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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도 징역형 조국, 출마 선언] [남궁원이 정치를 안 한 이유] ....

뚝섬 2024. 2. 9. 16:37

[2심도 징역형 조국, 반성 사과 아니라 출마 선언]

[남궁원이 정치를 안 한 이유]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2심도 징역형 조국, 반성 사과 아니라 출마 선언

 

사진 / 8일 오후 서울 서울고법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나오고 있다. 2024.2.8. / 고운호 기자

 

조국 전 법무장관이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감형하지 않은 이유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씨는 이날 판결 후에도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제 힘을 보태는 것으로 끝없는 사과를 하려 한다”고 했다.

 

조씨는 사과를 않은 대신 입장문을 통해 “두려운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사실상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조씨가 미사여구로 자신의 출마를 포장하더라도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적 면죄부를 받아보겠다는 계산이라는 것을 모를 사람이 없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법사위에 들어가면 진행 중인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조씨는 아들 입시를 위해 허위로 작성한 서울대 인턴십 활동 증명서를 활용하고, 아들이 다니던 외국 대학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해줬다.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허위 인턴 확인서와 허위 동양대 표창장을 제출했다. 민정수석 시절 정치권 청탁을 받고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했다. 이 혐의가 모두 1심과 2심에서 유죄로 판단됐다.

 

조씨는 학자 시절 SNS를 통해 온갖 좋은 말을 하며 저명인사가 됐지만, 법무장관 검증 과정에서 헤아릴 수도 없는 내로남불이 드러나 사람들이 혀를 찼다. 조씨 혐의는 법무장관에 임명되기 이전에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어이 그를 장관에 임명해 국가적 갈등을 초래했다. 이것만으로도 조씨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런 사람이 징역형을 받은 날 도리어 출마 선언을 했다.

 

지금 민주당 인사들 사이엔 비리를 감출 수 없게 되면 선거에 출마하는 방탄 공식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옥중에서 ‘정치검찰해체당’을 만들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피의자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도 다음 총선에 출마할 것이다. 대장동 사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에 출마해 불체포특권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만들어 조국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방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건 결국 국민뿐이다.

 

-조선일보(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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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원이 정치를 안 한 이유

 

최불암은 1992년 정주영이 이끄는 통일국민당 비례대표 의원이 됐지만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에 계속 출연했다. 당시에는 규제가 없었다. 이후 서울 영등포에서 지역구 후보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서른 갓 넘긴 김민석에게 밀려 낙선했다. 선거운동 때 김민석은 “국회의원 김민석과 연기자 최불암을 동시에 살리자” “최불암은 무대로, 김민석은 국회로”를 외쳤다. 훗날 최불암은 “그 선거구호 때문에 졌다”면서 “맞긴 맞는 얘기잖아”라고 했다.

 

▶경기 구리에서 당선된 코미디언 이주일은 회고록을 남겼다. “그들은 나를 국회의원이 아니라 여전히 행사나 빛낼 코미디언으로 대했다”면서 “참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후배 이덕화가 경기 광명에 출마했을 때 충고했다. “연예인 티 내지 마. 입술 부르트고 눈도 충혈돼야 동정표 받아.” 그런데 “이덕화가 말을 안 듣고 가발에 무스 바르고 셔츠에 칼주름 잡더니 떨어졌다”고 했다. “사람들은 후보에게 못난 구석이 있어야 찍는다”고 했다. 본인의 깨달음 같았다.

 

▶연기자 출신만 열서넛이 금배지를 달았다. 70년대 유명 드라마 ‘데릴사위’의 스타였던 홍성우가 서울 도봉에서 3선을 했다. ‘연예인 1호’ 국회의원이었다. 그 뒤로 최무룡 신영균 이주일 이대엽 이낙훈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신성일 정한용 최종원 등을 떠올릴 수 있다. 20대 국회의 ‘유일한 배우 출신’이라는 오신환은 무대 경력이 짧다. ‘장군의 손녀’ 김을동은 서울 송파에서 3선에 도전하다 고배를 마셨다. 그때 맥이 끊긴 셈이다.

 

▶어제 배우 남궁원의 영결식이 있었다. 아들 홍정욱이 추모사를 했다. ‘선거철이면 출마 종용을 받으셨을 텐데 왜 응하지 않았느냐’고 아버지께 여쭌 적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께선 ‘내가 국회의원을 열 번을 해도 사람들은 나를 영원히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한번 배우는 영원한 배우다’라고 답하셨다”고 했다.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영화배우, 자식과 아내의 사랑을 받는 가장”, 사실 이보다 값진 ‘인생 훈장’은 없을 것이다.

