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덕(至德)과 무덕(無德)] [한동훈은 절박하지 않다] ....
[지덕(至德)과 무덕(無德)]
[한동훈은 절박하지 않다]
[‘용산발 낙하산’ 차단에 與 공천 성패 달렸다]
지덕(至德)과 무덕(無德)
[이한우의 간신열전]
공자 핵심 개념이 덕(德), 공(公), 인(仁)이다. 여기에는 각각 ‘지극하다’는 뜻이 더해진 지덕(至德), 지공(至公), 지인(至仁)이 있다.
지인(至仁)이란 널리 백성들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丹朱)가 있었지만 효도로 이름난 순(舜)을 찾아내 왕위를 넘겼다. 흔히 선위(禪位)라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단주 한 사람은 손해를 보겠지만 만백성이 은택을 입게 된다. 조선 태종이 세자를 폐하고 뛰어난 자질의 충녕대군을 후사로 세운 것 또한 지인(至仁)이다.
지공(至公)은 강조점이 조금 다른 데에 있다. 즉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가장 뛰어난 인물을 찾아내 임금을 전하는 것이다. 요임금이나 순임금은 모두 이 같은 지공을 보였다. 반면에 우왕은 아들 계(啓)에게 전했으니 지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덕(至德)은 무엇인가? ‘논어’ 태백편에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한마디로 마음만 먹으면 임금이 될 수 있는데 진심으로 그것을 사양하는 사람을 지덕자(至德者)라고 했다. 태백이라는 사람은 동생인 계력의 아들 창(昌)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보고는 자리를 사양하고서 남쪽 나라로 가서 머리를 풀고 온몸에 문신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말로 주나라 왕위에 뜻이 없음을 보인 것이다. 그 창이 바로 문왕(文王)이다. 그 또한 은나라 제후 3분의 2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은나라 주왕(紂王)을 치지 않았다. 그런 지덕이 쌓여 아들인 무왕이 마침내 주왕을 내쫓고 천자에 오를 수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제라도 한 번쯤 이 대표는 덕(德)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는 양보는커녕 악다구니 같은 쟁취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그 같은 무덕(無德)으로 대권을 차지하기는 어렵다. 지덕은 언감생심, 덕(德)이라도 실행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남 탓하지 말고 자기 탓부터 하고 언(言)과 행(行)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조선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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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은 절박하지 않다
[김순덕 칼럼]
5년 전 민주당 “절박해야 총선 승리”
의원 수 감축 국힘개혁안쯤은 한가하다
대통령 부정평가 큰 이유 ‘영부인 리스크’
“특검법 당당히 재표결” 국민 앞에 밝히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7 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된 지 사흘 뒤면 한 달이다. ‘여의도 문법’에 맞춰 삼고초려 하는 연출을 안 했던 건 산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 폭주를 막겠다”며 가는 데마다 8도 사나이의 친화력을 보인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삼칠일이면 단군신화 속 곰이 쑥과 마늘만 먹으며 금기를 지키다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의미 있는 삼칠일이 지났는데도 한동훈은 정부여당에 실망한 민심을 돌리진 못하는 형국이다. 한 달 전보다 국힘 지지율(36%)도 높이지 못했고 4월 총선 정부 견제론(35%)도 못 줄였다(갤럽 조사).
물론 정치개혁안을 연달아 내놓긴 했다. 하지만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나 정치적 상상력은 보이지 않는다. 귀책 시 재보궐 무공천 방침은 개혁안이 아니라 사과를 하며 밝혔어야 마땅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의원의 재판 중 세비 반납, 의원 정수 감축안도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권고안으로 이미 발표한 내용이다. 그만큼 한동훈이 절박하지 않다는 얘기다.
5년 전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에선 ‘총선 승리 3대 법칙’이 혁신공천, 미래비전, 그리고 절박함이라는 정책 브리핑을 내놨다. 공천 잘하고, 단순한 진영 심판론이 아닌 미래 공약을 내놔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 그보다 ‘이기기 위해선 못 할 게 없다’는 절박함이 있어야만 승리한다는 것을 알고 모두가 공유했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은 2020년 4·15총선 전 소득 하위 70%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하고도 선거 이틀 전엔 여당 원내대표가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100% 국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드리겠다”며 노골적인 현금 살포 작전까지 외쳤던 거다.
‘윤석열 아바타’ 소리까지 듣는, 심지어 민주당에서 ‘한나땡’(한동훈이 나오면 ‘땡큐’) 하는 한동훈을 국힘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그의 개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통령의 ‘버럭’이 무서워 아무도 못 하는 ‘고양이 방울 달기’를 한동훈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을 터다. 국힘의 아킬레스건은 대통령과의 수직적 관계다. 특히 총선 공천에서 용산 입김을 막고 ‘영부인 리스크’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적잖은 이가 기대했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33%, 부정 평가가 59%인 1월 둘째 주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 두 번째가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였다. 윤 대통령이 밤낮으로 외쳐도 나아지지 않는 ‘경제·민생·물가’ 다음일 만큼 심각하다. 총선 결과는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달라진다. 한동훈은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며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후회 없이 휘두르기는커녕 벌써부터 ‘대통령 사인’에 도리도리하는 모습이다.
