혀 강으로 접근 자체가 어렵다.

 

▶오세훈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2.0 버전’으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바큇살 없는 고리 모양의 서울링이다. 높이 180m로, 템스강 런던 아이(135m)보다 높다. 90m 높이 난지도 하늘공원 위에 세우면 전망 높이로는 세계 최고가 된다. 서울시는 난지도 매립쓰레기를 걷어내고 그곳을 첨단 도시로 개발하자는 제안도 검토해봤지만, 매립지 상단을 냄새 차단용 플라스틱 시트로 덮어씌운 사실을 확인하곤 선택지에서 제외시켰다고 한다. 빗물이 안으로 스며들지 못해 쓰레기 분해가 도무지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울링도 훌륭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한강에도 세계적 랜드마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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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80만평, ‘서울링’ 말고 첨단 녹지 도시 세워야

 

[한삼희의 환경칼럼]

서울링 입지로 하늘공원 검토한다는데
그곳 쓰레기산 걷어낸 텅빈 백지땅에
마리나베이도 시기할 세계적 新도시 조성하길
 

 

서울시가 난지도 매립지의 하늘공원, 또는 한강대교의 노들섬에 입지를 검토 중인 서울링의 개념도. 반지 모양 원형 시설물의 관람차에 타고 서서히 회전하면서 한강 일대 경관을 감상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8월 싱가포르 방문 후 ‘그레이트 선셋’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한강 르네상스의 ‘시즌 투’ 프로젝트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싱가포르의 관광 복합단지 마리나베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많다. 물 위에 뜬 무대와 강변 객석, 레이저쇼가 벌어지는 수퍼트리와 비슷한 낙조(落照) 전망대, 발 아래 수면을 보면서 한강 위를 걷는 스카이워크, 물이 강으로 곧바로 떨어지는 것 같은 강변 인피니티풀 등이 그렇다. 마리나베이의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본뜬 서울링도 그중 하나다. 165m 고도까지 올라가는 회전 관람차에 타고 한강의 석양을 감상한다는 것이다.

 

한강은 서울의 관광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관 자원이지만 실제 활용도는 안타까울 만큼 미흡하다. 뭣보다 강변도로로 시민 접근이 차단돼닫힌 이라는 한계가 있다. 수달도 사는 맑고 커다란 강인데도 요트, 유람선, 수상스포츠를 거의 볼 수 없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마리나베이에서 바라보는 싱가포르 마천루 빌딩군(群)의 예술적 스카이라인도 한강엔 없다. 상하이 황푸강 산책로에서 보는 푸둥의 네온사인 경관 같은 것도 없다. 아파트만 즐비하다.

 

서울시는 그레이트 선셋의 랜드마크가 될 서울링의 입지를 난지도 하늘공원과 한강대교의 노들섬 중 한 곳으로 정하겠다고 지난 연말부터 밝혀왔다. ‘하늘공원 유력’ 분위기가 있다고도 한다. 하늘공원은 1978~1993 15년간 쓰레기를 쌓아 만든 거대 매립 동산 하나다. 서쪽 노을공원에는 파크골프장이, 동쪽 하늘공원엔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하늘공원은 평지보다 90m 높은 고지여서 서울링의 시야가 훨씬 트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하늘공원에 오르려면 291개 계단을 밟아야 한다. 결국 도로와 에스컬레이터 등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다. 터미널도 지어야 한다. 식당 같은 부속 시설도 필요하고 상하수 설비도 들어가야 한다. 서울링을 그곳에 세우면 하늘공원은 영구적 놀이공원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늘공원을 그런 용도로 쓰기엔 아깝다. 포부를 품어야 한다. 매립 쓰레기를 걷어내고 거기에 첨단 도시를 짓자는 것이다. 이미 그런 아이디어가 있었다. 1994년 건설회사들이 작성한 ‘난지도 구상’이란 28쪽짜리 요약 보고서에 9200만㎥ 쓰레기를 걷어내자는 제안이 담겨 있다. 난지도 쓰레기의 3분의 2는 폐건설자재·연탄재·복토재로 이뤄져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일반폐기물이고 산업폐기물·하수슬러지가 3% 들어 있다. 이것들 가운데 분해가 덜 된 가연성 쓰레기는 선별 소각하고, 나머지는 서해 간척지로 옮겨 매립토로 쓰자는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을 거치는 바지선 운반이나 영종도까지 40㎞ 컨베이어벨트 이송 방안을 제시했다. 비용은 당시 화폐가치로 2조원대, 기간은 7년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난지도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106개 추출공으로 모아 인근 아파트의 온수 공급 연료로 쓰고 있다. 메탄가스 발생량이 2002 2845만㎥였는데 차츰 줄어 작년엔 545만㎥가 됐다. 분해가 상당히 진전된 것이다. 안정화(일반 토양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매립 쓰레기를 걷어내도 될 만큼 분해가 이뤄질 것이다.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가보면, 작업 구역만 순차적으로 쓰레기를 노출시키기 때문에 작업 과정의 악취는 거의 사라졌다. 요즘 아파트 복판 소각장에서도 악취가 거의 문제 안 된다. 쓰레기를 걷어낸 생기는 부지의 절반 이상을 공원 녹지로 바꾼다면 인근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이다. 지역 주민들도 동의하지 않을까.

