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인구부 만들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 [“출생률이 능사 아니다”]

뚝섬 2024. 2. 7. 09:19

[인구부를 만들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출생률 회복이 능사 아니다”]

 

 

 

인구부를 만들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

 

[朝鮮칼럼]

신설 조직이 강한 리더십? 단시간에는 절대 어려워
저출생 문제 해결하려면 주택·보육 등 종합 대책 필요
부처별로 쪼개진 혜택 모아 “신생아 1인당 1억” 등 단순화
기재부 지휘하에 똘똘 뭉쳐서 대통령 앞장서도 될까말까다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병원의 신생아실이 텅 빈 모습. /뉴스1

 

인구를 유지하려면 2.1은 되어야 하는 합계출산율이 0.72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0.7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나라가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 여야가 다투어 발표하고 있는 총선 공약에서 부총리급 인구부(야당은 인구위기대응부) 설치를 앞세우고 있으니 딱하기 짝이 없다. 아이디어가 빈곤할 때 내놓는 전가의 보도가 전담 조직 신설과 격상인 것은 알지만, 새로 정부 조직을 만들 때 피할 수 없는 마찰적 전력 손실이 얼마나 큰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한가한 발상이다. 신설 조직이 단시간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이미 2005년에 설치된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사실상 수장인 부위원장이 장관급이라 격으로 보면 그 이상 높을 수가 없지만 이 재앙을 막지 못했다.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연금 개혁과 의료 개혁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불감당의 과제를 두 개나 안고 있어서 제 코가 석 자다.

 

저출생 문제 담당 조직에 강력한, 독립된 재정권을 주자는 것도 예산, 세제 등 재정 기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현실적 발상이다. 한 나라가 한 해에 쓸 수 있는 자원의 총량을 추정하고, 그중 얼마를 재정 지출과 세제 감면 등의 수단으로 정부가 쓰고 민간에게는 얼마를 남겨 줄까를 결정해야 하며, 어디에 얼마를 더 쓸 것인가는 어디에 얼마나 덜 쓸 것인가와 동시에 결정해야 하므로 재정의 기능은 나눌 수가 없다.

 

더구나 저출생 문제 해결에는 일자리, 주택, 교육, 보육, 나아가서는 생계비 안정 등을 포괄하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정책 수단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당장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동원 가능한 자원을 영끌까지 해서 파악하고 내년 예산 편성 시 반영하게 해야 한다. 이 재원을 여러 부처의 수많은 사업으로 쪼개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도 힘들고, 하나하나 신청해서 받으려면 성가시기 짝이 없게 만들지 말고 신생아 1인당 1억원 지원” 식으로 단순화해야 한다. 현재 신생아 25만명을 기준으로 25조원만 있으면 된다! 목돈으로 주기는 어려울 것이고 출산,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을 그때그때 지불하는 방식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10년에 나누어 쓴다고 가정하면 우선 내년에는 2.5조원이면 된다. 20년에 걸쳐 2억원을 제시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야당이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로 1억원씩 대출을 해 주고, 첫째를 낳으면 이자 면제, 둘째, 셋째를 낳으면 원금 50%, 100%를 탕감해 주자는 제법 괜찮아 보이는 안을 내놓았는데, 둘째, 셋째를 낳아야 제대로 지원하는 이런 방식은 일단 첫째를 낳아 키워 보면 둘째, 셋째를 낳을 결심을 쉽게 하게 된다고 하는 다둥이 부모들의 경험담에 비추어 볼 때 그리 좋은 방식이 아닌 것 같다.

