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꽃가루 알레르기]
꽃가루
소나무·참나무에서 날리는 '봄 불청객'… 약한 바람에 더 멀리 퍼져나간대요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완연한 봄이 왔어요.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친구들과 뛰어놀 생각에 벌써 설레지 않나요? 하지만 나들이 중 갑자기 코가 간지럽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거예요. 바로 ‘봄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꽃가루 때문이죠.
이 작은 가루들이 호흡기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 심하면 천식까지 유발하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34%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고 해요. 친구들 3명 중 1명은 꽃가루 때문에 눈물, 콧물을 쏙 빼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건강하게 봄을 즐길 수 있도록, 기상청은 전국 곳곳에서 꽃가루를 직접 채집하고 그 위험도를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기상청은 어떤 꽃가루를 집중적으로 감시할까요? 우리가 흔히 보는 예쁜 벚꽃이나 개나리일까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우리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꽃가루는 오히려 꽃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나무들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4~5월에는 참나무와 소나무 꽃가루가 가장 심하답니다. 가을철에는 환삼덩굴이나 쑥 같은 잡초류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죠. 이 종류들은 우리나라에서 알레르기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주범이에요.
그렇다면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꽃가루를 어떻게 찾아낼까요? 현재 기상청에서는 서울·대전·광주·제주 등 전국 12개 지점에 꽃가루 관측망을 운영하고 있어요. 원래는 사람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일일이 꽃가루 수를 세는 방식을 쓰지만, 요즘은 일부 지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자동 관측기’를 도입해 관측하고 있어요. 이 자동 관측기는 공기 중 입자를 빨아들여서 레이저와 AI 판독 기술로 어떤 꽃가루인지, 꽃가루가 얼마나 많이 날리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낸답니다.
한편, 꽃가루의 이동과 확산, 농도 등은 날씨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요. 바람을 타고 꽃가루가 이동하기 때문에 맑고 바람 부는 날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해요. 꽃가루는 강한 바람보다는 초속 약 2m 안팎의 약한 바람이 불 때 공중으로 높이 떠올라 더 멀리 퍼지는 성질이 있어요. 또 비가 내린 뒤에는 대기 중 꽃가루를 씻어 내리는 ‘세정 효과’ 덕분에 일시적으로 꽃가루 농도가 완화한답니다.
기상청은 꽃가루가 공기 중에 얼마나 날리고 있는지를 ‘꽃가루 농도 위험 지수’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어요. 이 지수는 숫자가 아니라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4단계로 나뉘어 있는데요. ‘높음’ 단계부터는 알레르기 환자에게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매우 높음’ 단계가 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는 뜻이에요.
꽃가루 농도 위험 지수는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 ‘생활 기상 지수’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만약 오늘 우리 지역의 꽃가루 농도 위험 지수가 ‘높음’ 이상이라면, 야외 활동 시간을 줄이고 외출 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꼭 챙기세요. 그리고 집에 돌아온 후에는 현관 밖에서 옷을 털고,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해요.
-이미선 기상청장, 조선일보(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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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알레르기
꽃가루를 적으로 간주... 과잉 반응한 '히스타민' 총출동
번식 위해 바람타고 이동하는 꽃가루,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 체계 발동
반응 과도하면 비염·결막염 등 유발
알레르기 주요 유발 원인인 돼지풀
먹이로 삼는 돼지풀잎벌레를 이용해 꽃가루 82% 줄이는 연구 최근 나와
5월에 들어서면서 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는 등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기온이 오르며 곳곳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꽃가루 알레르기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도 맞게 되지요. 환절기에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왜 발생하며, 이를 막기 위한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수분 과정에서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
꽃가루를 만들어 다른 꽃에 전달하는 것은 식물들의 가장 대표적인 번식 방법이에요. 다른 꽃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는 '수분'이 일어나면, 꽃가루 안의 정핵이 이동해 씨방 속의 밑씨와 만나는 '수정'이 가능해지지요. 그런데 식물은 다른 꽃을 만나기 위해 스스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수분을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해요.

식물의 수분을 돕는 대표적 매개체로는 곤충, 바람, 물 등이 있어요. 이 중 벌과 나비 등이 꽃가루를 옮기는 '충매화'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지요. 이 외에도 꽃가루가 바람을 타고 이동해서 다른 꽃으로 날아가 안착하는 '풍매화', 흐르는 물을 타고 다른 식물에 전해지는 '수매화'도 있어요. 봄가을에 공기 중을 떠다니며 우리를 괴롭게 하는 꽃가루들은 바로 풍매화의 꽃가루들이지요.

돼지풀
봄에는 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 주로 나무에서 피는 꽃의 꽃가루가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가을에는 돼지풀, 환삼덩굴, 쑥 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해요. 특히 국화과 식물인 돼지풀은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자라며, 식물로 인한 알레르기 유발원 중 1순위로 꼽힙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부터 퍼지기 시작하여 현재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 토종 식물의 자생을 방해하고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과도한 면역반응이 '알레르기'
그렇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와 관련이 있어요. 외부의 이물질이 신체에 닿거나 내부로 들어올 때, 만약 우리 몸에 해가 되는 병원체가 유입되면 이를 물리치기 위해 면역계가 활발히 반응하게 되지요. 그런데 간혹 몸에 크게 위협이 되지 않아도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반응을 '알레르기'라고 하고,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특정 물질을 '알레르겐'(알레르기 항원)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항원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계에서는 그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들어요. 항체는 기본적으로 'Y자'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세부 구조와 기능에 따라 IgG, IgA, IgM, IgD, IgE라는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이 중에서도 알레르기 반응과 주로 관련된 것은 IgE입니다. 특정 물질이 알레르겐으로 작용하는 경우 혈액 속 IgE 수치가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을 확장하게 하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나와 기관지를 간지럽히지요.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천식, 결막염, 아토피피부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 바로 항히스타민제입니다. 꽃가루 외에도 알레르겐 종류는 대단히 많고, 사람에 따라 영향을 받는 알레르겐과 알레르기 증상도 천차만별이에요.
◇돼지풀 없애는 돼지풀잎벌레
2018년 국내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발생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요. 특히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을수록 대기 중 꽃가루 농도가 높아져서 환자 발생 비율도 함께 증가한다고 해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영향을 주고, 결국 인간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셈이에요.
그 때문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줄이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달 22일 돼지풀 꽃가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되었어요. 국제농업생명공학연구소와 미국과 유럽의 공동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유럽 각 지역의 돼지풀 꽃가루 분포를 계절별로 감시한 자료와 유럽 전체 296군데에서 꽃가루를 측정한 자료를 분석하고, 이것을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발생 지도와 비교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돼지풀을 먹는 돼지풀잎벌레를 해당 지역에 도입하였을 때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보았더니 돼지풀 꽃가루 발생량이 평균 82%나 감소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100% 사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통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를 연간 1120만명가량 줄이고 관련 의료비를 약 64억유로(약 8조4924억원)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환경에 해가 되는 농약이나 기타 화학적 방법 없이도 돼지풀잎벌레가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수는 물론 건강관리 비용 감소 효과도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안주현 박사·서울 중동고 과학 교사/기획·구성=양승주 기자, 조선일보(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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