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보며 정치 지도자의 품성을 생각한다] ....
[이재명 대표를 보며 정치 지도자의 품성을 생각한다]
[세 번째 후보로 바뀌어도 “박용진은 안 돼”… 이쯤이면 ‘폭력’]
[비명 쳐내려 ‘막말 인사 →성범죄 변호인→친명 벼락공천’]
이재명 대표를 보며 정치 지도자의 품성을 생각한다
2024년 3월 21일 군산 구 시청광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그는 회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시늉을 하더니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라고 말했다. /델리민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1일 유세에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의 ‘회칼 테러’ 언급을 흉내 낸다면서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네 5·18 때 대검으로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XX 깨진 거 봤지. 조심해”라고 하더니 “농담이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시늉을 하며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게 농담이냐? (황 전 수석이) 겁박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황 전 수석 비판이 목적이었다고 해도 이 대표의 말과 행동만으로 무섭고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5·18 유족과 피해 기자 유족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 전남 출신 이낙연 대표도 “참담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범죄자들을 전문적으로 변호해 온 사람을 공천했고 이것이 문제 되자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대응했다. 여론이 심각하게 나빠지지 않았다면 공천을 취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 대표가 과거 사귀던 여성과 그 가족을 무참하게 살해한 조카를 변호하며 ‘데이트 폭력’이라고 한 사실을 떠올렸다고 한다. 형수에게 했다는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폭언도 생각났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압도적 의석으로 국회를 장악한 제1당 대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다음 국회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게다가 이 대표는 통상적 정당 대표가 아니라 ‘이재명당’이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해 1인 통치로 만들었다. 이번 총선에서 실제로 압승하면 현실적으로 대통령과 맞먹는 권력자가 된다. 그런 사람이 국민에게 두려움과 불쾌감을 주는 거친 말과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얼마 전에는 지역구 주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했다. 국민을 편 가르고 다른 당 지지자를 비하한 것이다. 이런 일을 거침없이 한다. 사과를 해놓고도 일주일도 못 가서 다시 “살 만하다 싶으면 2번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고 했다. 자기 당을 찍지 않을 사람은 투표하지 말라는 것은 민주 국가 지도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이 대표는 앞으로 상당 기간 한국 정치를 좌우할 위치에 있게 된다. 그렇다면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정치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품격을 지키려 노력했으면 한다.
-조선일보(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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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성폭력 변호 후보 새벽에 벼락 사퇴. 지금부터는 빗장 수비로 지키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
-팔면봉, 조선일보(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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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후보로 바뀌어도 “박용진은 안 돼”… 이쯤이면 ‘폭력’
더불어민주당이 4·10총선을 위한 후보 등록 마감일인 어제 서울 강북을에 한민수 당 대변인을 공천했다. 성범죄자를 다수 변론하면서 성범죄 감형 요령 홍보까지 한 것이 드러난 조수진 후보가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역에선 열흘 남짓 동안 정봉주 조수진에 이어 한민수까지 3번째 공천자가 나왔다. 강북을 현역 재선 의원으로 3선에 도전하는 박용진 의원에겐 절대 공천을 줄 수 없다는 이재명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강북을 공천 소동은 70년 전통의 민주당이 얼마나 민주 원칙과 상식에서 멀어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의 민주당은 옳고 그름보다 당내 1인자가 마음먹은 일이라면 해내고 만다는 걸 보여준다. 박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이 대표를 몰아붙였던 것에 대한 앙갚음이고, 미래의 경쟁자 제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2년 전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스스로 걷어찼다.
강북을 공천은 예외와 꼼수의 연속이었다. 박용진의 1차 경선 상대였던 친명 후보는 탈당 경력 25% 감점을 면제받았다. 최종 승자였던 정봉주 후보가 막말과 거짓 사과로 사퇴한 뒤 2차 경선 때는 규칙이 바뀌었다. 민주당의 모든 경선에 적용된 그 지역 권리당원 50%-일반인 50% 여론조사가 팽개쳐졌고, ‘강북 권리당원 30%-전국 권리당원 70%’가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가 하루아침에 등장했다. 친명이 미는 조수진 후보의 해당 지역 ‘연고 없음’의 약점을 덮어주려는 특혜요 꼼수였다. 그 바람에 박 후보는 권리당원이 많은 전주, 광주를 찾아가 호소하는 코미디가 벌어졌다. 이젠 이 대표가 “경선할 시간이 없다”며 자신의 입인 대변인을 투입했다. 벼락공천을 받은 한 후보 역시 강북을에 아무런 연고도, 심지어 자신을 찍을 투표권도 없다.
친명 패권이 강북을 공천을 뒤흔드는 동안 민주당에선 반대가 사라졌다. 2주 전만 해도 ‘이건 아니다’며 성명을 냈던 원로들은 물론이고 비명횡사 공천의 피해자였던 친문 인사들도 입을 다물었다. 강압적 분위기 속에 총선 승리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무조건 삼가겠다는 집단의식이 작용하는 건가. 민주적 절차를 유독 강조하고, 이를 상대방 비판의 수단으로 삼아온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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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쳐내려 ‘막말 인사 →성범죄 변호인→친명 벼락공천’
강북을, 정봉주 이어 조수진 사퇴
후보등록 마감 6시간 20분 앞두고
민주 ‘무연고 친명’ 한민수 전략공천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성범죄자 변호 논란’ 끝에 사퇴한 서울 강북을 조수진 후보 자리에 친명(친이재명)계 한민수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전략경선 끝에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을 제치고 공천장을 따낸 조 후보가 4·10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 새벽 자진 사퇴하자 전략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된 친명계 원외 후보를 등록 마감 시간(오후 6시) 6시간 20분 전에 급하게 전략공천한 것.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이재명 대표에게 비판적인 비명계 현역을 찍어 내려다가 벌어진 역대급 ‘공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위임받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권한으로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 대변인을 의결 및 인준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이날 0시 40분경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며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19일 박 의원과의 전 당원 전략경선에서 승리한 지 사흘 만이다. 이로써 한 후보는 ‘막말 논란’으로 공천 확정 사흘 만에 사퇴한 정봉주 전 후보와, 조 후보에 이은 민주당의 세 번째 서울 강북을 후보가 됐다.