 

재원 확보 방안은 간단하다. 기존의 저출산 대책 예산을 다 끌어모으고, 근년에 터무니없이 늘어난 공무원 인건비나 노인 복지 예산 등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을 다 찾아내고, 민자 유치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민자로 돌리면 된다. 달빛고속전철, GTX 연장·신설, 도심 철도 지하화, 그 무엇이든 민자 유치로 할 수 있는 것만 하게 하고 기존의 투자 예산을 최대한 저출생 대책 예산으로 돌리면 된다. 출생률 회복 이상의 절박한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출생률 저하를 막고 다시 높인다고 해도 2.1을 넘길 때까지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고, 인력 부족, 내수 부족으로 경제는 위축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민청은 “지금 당장” 적극적인 인구 보충, 그것도 가족(내수)을 동반하는 고급 인력의 유치에 진력해야 한다. 이 역시 이민청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유입 이민이 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인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이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게 만들고, 좋은 취업, 사업 환경으로 그 사람들을 미국에 머물러 살게 만듦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민청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단순 노무직의 경우에도 가족도 데리고 와서 살게 하고 궁극적으로 귀화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혼자 와서 제한된 기간만 있다 가라고 해서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없고, 번 돈을 모두 본국에 송금하게 만들어 내수 위축의 원인이 된다. 이런 외국 인력 확보 방안들 역시 이민청 혼자 감당 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기재부의 기획하에 전 부처가 똘똘 뭉쳐서 실행해야 하고, 대통령이 앞장서야 가능한 일이다.

 

-박병원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이사장·한국고간찰연구회 이사장, 조선일보(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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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출생률 회복이 능사 아니다”

 

[김윤덕이 만난 사람]

 

MZ가 추앙하는 칠순의 ‘지식돌’…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코로나 때 가을 하늘'을 언급하며, "그 짧은 기간 인간이 활동을 멈추니까 자연이 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했다. 또한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자연이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의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1월 26일 오전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8만 구독자를 거느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름은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아마존'이지만, 정작 자신은 아마존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해서 웃음이 터졌다. /장련성 기자

 

꼰대 소리 안 들으면 다행일 나이에 ‘아이돌’ 소리를 듣는다. 일흔 살 진화생물학자를 ‘덕질’하며 추앙하는 이들이 MZ세대다. 67세에 시작한 유튜브가 돌풍을 일으켰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기후 위기, 민주주의, AI의 미래를 논하는 ‘최재천의 아마존’ 구독자가 68만명. 소멸 위기의 대한민국에 애 낳으면 바보!”라고 선언해 파란을 일으킨 뒤 ‘떡상(급상승이란 뜻의 인터넷 속어)’을 거듭하는 중이다. 최근엔 출생률이 회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구는 현재 포화 상태

 

-대한민국에서 애를 낳는 건 현명한 일이 아니라고 선언해 인터넷을 달궜다.

 

“모든 생물은 번식을 못 하게 하는 게 어렵지, 번식하게 하는 건 쉽다. 어느 정도 환경이 괜찮으면 인간 역시 대책 없이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고 사는 동물이다. 그걸 지금 못 하고 있는 거다. 얼마나 살기 힘들면!”

 

-젊은 세대의 이기주의를 탓하는 시각도 있다.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그들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머리를 조금만 굴려서 계산해보면 결혼은 물론 출산, 육아, 교육 등 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우리 앞에 닥친 기후 재앙은 또 얼마나 절망적인가. 저출생은 지극히 진화적인 적응 현상이다.”

 

-대대적인 사회 개혁이 없다면 저출산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경고일까.

 

“저출산 대책에 몇백 조를 썼다고 하는데 대부분 엉뚱한 사업에 들어간 돈이고 보육 환경을 바꾸는 데 든 예산은 별로 없다. 이제 와 돈만 퍼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아이를 맘 놓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과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교육 제도, 복지 제도로는 어림없다.”

 

-출생률이 회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출산율이 0.7명대라는 건 그만큼 복구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앞으로 수십 년 걸려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자해도 될까 말까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도 인구는 줄어야 한다. 교통난, 주택난, 물 부족, 환경오염은 모두 인구 과밀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인구 밀도는 선진국의 20배 수준이다.”

 

-지구가 포화 상태란 뜻인가?

 

“세계 인구가 10억에서 20억이 될 때까지 100년이 걸렸다. 그러나 60억에서 70억 되는 데는 11년 걸렸고, 80억에서 90억 되는 데는 9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다시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구로서는 재앙이고 딜레마다. 지구가 인류를 품을 수 있는 한계(human carring capacity)는 이미 넘은 지 오래다.”

