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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로합의봐’] [“의장선거 반란표 색출” 국회가 ‘개딸’에 휘둘리나]

뚝섬 2024. 5. 18. 05:41

[‘미애로합의봐’]

[의장 선거 반란 표 색출” 국회가 ‘개딸’에 휘둘리나]

[국회의장에 우원식… 野 의원들도 거부하는 추미애]

[추미애 낙선, 이재명 ‘1인 당’의 이변이 남긴 것]

 

 

 

미애로합의봐’ 

 

긴 이름을 줄여 부르는 역사는 오래됐지만 대중적으로는 1984년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가 많이 불렸다. 1기 노찾사는 운동권 노래 동아리 출신이 주축을 이뤘다. 80년대에는 민추협, 전대협, 서총련, 전노협, 민노총처럼 단체 이름을 세 음절로 줄여 부르는 게 대세였다. 나중에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라는 개그 프로가 나올 정도로 노찾사 효과는 오래갔다.

 

▶2015년부터는 ‘어차피...’시리즈가 유행했다. TV ‘쇼미더머니4′에 YG 소속 아이돌 송민호가 출연했다. 숨은 힙합 고수를 발굴한다는 경연 대회에 아이돌이 출연하자 경쟁자들은 자조를 섞어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며 ‘어우송’이라 했다. 송민호는 준우승했다.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여주인공의 미래 남편이 누가 될까를 두고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택이·박보검)’이 다퉜다. TV조선의 미스트롯1에서는 송가인의 실력이 출중하자 어우송(어차피 우승은 송가인)이 등장했다.

 

▶2017년 대선 때 이 ‘어차피...’ 시리즈가 정치권에 등장했다. 탄핵 이후 대선이라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외치며 대세론을 퍼트렸다. 캠프에서는 “건방져 보인다”며 어대문 대신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바꿔 부르자고 했다. 어대문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어대윤(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 어대낙(이낙연), 어대명(이재명)으로 진화했다.

 

무슨 협(협의회), 무슨 련(연합) 수준이었던 정치 말 줄임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였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정치인 팬클럽이 성공하면서 창사랑(이회창), 정통들(정동영), 박사모(박근혜), 명박사랑(이명박)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쪽은 이런 정치 신조어 제조와 유포에 재능이 있었다. 낙선 정치인에 대해선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로 위로했다. 이번 총선 때도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을 찍자며 ‘지민비조’를 유행시켰다.

 

추미애 전 장관은 자칭, 타칭 별명이 많다. 지지자들은 추다르크로 불렀고, 반대자들은 그 때문에 보수가 살았다며 ‘보수의 어머니’라고 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선 추씨 지지자들이 ‘미애로합의봐(음료)’ ‘적폐 울리는 매운 추라면(식품)’ ‘시원한 활명추(소화제)’ 같은 말을 퍼트렸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 때도 명심(明心)을 업고 ‘미애로합의봐’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고 했지만 역풍을 맞았다. 기발한 신조어라도 순리를 거스르면 소용없다.

 

-정우상 논설위원, 조선일보(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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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선거 반란 표 색출” 국회가 ‘개딸’에 휘둘리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당선자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당선자로 발표되자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추미애 후보.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앞세운 추미애 당선자 대신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자 강성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인 ‘개딸’이 우 의원을 찍은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의원들에게 “누구를 찍었는지 공개하라” “투표 인증하라”고 요구하고, 우 의원에게 “사퇴하라”는 압박까지 하고 있다. 민주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국가 서열 2위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공정하게 국회를 운영하도록 당적 보유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 4명은 “중립은 없다”며 노골적으로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이 대표가 나를 지지한다”며 앞다퉈 명심(明心)을 내세웠다. 막판엔 두 후보가 추 당선자를 사실상 지지하며 사퇴했다. 이 대표 뜻일 것이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우 의원이 선출되자 ‘개딸’들이 나선 것이다.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 때도 민주당에서 찬성표가 30표 이상 나오자 친명 외곽 조직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끝까지 추적·색출해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했다. 비이재명계 의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반란군 명단’이 돌고 문자 테러와 살해 협박까지 쏟아졌다. 결국 의원 100여 명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거나 “부결 표를 던졌다”고 고백했다. 여기에 들지 못한 상당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자유·비밀 투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 그런데 특정 정치인 열렬 지지자들이 의원들의 투표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특히 국회의장 선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처음이다. 일부 의원의 ‘투표 인증 릴레이’에 이어 또다시 ‘수박 색출’ 소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 의원은 이미 경선 과정에서 타협 거부와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그런데도 개딸의 노골적 압박을 받는다면 그의 여야 중재 역할은 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국회 의석의 거의 3분의 2를 점하고 있다. 국회가 ‘개딸’에 휘둘릴 판이다.

