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태풍 된 한식 바람] [“삼겹살 쌈 싸 먹는 법?.. ] ....
[美서 태풍 된 한식 바람]
[“삼겹살 쌈 싸 먹는 법? 한식은 먹는 사람이 완성하니까요”]
[뉴욕의 일식노포]
美서 태풍 된 한식 바람
“맨해튼이 최초로 한식 파인다이닝을 경험했다.” 뉴욕타임스의 음식 평론가 피트 웰스는 2011년 개업한 뉴욕의 한국 식당 ‘정식’(Jungsik)을 이렇게 평가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레스토랑 이름을 정한 오너셰프 임정식(47)은 이민자 출신이 아니다. 한국에선 스타 셰프였지만 뉴욕의 시작은 악전고투였다. 한때 손님보다 직원 수가 많을 정도였지만, 2014년부터 10년 연속 미쉐린 별 둘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뉴욕 한국 식당 최초의 별 셋 레스토랑이 됐다.
▶10년 전만 해도 불고기·김치·비빔밥만 익숙했던 한식은 이제 뉴욕에서 ‘누벨 퀴진(새로운 요리)’의 선구자다. 경희대 호텔관광학부를 나온 박정현·박정은 부부의 뉴욕 ‘아토믹스’도 그중 하나다. 단순 식사를 넘어 공연 감상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한다. 손님은 비밀 장소에 초대받은 느낌으로 입장하고, 12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카드를 한 장씩 받는다. 앞면엔 간결한 그림과 생채(Saengchae), 조림(Jorim) 등의 음식 이름, 뒷면엔 재료의 의미와 요리사의 단상이 적혀 있다. 1인 55만원인데도 세계 미식가들이 비행기 타고 찾는다고 한다.
▶식당만이 아니라 한식 책도 인기다.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미국 출판사 아티잔(Artisan)에서 지난해 출간된 ‘장: 한국 요리의 영혼’은 된장·고추장·간장 등 한국 장(醬)의 모든 것을 예술적으로 담았다. 전국 방방곡곡의 장 명인들도 소개했다. 저자는 한국 유일의 미쉐린 별 셋 식당 ‘밍글스’를 운영하는 강민구 셰프. 우직한 한국 전통으로 승부한 요리의 세계화다.
▶미국 미식의 오스카로 불리는 제임스비어드 시상식에서 한국인들이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최고 영예인 최우수 셰프상은 ‘정식’의 임정식이 받았다. 한국인 단독 수상은 처음이다. 박정현·박정은 부부가 운영하는 뉴욕 ‘아토믹스’는 최우수 접객상,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진주 파티셰리’는 최우수 베이커리상을 받았다. 강민구 셰프의 ‘장:한국 요리의 영혼’은 ‘올해의 도서상’ 주인공이 됐다.
▶국제적인 한식 붐을 보며 K컬처의 화룡점정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방탄소년단’(K팝)을 시작으로 오스카 4관왕의 ‘기생충’(K영화), 에미상 6관왕의 ‘오징어게임’(K드라마), 토니상 6관왕의 ‘어쩌면 해피엔딩’(K뮤지컬)에 이어 이제는 K미식문화가 쾌거를 거두었다. 지금 외국인이 느끼는 한국 문화의 매력은 분명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인 것 같다. 한국의 외교와 경제가 이 K컬처 붐의 덕을 봐야 할 차례다.
-어수웅 논설위원, 조선일보(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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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쌈 싸 먹는 법? 한식은 먹는 사람이 완성하니까요”
영국 파이돈 첫 한식 요리책
저자 박정현·최정윤 셰프
구글이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에서 비빔밥이 레시피 부문 1위에 올랐다. 세계인들이 비빔밥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식을 알고 싶어 한다는 증거다. 영국 유명 출판사 ‘파이돈(Phaidon)’이 지난 10월 펴낸 ‘코리안 쿡북(The Korean Cookbook)’은 세계적으로 고조된 한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영문 요리책이다.
‘코리안 쿡북’은 요리책 분야에서 으뜸인 파이돈의 첫 한식 요리책이다.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는 법부터 김치, 장아찌, 젓갈 등 전통 음식은 물론이고 제육볶음, 짜장면, 카레라이스, 치킨까지 21세기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음식을 총망라했다. 레시피 350개와 함께 음식마다 특징과 유래, 먹는 법을 496쪽에 걸쳐 꼼꼼히 소개한다. 이 방대한 분량의 요리책에 대해 미국 음식 전문지 ‘보나페티(Bon Appetit)’는 “한국 가정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 왔는지 잘 연구한 연대기”라고 평가했고, 프랑스 요리 거장 에릭 리퍼트는 “한식을 이해하고픈 이들을 위한 필수 도구”라는 찬사를 보냈다.
