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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의원’ 9명 임기 30개월 누려, 17명은 아직도 재판 중] ....

뚝섬 2024. 2. 19. 06:55

[‘범죄 의원’ 9명 임기 30개월 누려, 17명은 아직도 재판 중] 

[시·도지사 6명이 심판대에 선 정권, 사과커녕 성낸다]

 

 

 

범죄 의원’ 9명 임기 30개월 누려, 17명은 아직도 재판 중

 

정의당 이은주(왼쪽 사진)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이 의원의 신상 발언이 끝나자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이덕훈 기자·뉴시스

 

21대 국회의원 중 각종 범죄를 저질러 의원직을 잃은 9명이 누린 평균 임기가 30개월가량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자격이 없는 이들이 국민 세금을 받아가며 4년 임기의 60% 넘게 의원 노릇을 한 것이다. 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아 의원직을 유지하는 의원도 17명이나 되고 다음 총선도 출마할 태세다.

 

4년 전 총선에서 선거법을 어겨 기소된 의원 28명 중 5명이 당선무효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선거 사범은 6개월 이내 기소하고 그로부터 1년 이내에 판결을 확정하도록 법에 돼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선교 전 의원 3년을 비롯해 민주당 이상직(24개월), 이규민(16개월), 정정순(15개월) 전 의원도 상당 기간 임기를 누렸다. 정의당 이은주 전 의원은 선거법 위반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까지 더해져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지만 임기 3년 8개월을 채우고 대법원 선고 20일을 앞둔 시점에 꼼수 사퇴해 정의당 후임자가 의석을 승계하도록 했다.

 

다른 범죄를 저지른 의원도 많다. 조국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만들어준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은 기소 이후 총선에 출마해 40개월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용인시장 시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정찬민 전 의원도 39개월간 의원직을 유지하다 작년 8월 물러났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은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수사를 받는 도중 판결이 나기 전에 자진 사퇴했다.

 

뒤늦게라도 의원직을 박탈한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재판을 받는 17명은 임기를 끝까지 채울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4년 넘게 재판 중이다. 이 사건을 맡았던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미리 부장판사는 15개월간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고, 다른 판사들이 공판 날짜를 정하자 돌연 휴직하는 식으로 재판을 끌었다. 황 의원은 작년 말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당선무효형을 받았지만 임기를 채울 것이 확실하다. 다음 총선에도 출마할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 돈을 횡령한 혐의로 2심까지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윤미향 의원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임기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가짜 인턴 등록 혐의(사기)로 기소된 윤건영 의원 재판도 2년이 넘었고,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 재판은 이제 시작이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도 30개월 넘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 중이다.

 

의원직을 상실한 9명이 받아간 세비만 35억원이 넘는다. 재판 지연을 방조한 판사들이 만든 불의다.

 

-조선일보(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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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6명이 심판대에 선 정권, 사과커녕 성낸다

 

[김창균 칼럼]

성범죄 3명, 선거사범 3명 職 박탈 걸린 법정 다툼에 지방 행정 3분의 2가 공백
보궐선거로 839억 낭비.. 석고대죄해도 모자라는데 특검·대법원에 화풀이만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일인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입장 표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7.26/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 확정판결이 나자 친문(親文) 교향곡 ‘지·못·미’의 3악장이 울려 퍼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장관에 이어 김 지사마저 사법 심판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것이다. 그 채무 의식이 엉뚱한 대상을 향해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허익범 특검은 법정을 나서다가 문빠들에게 “천벌을 받을 X”이라고 욕설을 들었다. 지은 죄가 너무 무거워 인간이 아닌 하늘이 내리는 벌을 받게 될 거라는 저주다. 허 특검에게 죄가 있다면 김 지사가 드루킹의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물증을 추적해서 찾아낸 것뿐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에게는 “꿩(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못 잡고 자살골만 넣었다”는 원망이 쏟아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8년 1월 17일 “인터넷 공간에서 대통령을 ‘재앙’과 ‘죄인’이라 욕하는 범죄 집단을 반드시 찾아내 고발하겠다”고 했다. 거악(巨惡)을 응징하겠다는 사명감에 흥분한 모습이었다. 머릿속에선 일베 또는 아스팔트 보수에게 수갑을 채우는 상상을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놀랍게도 석 달 후 경찰에 검거된 드루킹 일당은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댓글 조작을 주문한 사람이 김경수 지사로 밝혀졌다.

 

대법원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재판 방청객이 허익범 특별검사가 탄 차량에 항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성능 시범을 보인 킹크랩은 초고속 댓글 조작 시스템이다. 수작업이면 2분 걸릴 댓글 작업을 1, 2초에 해낸다. 이 첨단 무기 덕분에 분대 규모 드루킹 조직이 한 달에 댓글 4100만건을 조작할 수 있었다. 문 정권 사람들이 부정선거라고 성토한 이명박 정부 댓글 조작이 일부 소총수의 일탈이었다면, 드루킹 일당은 오로지 선거 조작을 위해 장비와 훈련을 갖춘 다연발 기관총 부대였다. 만일 추미애 대표가 추적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래서 2018년 4월 드루킹 일당이 검거되지 않았다면, 그해 6월 치른 지방선거에서 킹크랩이 실전에 투입됐을 것이다.

 

드루킹 일당은 2017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후보를 도왔다. 선거 한 달 전 민주당 경선 투표장에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經人先)도 가야지, 경인선 가자”며 경인선을 다섯 번 외치는 장면이 유튜브에 남아 있다. 경인선은 드루킹이 운영하던 문재인 지지 모임이었다. 경제도 사람이 먼저’라는 뜻을 담고 있다. 드루킹 일당은 대통령 부인도 알고 있었고, 대통령 최측근 참모는 함께 선거 부정을 공모했다. 만약 보수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광화문광장이 ‘탄핵’을 외치는 촛불로 메워졌을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김경수 지사까지 이 정권 들어 시·도지사 네 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법의 심판을 받았거나 심판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다른 정권에선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청와대 참모들이 대거 가담한 선거 공작 피고인 신분이다. 김명수 법원의 지연 작전이 없었다면 이미 운명이 결정됐을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선거 TV 토론에서 허위 사실을 말해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고도 7대5 대법원 결정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적극적인 거짓말은 아니었다’가 훈방 조치의 명분이었다.

 

시·도지사 17명중 무려 6명이 심판대에 섰다. 검·경이 자발적으로 수사한 게 아니다. 세 명은 성범죄 피해자가, 두 명은 선거 상대방이 고발했고, 한 명은 자기편이 발등을 찍었다. 문 정권의 임기 말 지지율 선방에 대해 청와대는 “부패가 없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부패 수사를 못 했기 때문”이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진단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시장, 도지사 목이 걸린 재판이 진행되는데 시청, 도청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서울(966만), 부산(339만), 울산(113만), 경기(1342만), 경남(334만), 충남(212만) 인구를 합하면 3306만, 전체 인구 5182만의 63%다. 여당 단체장의 비위 때문에 전체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방 행정에 공백이 생겼다. 지난 4월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치르느라 국고 839억원도 낭비됐다.

 

국민에게 이런 피해를 끼치고도 문 정권 사람들은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다.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진상을 밝힐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여당 대표는 “XX 자식”이라고 했다. 친문의 정신적 지주라는 김어준씨는 김 지사 판결을 내린 대법원 판사들을 겨냥해 “개놈 XX들, 갑자기 열 받네”라고 했다. OO 놈이 성낸다’는 속담 그대로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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