 

구상이 실현되면 주변 평화의공원, 난지천공원까지 합쳐 270만㎡(약 82만평)의 부지가 생긴다. 여의도 93% 면적의, 텅 빈 백지나 다름없는 땅이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도 난지도 1.3배의 해안 간척 매립지에 조성한 것이다. 1992 간척 완료 30 사이 세계적 관광 단지로 우뚝 섰다. 마리나베이의 경관은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중심 역할을 한다. 쌍용건설이 지었는데, 2500개 객실의 세 개 호텔타워 옥상을 연결시켜 거대한 배가 빌딩 위에 떠 있는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조성했다. 거기 올라보면 인피니티 수영장에다 고층빌딩 스카이라인과 싱가포르 항만을 가득 메운 선박들까지 경관이 정말 압도적이다. 백지의 땅이었기에 이런 미학적 설계가 가능했다.

 

‘하늘공원 위 서울링’ 아이디어엔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스토리텔링적 요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재건축 아파트단지에 낡은 종전 아파트 한 동을 남겨놓고 과거를 두고두고 되새기자는, 전임 서울시장의 고상하지만 거부감을 일으키는 발상을 떠올리게 한다. 누가 굳이 한국의 후진국 시절 가난의 흔적을 구경하기 위해 난지도를 찾겠는가.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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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시공: 쌍용건설, 2010년

 

요즘 새삼 주목받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는 '마리나 베이 샌즈'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재벌인 샌즈가 투자한 이 종합 리조트는 외관부터 독특하다. 마리나만(灣)에 인접한 공원에 우뚝 선 55층 건물 3개가 긴 보트처럼 생긴 스카이파크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이스라엘 출신 미국 건축가 모셰 사프디(Moshe Safdie)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카드놀이를 할 때 한 벌의 패를 섞기 위해 양손으로 카드의 끝을 잡고 살짝 꺾은 모습을 연상시킨다. 건물을 옆에서 보면 수직 판과 휘어지는 판이 합쳐진 '들 입(入)'자 구조이다.  판은 23층부터 만나는데 휘어진 판의 최대 경사도가 52에 달해 시공이 대단히 어려웠다. 세계 저명 건설사 14개가 도전했지만 모두 시공 방법을 찾지 못해 탈락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교량 제작용 특수 공법을 활용, 공사 기간을 절반 정도 줄여 27개월 만에 완공했다.

2500여 호텔 객실, 명품 쇼핑몰, 공연장,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이 리조트의 자랑거리는 옥상 스카이파크의 풀장이다. 옥상 풀장은 색다를 게 없지만, 해발 200m 높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길이 50m의 풀장(폭 8m, 깊이 1.2m) 3개가 일렬로 이어져 있는 '인피니티(Infinity) 풀'은 호텔 투숙객 전용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27도라 연중 밤낮으로 물놀이를 할 수 있다. 풀장 주변에 난간이 없어서 수면이 하늘과 맞닿아 보이는 데다 수심이 얕아서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기념사진을 찍기에 제격이다. 

 

독특한 건축미(美)와 서비스로 명성을 얻은 이 리조트는 일자리 1만6000개를 창출하고, 해마다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하여 싱가포르 미래 경제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조선일보(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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