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표 아니었으면 출마 적격일까] [시동 건 제3지대… ]
[李 대표 아니었으면 뇌물·징역·가짜 뉴스가 출마 적격일까]
[시동 건 제3지대… 이합집산 넘어선 새 정치 비전 내놔야]
李 대표 아니었으면 뇌물·징역·가짜 뉴스가 출마 적격일까
더불어민주당 황운하·노웅래 의원./뉴시스·뉴스1
민주당이 뇌물과 선거개입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는 노웅래·황운하 의원에 대해 총선 후보자로 ‘적격’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노 의원은 2020년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경기 용인시 물류 단지 개발, 태양광 사업 등 청탁과 함께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돈과 청탁이 오가는 대화 녹음까지 나왔지만 적격 판정을 받았다. 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모든 범죄가 나쁘지만 뇌물과 선거 범죄는 선출직 공직자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범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1심 판결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면 이런 사람은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직을 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당에선 ‘청담동 술자리’ 허위 주장을 퍼뜨린 김의겸 의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채널A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거짓으로 꾸며내 KBS 기자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등 가짜 뉴스 의혹 관련자도 모두 적격 판정을 받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원 일부도 적격 판정을 받아 다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앞서 고문 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정의찬씨에게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하루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이런 사람들을 공천 적격으로 발표하면 여론의 비판을 받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적격이라고 한 것은 이재명 대표 때문일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비리, 선거법 위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등 7개 사건에 뇌물·배임 등 10개 혐의로 수사 혹은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황운하·노웅래 의원 등을 부적격으로 판정하면 이 대표도 부적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비해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을 고쳤다. 실제 기소되자 1·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도 공천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다시 당규를 고쳤다. 이 바뀐 당규가 이번에 적용돼 이 대표뿐 아니라 많은 범죄 혐의자의 총선 출마 길을 열었다. 이 대표 한 사람 때문에 당의 도덕성이 하향 평준화됐다는 민주당 탈당파의 지적이 틀리지 않다.
이 대표는 12일 자택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공천 관리로 최고의 인재를 국민께 선보여 드리자”며 “미래의 희망을 선사하는 민주당을 만들자”고 했다. 뇌물과 돈봉투, 선거 개입 범죄 혐의자, 가짜 뉴스 유포자가 국회의원에 적격이라는 민주당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선일보(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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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 총선 출마 의사 밝힌 현직 검사 중징계 청구. 그래도 출마는 못 막아. 大法 ‘황운하 판결’이 만든 부조리.
○ 英, 70년 만에 최대 원전 확대 발표하며 “에너지 문제의 완벽한 해독제.” 원전에 발작하던 이들 어디 숨었나.
○ ‘한동훈 효과’에도 “총선서 정권 견제” 여론 높아져. 문제는 딴 데 있다는데 누가 방울을 달지….
-팔면봉, 조선일보(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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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제3지대… 이합집산 넘어선 새 정치 비전 내놔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잔=뉴스1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탈당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로운 미래’ 신당을 예고했고, 이낙연 전 대표와 결을 같이 하는 이원욱 등 민주당 탈당파 의원 3명은 때맞춰 ‘미래대연합’ 창당을 제안했다.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 류호정 금태섭 등 전·현직 의원이 만든 ‘새로운 선택’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제각각 뛰고 있지만 연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두 전직 당 대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기성 정당의 수혜자였던 이들의 탈당을 놓고 당내 비판 등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양당이 망가졌다”는 이들의 주장 자체엔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이나 “지지 정당 없음”이란 응답이 30%를 넘고 있다. 향후 제3지대가 어느 정도 국민 지지를 얻느냐에 따라 강고한 양당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두 전직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손을 잡는다면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조합이지만 그동안 걸어온 정치 노선과 색채가 너무 다른 게 사실이다.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보다 차이가 작다”는 말은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허하다. 느슨한 연대든 통합이든 새 정치의 비전은 없이 공천 지분과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구태를 보인다면 유권자는 거대 정당에 앞서 이들을 먼저 심판할 것이다. ‘반윤-반명’ 정서에만 기댄다면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일이다.
여당 시절이든 야당 시절이든 이들이 거대 양당에 몸담고 있는 동안 우리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어떤 개혁의 의지와 실천을 보였는지 뚜렷이 기억나는 게 없다. 제3지대를 추구한다면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왜 커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분명한 새 정치의 담론을 내놔야 한다. 당내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이들의 정치공학적 이합집산만으론 국민 기대를 얻을 수 없다.
제3지대 정치는 자신들이 표방한 정치다운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야 미래가 있다. 이들의 등장이 국민에게 이로워야 하고, 정치가 더 나아져야 한다. 그 과제를 이낙연 이준석 등 참여 정치인들이 3개월 동안 해내야 한다. 여기에 변화가 더딘 양대 정당이 총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들과 ‘좋은 정치’ 경쟁에 나선다면 유권자의 선택의 폭은 그만큼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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