 

▶과거 연예인이 권력층의 강권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면 갖가지 ‘이벤트’에 활용당하다 끝이 안 좋았다. 몇몇은 뇌물죄로 징역을 살기도 했다. 이덕화 김형곤 문성근은 첫 도전에 실패한 뒤 꿈을 접었다. 요즘엔 영입 후보로 거론되는 연예인들이 제안을 고사한다. 차인표는 “오로지 연기자로서 전념하고 싶다”고 했다. 남궁원은 오래전 이런 변화를 내다본 것일까. 남궁원이란 이름은 앞으로도 영원히 배우로 기억되게 됐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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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김형석 칼럼]

총선 앞둔 정치권, 분열과 혼돈의 싸움만
정치꾼은 많으나 나라 주인이 없는 형국
선진국처럼 ‘전문 중견층’ 일꾼을 뽑아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첫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식을 벗어난 현상을 연출해 왔다. 윤 대통령을 선출한 일등 공신은 누구였는가. 문재인 정부와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그 배후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다. 물론 민주당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 윤 정부 타도와 탄핵까지 이야기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그 잘못은 또 누구에게 있는가. 야당이 된 민주당과 그 배후인 운동권 세력이다. 국민은 민주당 초창기 대표인 이해찬이 20년 집권론을 펼 때부터 민주주의 장래를 걱정했다. 지금까지 여러 당 대표를 거쳐 이재명에 이르렀다. 그중 누가 대한민국 민주정치를 위해 노력해 왔는지 의심스럽다. 국민이 끝까지 믿고 싶었던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

그렇다면 누구의 어떤 잘못이 있었다는 자기반성이 있어야 하고 윤 정부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런데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윤 정부의 실책과 타도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 자세와 방법이 과도했기 때문에 지금은 민주당의 분열까지 자초했다. 제3정치 시대를 창출한다면서 선량한 시민들과 젊은 세대들을 정치무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을 떠난 이준석 세력은 “우리 당에 들어와 국회의원에 출마하라”고 부추긴다. 군소정당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정당인이 되어 정치무대에서 분열과 싸움으로 승리하자는 기세다. 그동안 정치계에서 후진으로 물러서 있던 올드 보이뿐 아니라,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해 정치는 물론 사회질서까지 혼란스럽게 만든 사람들도 다시 정치판에 들어와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나선다. 이렇게 되면 선거 유권자 국민 모두 정치꾼이 되자는 상황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당인이 되어 정치계를 지금과 같은 분열과 혼란으로 이끌어 간다면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가. 정치를 위해 국민의 존엄한 삶의 가치와 정신적 유산까지 포기해도 되는가, 묻고 싶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정치인은 많으나 나라 주인이 없다. 선진국이나 전통 있는 사회에서는 적어도 대학을 나오고, 사회 중책을 맡으면 스스로 국가의 주인으로 자처한다. 그들이 국가 중견층을 형성한다. 중견 공무원, 사법부의 판검사들, 교수와 의사들, 중견 예술가들, 그리고 미국에서는 군 대령급 이상은 국가의 중견층 인물들이면서 지도층 인사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경제적 중산층과 함께 국가의 주인으로 자처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성스러운 의무를 등한시한다. 그 결과가 오늘의 국회가 되었다. 전문가는 버림받고 인격과 지식도 갖추지 못한 운동권의 추태가 벌어지고 있다. 주인이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 태어날 사람을 뽑는 것이 이번 총선의 급선무다. 우리가 운동권 출신을 걱정하는 것은 사회 중견층 경험이 없는 정치인들이 정권을 차지했고 그 일부는 진보를 앞세운 폐쇄적 좌파였기 때문이다.

 

과거를 탓하고 싶지 않다. 여야를 비롯한 정당의 추천받는 후보자들은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건할 수 있는 전문 중견층을 거친 지도자여야 한다. 필수적인 인격과 지식도 갖추지 못한 정치꾼들, 정권 지상주의에 빠져 관권과 이권을 노리는 반사회적 인사들, 자유 민주정치와 그 가치를 터득하지도 못한 반(反)인도주의적 좌파 정치인들, 법치를 윤리적 가치와 질서보다 앞세우는 일부 잘못된 지도자들…. 방법의 차이는 해결할 수 있으나, 방향과 목적이 다르므로 대한민국의 진로를 위배하는 인사들은 이번 총선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자유민주 국가는 누구나 공존할 수 있는 열린 사회를 추구한다. 자유의 특전은 선택이다. 누구나 원하는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는 선택은 용납되지 않는다. 대화를 포기한 투쟁은 선한 선택이 아니다. 공동체 의식과 가치는 간단하다. 더 많은 국민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 계속 선한 사회를 창출, 발전시켜 가는 역사적 사명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열린 사회로의 대도(大道)를 창조 정진해 본 적이 없다. 이번 총선을 통해 닫혔던 문을 열고, 진실에 입각한 자유와 인간애를 위한 선진국으로 진출할 수 있길 바란다. 그 책임을 감당하는 중견층이 역사의 주인이다. 정치는 그 길을 열어주기 위한 의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동아일보(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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