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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왕국'의 진화] [재난으로 나라를 키운다는 사고방식] ....

뚝섬 2024. 7. 12. 06:34

['짝퉁 왕국'의 진화]

[재난으로 나라를 키운다는 사고방식]

[中에 묻는다, 탈북민이 난민 아니면 누가 난민인가]

 

 

 

'짝퉁 왕국'의 진화

 

중국 모조 시계의 역사는 10여 년 전, 수퍼 클론(복제품) 무브먼트(시계 구동 장치)의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시계 무브먼트의 경쟁력은 부품 수는 최소화하면서 시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스위스 시계 산업의 세계시장 장악은 초정밀 무브먼트 제조 능력 덕분이다. 그런데 중국 가짜 시계 업체들이 천신만고 노력 끝에 롤렉스의 최첨단 무브먼트(모델 4130)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 시계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어 스위스 명품 못지않은 고품질 시계를 마음껏 찍어내고 있다.

 

▶2003년 중국 체리 자동차는 대우 마티즈를 그대로 베낀 ‘QQ’ 자동차를 만들어 100만대 이상 판매했다가 대우차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런 흑역사를 가진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요즘 세계 최고 품질의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중국 샤오미가 지난 3월 독일 포르셰의 ‘타이칸’을 닮은 전기차 ‘SU7′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충전 속도, 시속 100㎞ 도달 시간(제로백) 등 성능 면에서 포르셰를 오히려 능가한다.

 

▶중국은 2년 전 중형 여객기 C919를 개발,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3대 민간 여객기 제조국 반열에 올랐다. C919는 승객 168명을 태우고 5555㎞를 논스톱 운항하는데, 가격은 20% 이상 싸다. 개발 당시 유럽 에어버스 320 모델을 베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에어버스 입장에선 중국이 워낙 큰 고객이라 항변도 제대로 못했다.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는 더 이상 싸구려 모조품의 대명사가 아니다. 최고급 소비재 시장도 하나둘 점령해 가고 있다. 국내 고가 로봇 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지 오래다. 국내 소비자들의 필수품이던 일본 발뮤다의 토스터, 무선 선풍기는 중국 샤오미의 가성비 제품에 밀려나고 있다. 무선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 혁신 제품으로 한때 중국 시장을 석권했던 영국 다이슨은 성능이 비슷한데 가격은 10분의 1에 불과한 중국 제품에 밀려 직원 3분의 1을 감원해야 하는 지경으로 내몰렸다.

 

중국이 베끼려고 기를 쓰는데도 아직 따라잡지 못하는 분야가 반도체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중국 수출을 막고 있는 것이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입자 가속기를 활용해 극미세 회로를 새길 광원(光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한국 반도체엔 위기가 될 것이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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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으로 나라를 키운다는 사고방식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중국 제2, 세계 제5의 강줄기는 황하(黃河)다. 그 중·하류는 물이 모래나 흙을 많이 품고 있어 토양의 퇴적이 쉬워 강바닥인 하상(河床)이 높아지며 잦은 범람을 불렀다. 따라서 문명의 젖줄인 동시에 대규모 재난을 함께 불렀던 곳이다.

 

물줄기 따라 퇴적된 무른 토양 때문에 농경(農耕)이 상대적으로 쉬웠고, 그에 따른 인구의 밀집(密集)도 빨랐던 지역이다. 그로써 국가에 준(準)하는 정치권력의 출범이 순조로워 중국 초기 문명은 이곳에서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중원(中原)’으로도 지칭했던 이 황하 중·하류 지역은 대규모 수재(水災)가 빈발해 정치권력은 일찍이 대중을 동원해 치수(治水)를 벌여야 했다. 재난에 대응코자 인력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통치(統治)의 기술이 따라서 발달했다.

 

그런 인문적인 바탕이 키워낸 정치권력의 전형적인 사유가 있다. 재난이 많아야 나라가 흥성할 수 있다는 사고다. ‘다난흥방(多難興邦)’이라는 성어로 일찍 자리를 잡았다. 춘추시대의 말이니 적어도 2500년 이상 묵은 사고방식이다.

 

때로는 그 앞에 깊은 위기의식이 지혜를 낳는다(殷憂聖)는 말을 덧대기도 한다. 위기의식을 부추기는 말이다. 병렬한 두 성어는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라를 키워보자는 장려다. 그러나 모두 다 통치자의 입맛에 맞춘 ‘중앙집권’의 논리다.

 

실제 ‘다난흥방’이라는 성어는 현대의 중국 통치자인 공산당 권력자들도 즐겨 쓴다. 공산당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철저한 중앙집권의 통치 형태에서는 꺼내기 쉬운 말이다. 그러나 통치에 복속하는 다중의 고난에는 둔감하다.

 

‘다난’과 ‘흥방’ 사이에는 사실 한 단어가 빠졌다. 대중을 괴롭히는 ‘학민(虐民)’이다. 위기의식을 고양해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백성은 늘 괴롭다. 올해도 악몽처럼 펼쳐진 ‘다난’에서 공산당은 또 ‘흥방’만을 내세울까.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조선일보(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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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묻는다, 탈북민이 난민 아니면 누가 난민인가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피켓. /뉴스1

 

중국이 한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 요청을 공식 거부했다. 중국은 최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불법 입국한 북한 사람들은 난민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권고를 거부한다고 했다. 체코 정부의 탈북민 강제 북송 자제 권고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탈북민 강제 북송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탈북민은 대부분 굶주림을 참지 못해 탈출한 사람들이다. 북송되면 가혹한 구타와 구금을 당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이들이 당하는 참상은 필설로 형언할 수가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참혹한 현장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 난민 협약은 ‘박해받을 공포로 인해 이전의 상주국(常住國)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을 ‘난민’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어 “난민을 생명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추방·송환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 고문 방지 협약에 따르면, 송환할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고문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추방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두 협약에 가입했으면서도 탈북자들을 북송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노골적으로 밝힌다. 야만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면 탈북민의 한국행에 필요한 협조를 받을 수 없다며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펴왔다. 작년 10월 중국이 탈북민 500~600명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기습 북송하자 국내외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우리 정부도 올 초 유엔 인권이사회를 시작으로 중국에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공식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야만적 관행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다시 드러났다.

 

인권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지칭할 때 난민(refugee) 대신 탈출자(escapee)란 표현을 고집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논리를 강화해준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 난민이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중국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언제 다시 중국이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할지 모른다. 정교한 외교력이 절실하다.

 

-조선일보(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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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로 나토 “친러 중국 규탄”, 中은 외세 맞선 ‘新만리장성 쌓기’ 계획. ‘고래’들 앞으로도 쭉 싸우겠단 소리.

 

-팔면봉, 조선일보(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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