 

-조선일보(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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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에 우원식… 野 의원들도 거부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4·10총선 당선인 총회를 열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4선의 이학영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우 의원은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는 얘기가 회자할 만큼 강성의 선명성을 강조한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었다. 우 의원은 “앞으로 국회는 정말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여야 협치를 중시하지만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 선출은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던 듯하다. 결과가 나오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얼굴이 일순 굳었고 의원들도 놀라 웅성웅성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명심’(이재명 뜻)을 내세워 초강성 주장을 펴온 추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 속에 당과 국회까지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구성되는 ‘이재명 일극(一極)’ 체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 의원 지지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가 의장 경선에 나선 조정식 정성호 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사실상 추 당선인으로 친명계 후보를 단일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런 친명계에 대한 견제이자 반기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간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 이들은 하나같이 누가 ‘명심’을 업었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추 당선인은 “당심이 곧 명심, 명심이 곧 민심”이라며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 의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형님이 딱 적격이죠”라고 했다며 ‘명심’을 내세웠다. 우 의원은 어제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고,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라며 ‘국회를 구성한 민심’을 강조했다. 국민이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준 만큼 그 뜻에 따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앞으로 우 의원이 의장으로 이끌 22대 국회도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우 의원은 그간 의장의 협상력과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이른바 ‘책임의장론’을 내세워 합의가 어려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수당에서 의장을 맡지만 당적을 내려놓는 것도 소수당을 존중하며 타협점을 찾으라는 뜻에서다. 먼저 소수를 배려하고 다수를 설득하는 것이 ‘우원식 의장’의 최우선 역할이어야 한다.

 

-동아일보(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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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낙선, 이재명 ‘1인 당’의 이변이 남긴 것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에 당선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후보.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169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당초 국회의장 경선은 다른 친명 후보자 2명이 추미애 후보와 단일화하거나 자진 사퇴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되면서 원내대표 경선처럼 ‘추미애 추대’로 끝나리라 예상됐다. 전례 없는 당 지도부의 경선 개입이라는 비판에도 추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나에게 잘해달라고 말했다”며 명심(明心)을 내세웠고, 우 후보도 “이 대표가 내게 ‘형님이 딱 제격’이라고 말했다”면서 명심으로 맞섰다. 하지만 민주당 원로의 말처럼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는 당”에서 추미애 후보의 탈락이라는 이변이 나오리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민주당 당선자 171명 중 초선은 71명이고, 이들 대부분은 비명계를 사실상 배제한 공천에서 선택된 친명(親明) 성향이다. 부정대출 의혹을 받고 막말 전력이 있더라도 이들은 반윤석열 바람을 타고 당선됐다. 이런 민주당 당선자 중 과반이 이재명 대표 체제와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추 후보 대신 우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선택이 나온 것은 한 사람을 황제로 모시는 ‘1인 당’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때문일 것이다.

 

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나자 예상대로 추 후보를 지지했던 강성 당원들이 당원 게시판에 “수박 나가라” “언제든 이재명을 배신할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도 내심 같은 생각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금처럼 민주당을 개인 사당처럼 운영하면 이런 일은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가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앞으로 국회의장이 될 것이 확실한 우 의원도 사실상 친명 중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우 의원은 의장 경선에서 “총선 민심은 범야권 192석으로 윤석열 정권에 매섭게 회초리를 들었지만, 개헌선까지 의석을 주지는 않았다” 원칙을 잃지 않으면서도 독선이 아닌 유능하게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여야가 싸울 사안도 많지만, 연금·노동개혁, 안보 및 민생 현안 등 정파에 상관없이 협력해야 할 사안도 많다. 국회의장에겐 국가 서열 2위의 예우를 해주면서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이런 사안에서 초당적으로 타협을 이끌라는 뜻이다. 민주당 경선 이변으로 당선된 우 의원은 국회의장의 책임에 대해 새로 생각하기 바란다. “국회에서 대화는 중요하고 여야의 협상과 협의는 존중돼야 한다”는 우 의원의 말 그대로 실행하면 될 일이다.

 

-조선일보(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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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非明 김경수 복권론 띄워. ‘이재명 一極’에서 多極 체제로 가자는 얘기. 칼자루 쥔 尹 대통령 생각은?

 

-팔면봉, 조선일보(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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