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대통령이 MB 자택을 찾았다는 것] [9년 만에 신규 원전.. ]
[UAE 대통령이 MB 자택을 찾았다는 것]
[9년 만에 신규 원전, 신재생과 함께 AI 전력 폭증 대비해야]
UAE 대통령이 MB 자택을 찾았다는 것
#1.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마무리한 뒤 대통령실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왔다. 중동 특사를 맡겨야 한다는 ‘역할론’까지 대통령실에서 제기됐다. 이를 보도했더니 “제 정신이냐”는 원색적인 욕설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사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 물밑에서 MB 측 기여가 있었다. 김대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윤 대통령 특사로 UAE로 날아가 양측을 조율하며 MB의 친서를 전달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반드시 한국에 간다. 가서 MB를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대통령 시계 100개를 선물했다. 공군 1호기 편으로 공수된 뒤 귀빈 못지않은 정성을 들여 바라카 원전까지 수송했다. 이들의 땀이 한-UAE 신뢰를 담보한다는 존경과 예우로 숫자 100을 담았다. 순방 귀국 후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선물한 올리브 나무 1000그루가 신뢰의 증표로 남았다. 올리브 나무는 중동에서 풍요와 번영의 상징이다.
#2. 1년여가 흘러 지난달 29일. 이번에는 무함마드 대통령이 국빈 방한했다. 그는 MB 자택까지 찾아갔다. “오 마이 갓, 마이 프렌드(Oh my God, My friend).”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등 대기업 총수들이 만나려고 줄을 서는 UAE 대통령은 빠듯한 일정을 쪼개 오랜 친구의 집을 직접 찾아가 약속을 지켰다. 오랜 시간 구축한 깊은 신뢰, 당장의 금력으로는 살 수 없는 무형 자산의 축적일 것이다.
MB 공치사를 하려는 게 아니다. 한 인격을 한 가지 사례나 특정 프레임으로 일반화하고 재단해버릴 때 우리가 놓치게 되는 것들에 대한 얘기다. 당장 MB만 해도 어김없이 ‘범죄자’ 등 원색적 비난을 야권에서 내놓지만 축적한 공과(功過)는 함께 있다. 상대에 대한 극단적 비난과 선동이 아니라 공과를 함께 보는 총체성의 토양이 마련된 뒤에야 비로소 우리는 내가 생각한 모습의 타인이 아닌, 한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
정치권에선 상대 정치 세력이 축적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균형 있게 평가하기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상대 진영을 매도해버리는 일들만 반복되고 있다. 극단의 언어가 수반된다. 누군가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로 비하됐고, 누군가는 ‘재앙’으로 불렸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데 성공하면 정권을 획득하는 길에 가까워지기 때문일 테다. 전직 대통령과 원로의 지혜와 경륜을 잘 활용해 성공담도 실패담도 듣는 환경은 요원해 보인다.
5년 단임제에서 상대를 죽이고 밟아야 정권 재창출이나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만큼 상대 정권의 레거시를 무너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지난 정부는 박근혜, 이명박을 구속했고 거대 야당은 대통령 탄핵을 입에 올리며 스텝을 밟아가고 있다. 현 여권에서도 “왜 전 정권 잘못을 캐지 않느냐”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권력기관도 사정 정국을 굳이 마다할 것 같지는 않다. 서로를 악마화하는 증오와 거부정치만 계속된다면 국민들이 예쁘게 바라보지도 않을 것이고, 미래를 위한 발전도 없을 것이다.
-장관석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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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신규 원전, 신재생과 함께 AI 전력 폭증 대비해야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가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부가 올해 전력수급 기본계획 실무안에서 2038년까지 신규 원전 3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건설하는 ‘11차 전력수급 계획안’을 공개했다. 확정되면 2015년 이후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이 이뤄진다.
AI(인공지능) 혁명이 예상보다 빨리 도래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는 시급한 국가 과제가 됐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납품 기업에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방침이 현실화되면 우리 산업에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실적으로 원전뿐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 전력을 공급하려면 원전 추가 건설 외에 다른 답이 없다. 원전 신규 건설은 UAE 원전 수출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는 K원전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 주요국도 원전 적극 수용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은 백악관에 ‘원자력 프로젝트 관리 워킹그룹’을 만들어 원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내년부터 원전 투자에도 태양광·풍력 같은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프랑스는 2040년까지 원자로 14기를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영국도 2050년까지 원전 9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2011년 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을 축소해 가던 일본도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20~22%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22대 국회는 여야가 합의했다가 특검법 정쟁 탓에 폐기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특별법’부터 빨리 제정해 K원전 르네상스를 도와야 한다.
우리는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여건이 다른 나라보다 열악하다. 그러나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산업도 세계 추세에 뒤처지지 않게 키워 원전과 함께 장기적으로 에너지 두 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조선일보(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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