공동 저자인 박정현씨와 최정윤씨는 20여 년간 알고 지낸 선후배 요리사다. 뉴욕에서 4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박 셰프는 현재 세계 미식계에서 주목받는 인물로 꼽힌다. 그가 2018년 문 연 모던 한식 레스토랑 ‘아토믹스’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2개를 받았고, 올해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8위에 올랐다. 국내외 유명 호텔과 스페인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최 셰프는 샘표 ‘우리맛연구중심’에서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연구를 해왔다. 두 저자는 “한식이 골든타임(golden time)을 맞았다”며 “이 기회에 프랑스·일본 음식처럼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기여하는 마음으로 요리책을 썼다”고 했다.
영국 파이돈 출판사가 펴낸 첫 한식 요리책 ‘코리안 쿡북’의 저자 박정현(왼쪽)·최정윤씨는 “해외에서 한식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다. 프랑스·이탈리아·일본 음식처럼 일상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장 흔한 한국인의 밥상을 요리책에 담았다”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메주 띄우기부터 치킨 레시피까지
-파이돈이 낸 첫 한식 요리책이다.
박정현(이하 박): “애초 파이돈은 ‘아토믹스책을 내자’고 제안했다. 내가 ‘아토믹스 대신 한식 요리책을 쓰면 어떻겠냐’고 역제안했다.”
-파이돈에서 요리책을 내는 건 셰프로서 큰 영광인데 마다한 이유는.
박: “파이돈에서 연락받은 게 2019년이다. 아토믹스 오픈하고 2년밖에 안 됐을 때다. 우리만의 색깔이랄까 철학을 만들어가는 단계이지, 아직 요리책을 낼 만큼 완성된 레스토랑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토믹스의 뿌리인 한식에 대한 책을 쓰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았다. 파이돈 측에서도 ‘우리도 한식 요리책을 몇 번 기획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당신이 써준다면 정말 좋겠다’고 반색해 진행하게 됐다.”
1923년 설립된 파이돈은 본래 아트북(art book)으로 유명한 출판사다. 1950년 미술 전공자들의 필독서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라는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냈고, 이후 미술·건축·사진·디자인·패션 등 시각예술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파이돈은 아트북으로 쌓은 기획과 디자인 실력으로 요리책 분야도 점령했다. 2005년 출간한 이탈리아 요리 바이블 ‘실버 스푼’은 이탈리아 요리 붐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스페인 레스토랑 ‘엘 불리(El Bulli)’의 페란 아드리아 등 당대 최고 셰프들과 요리책을 펴내고 있다.
-최 셰프는 어떻게 저자로 참여하게 됐나.
박: 한식을 꾸준히 공부해 왔지만, 한식 요리책을 쓰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최 셰프에게 같이 쓰자고 제안했다. 최 셰프는 샘표 우리맛연구중심에서 식재료부터 양념, 요리법, 식문화 등 우리 맛의 모든 과정과 요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10년 넘게 해왔다. 한식 요리책을 쓸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어떤 독자층을 겨냥했나.
최정윤(이하 최): 한식에 관심 있지만 잘 모르는 해외 일반 대중이 타깃이었다. 파이돈에서도 ‘이 책은 홈쿠킹북’이라고 했다. 전문 요리사가 아닌 가정에서 한식을 해 먹어보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썼다.”
-일반 독자를 위한 요리책이라기엔 전문적인 내용도 많다. 콩을 삶아 메주 만드는 법과 메주로 간장과 된장을 담그는 법까지 나온다.
최: “반드시 장을 담그란 게 아니다. 한식의 기본은 장이다. 한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장을 소개했다. 물론 직접 담가보고 싶어하는 해외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한식에 대해 그 정도로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 해외에 상당히 많다.”
-동시에 떡볶이, 치킨, 쫄면, 호떡 등 국내 한식 요리책에서 흔히 다루지 않는 요즘 음식들도 소개했다.
최: “21세기 현재의 한국인이 먹는 음식을 가능한 한 충실하게 알려주는 게 목표였다. 최고의 한식이 아닌, 가장 흔하고 일상적인 오늘 우리의 먹거리와 밥상을 보여주려 했다.”