 

-국가 단위로 보면 저출산으로 노동인구가 줄고 나라 경제가 무너진다.

 

이민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국경을 열고, 출입국을 쉽게 해 노동인구의 이동을 보다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초고령 사회로 가지 않으려면 이민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얘기를 출산율 1.08명으로 떨어진 2006년부터 줄곧 해왔는데 아무도 듣지 않더라.”

 

-지금이 국가 정책 기조를 바꿀 때라고 했다.

 

적은 수의 국민으로도 인간답게 행복을 누리며 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강대국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해왔다면 이제부터는 덴마크나 벨기에처럼 적은 인구에도 높은 국민소득을 올리며 사는 나라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이민 정책으로 노동 인구를 적극 유입하는 것도 저출생 해법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과학자가 유튜브를 만나면?

 

-유튜브는 왜 시작하셨나.

 

“10여년 전 제인 구달 박사님과 ‘생명다양성재단’을 만들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그런데 운영비 마련이 힘들더라. 기업 도움 받기도 쉽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판인데, 어떤 분이 유튜브로 돈 벌어 충당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판사판인데 못 할 건 또 뭐 있나 해서(웃음).”

 

-유튜브를 시작한 게 67세였다.

 

“나는 과학의 대중화를 시작한 1세대다. 1994년 서울대에 와서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느 선배 교수가 ‘하버드에서 박사 했다고 데려왔더니 지가 무슨 연예인인 줄 알아’ 하시더라. 미국에서는 연구비를 받으면 그 돈의 0.1%를 자기 연구 결과를 알리는 데 써야 한다. 일반인을 위해 책을 쓰거나 공개 강연을 하거나 신문 기고를 하는 방식으로. 의회나 청문회 참석도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 지도교수님은 1년에 책 2권씩 쓰는 걸 당연히 여겼다.”

 

-유튜브도 과학 대중화의 일환인가.

 

“조선일보에 13년 동안 연재한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처럼 새로운 시대의 매체인 유튜브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애 낳으면 바보다’ 발언이 화제가 되기 전에는 최재천이 유튜브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1년이 넘도록 구독자가 1만 명이 채 안 됐다. 찐팬들 몇천 명이 댓글로 서로 덕담 주고받으니 분위기는 좋은데 확장이 안 되더라.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웃음).”

 

-저출생 발언 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가.

 

“순식간에 구독자가 10만명이 됐다. 무서운 속도였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 박사가 23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사진 오른쪽)이 조성한 ‘제인 구달의 길’ 명명식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기후 우울증 앓는 청년들

 

-젊은 층이 많이 구독한다던데.

 

“2030도 많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골고루 구독한다. 놀라운 건, 내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 수가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기후 위기와 환경 그리고 여성이라는 것이다.”

 

-‘기후 우울증’을 앓는 청년들이 많다고 하더라.

 

“물론이다. 나도 강연을 가면 ‘뭐 하러 여기 왔습니까? 클럽 가서 놀아야지.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라고 한다. 내일 당장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내게도 손녀가 있는데 거실에서 장난감 가지고 노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미안하다’고 혼잣말할 때가 있다. 팬데믹은 또다시 올 텐데 나야 한두 번 더 마스크 쓰다가 죽으면 끝이지만 이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나. 태어날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했던 아이들이다.”

 

-생물 다양성의 불균형을 바로잡지 않으면 코로나 사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70~80%가 백신 접종에 동참해야 집단면역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인류의 70~80%가 자연을 살리는 ‘에코 백신’을 실천해야 생태계가 복원되고 지구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자연의 회복력은 생각보다 강해서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복원할 수 있다고 했더라.