당내에선 “‘무근본 졸속’ 공천에 따른 참사”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친명계 지도부가 눈엣가시 같던 박 의원을 날리려고 무리수 공천을 남발한 결과”라며 “강북을에 전혀 연고도 없는 사람들을 세 명째 바꿔가며 후보로 내세우면서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사전에 (조 전 후보) 변호 이력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검증 부실을 인정하면서도 “당 지도부가 이와 관련해 사과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전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국민의힘 후보에게도 적용해주길 바란다”며 “그 말(성범죄자 변호 논란)은 그만하자”고 했다.
차점 박용진 NO, 컷오프 한민수 YES… 당내 “비명횡사 결정판”
[총선 D―18]
민주, 서울 강북을 공천 연속 무리수… 11일새 정봉주→조수진→한민수
당내 “기본 검증없이 무근본 사천… 자질 논란 두번이나 교체 전무후무”
이재명, 비명횡사 묻자 “한심한 얘기”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공천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22일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아동 성범죄자 변호 이력 논란으로 사퇴한 친명계 조수진 후보에 이어 이날 세 번째 서울 강북을 후보도 친명(친이재명)계인 한민수 대변인으로 발표되자 이같이 비판했다. 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 새벽 조 후보가 사퇴하자 당 지도부는 부랴부랴 한 대변인을 막판 전략공천했다.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을 불과 6시간 20분 남겨둔 시점이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비판해온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을 찍어내기 위해 지역에 아무 연고도 없는 인사들을 몇 번씩 무리하게 공천하는 ‘무근본 사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의 목적이 총선 승리가 아니라 당내 비명계 박멸 같다”는 말도 나왔다.
특히 당 지도부가 “차점자 승계는 없다. 전략공천만 가능하다”며 조 후보와 전략경선에서 맞붙었던 박 의원에 대해 ‘불가’ 입장을 일찌감치 못 박아 놓고도 정작 이 지역구 전략경선에서 컷오프됐던 한 대변인을 최종 공천한 것을 두고 또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박용진만 아니면 된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여준 꼴”이라고 했다.
● 후보 등록 마감 6시간여 앞 ‘졸속 공천’
조 후보가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힌 건 이날 0시 40분경이었다. 이 대표가 한 대표의 전략공천을 발표한 건 오전 11시 40분. 전략공천이 불과 11시간 만에 결정된 것.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 한 대변인 외에도 비례대표 신현영 의원 등을 후보군으로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한 대변인을 낙점했다.
결과적으로 서울 강북을의 민주당 후보는 최근 11일 새 두 차례나 바뀌었다. 강성 친명계인 정봉주 전 후보가 11일 치러진 결선에서 박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지만 ‘막말 파문’으로 사흘 만에 컷오프됐다. 이후 19일 다시 치러진 전 당원 전략경선에선 갑자기 후보로 ‘깜짝’ 등판한 노무현재단 이사 출신 조 후보가 박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조 후보가 후보로 떠오른 때가 공교롭게도 친명계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 비하 논란’이 불거졌던 시점”이라며 “당내 친노(친노무현)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노무현재단 출신을 급하게 공천하려다 정작 검증에 소홀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조 전 후보가 한 대변인을 비롯한 다른 친명계 후보들을 제치고 박 후보와 경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추천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도 “(후보 마감 직전 너무 고민이 돼서) 유 전 이사장한테 전화를 드렸다. 어떻게 하면 좋겠나 했더니 굉장히 힘을 북돋아주고 용기를 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힘을 많이 받아 결심을 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 후보도 성범죄자 변호 논란으로 사흘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 직전 다시 ‘벼락 공천’ 후보군을 물색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변호사 출신을 공천하려면 사건 수임 이력부터 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기본적인 검증도 없이 오로지 ‘비명횡사’만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선거구에서 자질 논란 때문에 후보를 두 번이나 갈아치운 건 전무후무한 사례”라며 “‘공천 참사’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 이재명 ‘비명횡사’ 논란에 “한심한 이야기”
거듭된 후보 교체에도 당 지도부는 사과 없이 “국민의힘 후보들이 더 심하다”는 주장만 이어갔다. 권혁기 중앙선대위 상근부실장은 “사전에 검증 절차 과정에서 변호 이력을 검증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도부가) 아직은 사과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민석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남의 눈에 티를 제기하는 그 10배의 공정한 자성의 눈으로 자기 후보들을 돌아보시길 바란다”고 여당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에서 한 대변인 전략공천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심한 이야기”라며 “한 대변인이 친명계면 전략경선 기회를 왜 안 줬겠느냐”고 되물었다.
-강성휘 기자, 동아일보(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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