‘코리안 쿡북’에서 삼겹살 먹는 법을 소개한 장에 실린 사진. /파이돈
◇쌈 싸 먹는 법까지 알려주는 이유
‘코리안 쿡북’은 메주부터 치킨까지 방대한 레시피뿐 아니라 구성이나 표기법까지 기존 요리책과 다른 게 많다. 예를 들면 ‘한국인처럼 먹는 법’이란 장에서 삼겹살과 생선회 식사법을 소개했다. 두 저자는 ‘삼겹살은 1)소금에 이어 쌈장·고추장·멸치젓 등을 찍어 먹은 다음 2)나물·장아찌 등 다른 반찬과 함께 맛보고 3)마지막으로 상추·깻잎 같은 쌈채소에 쌈장·김치 등과 함께 얹어 쌈 싸 먹으라’고 알려준다. 생선회는 ‘회를 뜨고 남은 생선 대가리와 꼬리 등뼈로 끓인 매운탕이 나오면 밥이나 국수와 함께 먹으며 식사를 마무리한다’고 안내한다.
-삼겹살·생선회 쌈 싸 먹는 법까지 시시콜콜 알려줄 필요가 있나.
박: “한국식 밥상을 처음 받은 외국인들은 너무나 많은 반찬에 놀란다. 무엇부터 어떻게 먹어야 할지 혼란에 빠져 당황한다. 한식의 매력은 같은 밥상에 함께 앉더라도 사람마다 어떤 순서와 조합으로 반찬을 먹느냐에 따라 식사 경험이 차별화된다는 데 있다. 삼겹살과 먹는 김치와 밥과 먹는 김치는 맛과 식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최: “양식은 요리사 손끝에서 완성된다. 요리사가 원하는 순서대로 하나씩 주어진다. 한식은 먹는 사람의 입안에서 완전해진다. 취향대로 맛의 조합을 창조해 먹을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게 한국 밥상이다. 요리사가 아니라 먹는 사람이 자기만의 코스를 만든다. 한식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한국 밥상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가이드’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뿐 아니라 먹는 법도 소개한 이유다.”
-’Gukbap(국밥)’ ‘Muchim(무침)’ ‘Twigim(튀김)’ 등 음식 이름을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옮겼다.
박: “미국뿐 아니라 세계 유명 레스토랑에 가면 아시아 식재료를 일본어 발음으로 적거나 영어로 번역해 놓았다. 그게 안타까웠다. 일본어 발음이 해외에서 대중화된 건 정부와 요리사, 레스토랑들이 합심해 꾸준히 알렸기 때문이다. 한국어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요리책에 식재료와 조리법을 한국말로 소리 나는 대로 쓴 이유다. 식당(아토믹스)에서도 식재료와 조리법을 한글 발음 그대로 적었다. 외국인 손님들이 ‘이게 뭐지’ 궁금해할 때 종업원들이 설명해주면서 자연스럽게 한식과 관련된 대화로 이어진다.”
영국 파이돈 출판사가 펴낸 첫 한식 요리책 '코리안 쿡북'. 표지 이미지는 'KOREA'를 한국 문창살을 모티프로 한 타이포그래피다./파이돈
◇골든타임 맞은 한식… 기회 놓치지 말아야
“한국 셰프들이 뉴욕 고급 레스토랑을 석권하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한국 레스토랑이 뉴욕의 파인다이닝(고급 외식)을 재창조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한 면 전체에 실었다. 한식은 세계 미식을 선도하는 첨단 트렌드로 미국에 안착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뉴욕’에서 별을 받은 식당 72곳 중 9곳이 박 셰프의 아토믹스(2스타)를 비롯한 한식당이었다. 프랑스 식당은 7곳으로 더 적었다.
-NYT 기사가 과장은 아닌가.
박: “지금 뉴욕에서 가장 ‘핫한 요리’는 한식이다. 이렇게 관심이 뜨거울 때 한식을 정리해 놓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심만 있고 단순히 자극적인 콘텐츠로만 소비되면 이해는 배제된 채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한식 요리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다. 아직까지 한식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음식처럼 일상식이 되길 바라는 기대도 있었다.”