작년만 해도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 보기에도 그래야 한다”며 총선 후 특검론을 피력했던 그다. 해가 바뀌자 ‘김건희 특검’을 ‘도이치 특검’으로 바꿔 말하며 특검 반대를 밝힌 한동훈은, 시시하다. 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은 무너졌다. 이젠 한동훈의 국힘이 무슨 공약을 내놔도 믿기 힘들 만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국힘이 총선에서 패해도 한동훈은 손해 볼 일 없을지 모른다. 훌훌 털고 변호사 개업을 해도 전관예우로 수억 원대 연봉을 챙길 수 있다. 해외 유학을 떠났다 2027년 대선 전 해맑은 얼굴로 돌아와도 대선 주자로 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 국민은 다르다. 국회가 비토크라시(vetocracy·반대만 하는 정치)에 휘둘려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을 허비하면, 한동훈이 참신하게 외쳤던 ‘동료 시민’의 귀한 3년도 맥없이 낭비된다.
한동훈은 용산 아닌 국힘과 국민을 똑바로 보기 바란다. 그리고 사즉생의 자세로 말했으면 한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을 국회 재표결 할 경우, 국힘은 당당하게 표결에 임하겠다고 말이다. 취임 한 달 기자회견 자리에서 조사 시점을 총선 이후로 연기하자는 조건을 걸고 밝혀도 좋다.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수사지휘권을 배제당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풀어주도록 이노공 장관 직무대행에게 촉구하는 방법도 있다.
한동훈이 예뻐서도, 대통령 부인이 미워서도 아니다. 지난 대선 때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윤석열을 찍었던 다수 국민을 대신해 하는 말이다. 그리해 준다면 한동훈은 한사코 기자회견을 피하는 윤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국힘은 물론 종국에는 윤 대통령과 나라를 수렁에서 구한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순덕 칼럼니스트, 동아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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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발 낙하산’ 차단에 與 공천 성패 달렸다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을 노골적으로 배려했다.” 한 여당 의원은 16일 전격 발표된 국민의힘 공천 룰을 이같이 해석했다. 그는 험지와 텃밭에 각기 다르게 적용된 경선 여론조사 일반 국민 비율에 주목했다. 용산 참모를 비롯해 검사 출신 인사들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을 노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험지인 수도권(서울 강남 3구 제외)과 호남 충청 등에선 당원 20%, 일반 국민 80%로 경선을 치른다. 텃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에선 당원과 일반 국민을 각각 50% 비율로 정했다. 이 의원은 “당이 개혁 보수 성향은 떠나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만 남은 ‘짠물 당’이 됐다”며 “짠물 당원이 용산발 출마자들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천 룰이 공관위 첫 회의에서, 3시간 40분 만에 확정된 것을 두고도 의심을 키운다. 공관위는 공천 룰을 발표하며 “여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도입했다”고 홍보했다. 디테일까지 잘 짰다는 자평이지만 역으로 잘 짜인 각본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공관위에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공관위원 절반이 당 사정을 모르는 법조인이나 전문직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 첫 회의날 아침 한 외부 공관위원은 “오늘부터 들여다보겠다”고 했는데 의견 수렴이 충분했는지도 의문이다.
‘물갈이 직격탄’을 맞은 중진 의원의 반발 중에도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이 있다. 한 다선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 참모 등 검사 출신 인사와 관련한 언급이 없는데, 후속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마음대로 꽂기 위해 현역 의원을 쳐내기로 작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동일 지역구에 3선 이상을 한 의원이 해당 지역에 재출마할 경우 페널티를 준다. 규정만 보면 텃밭인 부산 영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감점 대상이 아니다. 올드보이(OB) 쇄신이란 취지를 십분 살렸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발표 다음 날 “룰을 정할 때 생기는 당연한 결과”라며 “공천 룰이 공개되지 않거나 사람에 맞춰서 하면 문제”라고 해명했다. 일부 중진들도 “쇄신 취지에 맞게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공천 룰 발표 다음 날 열린 한 위원장과 4선 이상 의원 회동에서도 특별한 마찰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비주류의 의심과 중진의 반발을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검찰 출신 ‘검(檢)수저’들은 깃발 꽂으면 되는 텃밭에 보내느냐”, “출마에도 골품제가 있어 검사 출신은 성골, 관료 출신은 6두품”이라는 당내 정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려를 키우는 일도 벌어졌다. 한 위원장은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맞대결 카드로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의 출마를 공개했다. 현역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면전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곧장 “낙하산 공천”이란 반발이 터져나왔다. 공천 룰 확정 발표와 다음 날 터진 낙하산 반발이 내리꽂기 공천의 예고편이 아니어야 한다.
-박훈상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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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과거 멘토가 페북에 쓴 詩에 새벽 2시 ‘좋아요’ 눌러. 무슨 고민 깊기에 불면의 밤을….
-팔면봉, 조선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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