 

“지난 십수 년 동안 미세 먼지 때문에 가을 하늘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코로나 때 푸른 하늘을 봤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 인간이 활동을 멈추니 자연이 제 모습을 보여준 거다. 공해 극심한 인도 뉴델리에서 40대 남자가 ‘이 동네에 태어나 살면서 에베레스트산을 처음 봤다’고 말하는 CNN 보도를 봤다. 순간 자연이 회복하는 속도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굉장히 빠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문제는 데이터다. 환경학자들이 지구가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는 열심히 기록했는데 자연이 되돌아오는 과정은 기록하지 않았다. 그래서 후배 교수들에게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빅데이터화해보라고 했다. 우리는 데이터도 없으면서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끝이야’라는 얘기를 너무 쉽게 한 건 아닐까. 어쩌면 희망의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재천의 아마존'에 출연해 대화를 하고 있는 경제학자 장하준 런던대 교수.

 

혼자만 잘살면 뭐 하나?

 

-은퇴 소식이 들려온다.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올 때 70세까지 있기로 해서 올해 2월이 퇴임이었다. 그런데 총장님이 계속 있어 달라고 못살게 구셔서 1년만 더 있기로 했다(웃음).”

 

-퇴임 후 삶을 준비하셔야겠다.

 

“평생 학교를 떠나본 적이 없어서 상상이 잘 안 된다. 어릴 때도 학교가 너무 좋아서 일요일에도 학교 운동장 가서 놀던 아이였다(웃음).”

 

-서울대 졸업식 축사도 화제였다. 혼자만 잘살지 말고 모두 함께 잘사는 세상을 이끌어달라고 했더라.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짝을 짓고, 무리를 형성해 함께 살아남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무게로 가장 성공한 생물이 뭐라고 생각하나?”

 

-코끼리?

 

“나무다. 이 세상에 있는 나무들을 다 합하면 고래나 코끼리를 다 합해도 안 될 만큼 무겁다. 또 곤충은 숫자로 가장 성공한 생물이다. 식물과 곤충이 서로 물고 뜯으면서 살아남았을까? 그렇지 않다. 꽃가루를 날라다주고 꿀을 받아주며 서로 손을 잡았기에 살아남은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심비우스’란 학명을 만들었나?

 

“아주 오래 전에 명명한 건데, 코로나를 지나며 다시 조명받고 있더라(웃음).”

 

-새 책을 낸 저자들이 최재천 유튜브에 나오려고 줄을 선다던데.

 

“새 책뿐 아니라 옛날에 나온 좋은 책들도 소개하는데, 방송이 나가면 재고가 다 정리된다며 출판사들이 좋아한단다(웃음).”

 

-유명 저자도 많이 출연했던데, 누가 가장 기억에 남나?

 

“경제를 잘 모르는 내 입장에선 장하준 교수에게 많이 배웠다.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고 명쾌하게 답을 주더라.”

 

-유시민 작가도 출연했다.

 

“책도 좋고 대화도 즐거웠는데 구독자가 많이 떨어져나갔다. 하하!”

 

-70세 교수님이 방송 끄트머리에 ‘좋아요, 구독, 알러뷰’라고 외친다.

 

“유튜브 시작할 때 누가 ‘좋구알(좋아요·구독·알림 설정)’이 뭐의 줄임말인지 아느냐고 물어서 한참 머리를 굴리다 ‘좋아요·구독·알러뷰’라고 했더니 다들 빵 터졌다. 그게 아마존 상징이 됐다.”

 

-다윈주의자 최재천에게 인생이란?

 

“다윈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 것이다. 만물의 영장인 줄 알았던 인간이 불과 오륙백만 년 전에 침팬지, 보노보와 같은 종이었다는 것을 일깨워준 거다. 세상에 이처럼 인간을 겸허하게 만드는 사실이 또 있을까.”

 

-타임머신을 탈 수 있다면.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 연설을 현장에서 들어보고 싶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그 연설. 지금도 나를 전율케 한다.”

 

-젊은 청년들에게.

 

“살아보니 인생 참 길더라. 조급해 할 것 없다.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최재천

 

1954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경복고,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생태학 석사를,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냈으며, 호주제 폐지에 기여해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았다. ‘개미제국의 발견’ ‘다윈 지능’ ‘최재천의 공부’ 등 수많은 저서를 펴냈다.

 

-김윤덕 선임기자, 조선일보(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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