최: “한식 글로벌 브랜딩을 위해 ‘난로회’라는 모임을 지난해 결성했다. 조선 후기 겨울이면 숯불 지핀 화로에 번철을 올려 고기를 구워 먹던 세시풍속 난로회(煖爐會)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당대 최고 풍류인들의 모임이었다. 박지원, 정약용 같은 실학자들이 산수를 보며 그림 그리고, 시를 읊고, 화롯가에 고기를 구워 술잔을 기울였다. 선조들의 풍류를 오늘날로 불러오고 싶었다. 금돼지식당, 몽탄, 산청숯불가든 등 줄 서서 먹는 유명 고깃집 사장들을 비롯한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디자인·브랜딩·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모였다. 한식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세계화에 성공하기를 바라며 돕겠다는 마음들이다.”
-난로회에서 불고기, 갈비 등 ‘K-BBQ’를 주제로 연구와 토론 모임을 열심히 하고 있다.
최: “해외에 가장 널리 알려졌고 대중적으로 인기 높은 K-BBQ가 한식 세계화를 이끌 주역으로 적합하다고 보았다. 일본 스시가 성공한 것은 어려운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단순한 조합, 동시에 가격 스펙트럼은 10달러짜리 마트 스시부터 1500달러 오마카세까지 폭이 넓다. ‘대중적이면서 고급화가 가능한 한국 음식이 뭘까?’ ‘제일 비싼 한식 외식 메뉴가 뭘까?’ 답은 한우, K-BBQ였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조선일보(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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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일식노포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니폰(Nippopn)’ 레스토랑. 현재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일식당이다. 1963년 문을 열어 뉴요커들에게 처음으로 스시를 소개함은 물론, 전 미국 최초로 복요리 허가를 받아 복 코스요리를 선보였다.
일본의 경제 호황기였던 1970년대 많은 종합상사들이 뉴욕에 진출했다. 그리고 주재원들의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장소로 일식당들이 문을 열었다. 대부분의 상사들과 일식당들이 맨해튼의 미드타운 지역에 밀집하면서, “섬나라 일본이 뉴욕에도 하나의 작은 섬을 만들었다”는 표현도 생겼다. 당시 일식당을 찾았던 뉴요커들은 날 생선을 먹는 일본인을 야만인 취급했다. 하지만 단정한 두발에 하얀 유니폼과 넥타이를 착용한 일식 셰프들은 개방된 스시바에서 깨끗하게 식재료를 관리하며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었다. 오늘날 스시가 미국에서도 값비싼 고급 음식이 된 과정이다.
현재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일식당은 1963년 문을 연 ‘니폰(Nippopn)’이다. 뉴요커들에게 처음으로 스시를 소개함은 물론, 전 미국 최초로 복요리 허가를 받아 선보인 곳이다. 니폰은 또한 캐나다의 메밀 농장을 구입, 직접 생산한 밀로 제면, 수제 메밀국수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캐럴라인 케네디, 마이클 잭슨, 노바크 조코비치를 비롯한 수많은 명사들이 찾는 곳이다.
1976년 문을 연 뉴욕의 일식 노포 ‘하츠하나(Hatsuhana)’ 의 대표메뉴 ‘꿈의 박스(Box of Dream)’.
또 한곳의 노포는 1977년 개업한 ‘구루마스시(Kurumazushi)’. 요즈음 뉴욕의 고급 스시집으로 알려진 ‘마사’나 ‘노즈’를 찾는 젊은 고객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수십 년 전부터 일본 비즈니스맨과 월스트리트 투자가들의 숨은 성지였으며, 뉴욕 타임스의 음식 평론가였던 루스 라이클(Ruth Reichl)이 저서 ‘마늘과 사파이어’에서 극찬했던 식당이다. 이곳의 오너 셰프인 도시히로 우에조는 1971년 미국으로 이민, 이제까지 50년 넘도록 스시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 그것도 이국땅에서, 한결같이 주방을 지키는 일본인 셰프의 노력은 오늘날 뉴욕의 미쉐린 레스토랑 중 3분의 1을 일식당이 차지하는 성과의 토대가 되었다.
‘구루마스시(Kurumazushi)’의 오너 셰프 토시히로 우에조. 1971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이제까지 50년 넘도록 스시를 만들고 있으며 뉴욕의 최고령 미쉐린 스타셰프다.
1946년생인 우에조 셰프는 올해 77세, 뉴욕의 최고령 미쉐린 스타 셰프다. 80세까지만 스시를 만든다고 했으니 그의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에 들러봐야겠다. 찬바람이 부는 요즈음은 스시가 맛있는 계절이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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