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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위해 金여사만이 할 수 있는 일] [불과 수 미터 거리..] ....

뚝섬 2024. 9. 12. 08:45

[尹 대통령 위해 金 여사만이 할 수 있는 일]

[불과 수 미터 거리, 악수도 안 나눈 尹-韓]

[‘성 상납’ 사법 족쇄 벗은 이준석… 분열과 상처만 남은 여권]

[대선 승리 여당 난장판 만들고 무혐의로 끝난 소동]

 

 

 

尹 대통령 위해 金 여사만이 할 수 있는 일

 

[양상훈 칼럼]

한동훈 이준석과 비정상 관계 지속… 국정에 아무 도움 안 돼
尹에 영향력 가장 큰 김 여사가 관계 정상화 고언했으면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영상 시청 후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의원 어느 쪽이 잘못해 이런 관계가 됐는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서로 너무 치고받아서 원인과 결과를 모를 지경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두 사람이 멀어지는 계기가 된 그 첫 ‘사건’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의원도 모르는 것 같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이 의원을 좋지 않게 생각했던 듯하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직후 이미 그에게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서로 만난 적도 없으니 뭔가 원천적으로 안 맞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기질이 다르다고 서로 정치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갈라져야 했느냐는 것은 여전히 남는 의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당시 이 대표와 김건희 여사 사이에 문제가 있었지 않느냐는 추측도 한다. 구체적인 날짜와 상황 설명도 있다. 윤 대통령은 다른 건 몰라도 부인에게 잘못한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데 이 대표도 그 경우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부인 관련 문제를 용납 않는 것은 사실이고 윤·이 사이가 워낙 나쁘니 이런 추측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2021년 7월 30일 윤 전 검찰총장은 이준석 대표가 서울에 없는 날을 골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당시 윤·이 관계가 어떤지 정확히 몰랐던 필자는 굳이 이 대표 없는 날을 택해 윤 대통령이 입당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보니 이것은 차후에 있을 여권 분란의 시작이었다. 윤 대통령은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때 이미 이 대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대표 ‘성 접대 의혹’ 공격부터 시작했다.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지만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 후 만약 이 대표를 껴안고 유승민 전 의원에게 경기도지사 공천을 주었다면 윤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였다면 지난 총선 결과도 달라졌을 것이다. 인간적으로 속마음이야 어떻든 얼마든지 다른 사람과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정치다. 윤 대통령은 이것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 대가는 본인이 치르고 있다. 총선 참패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요즘 특정 정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도 이 정책이 윤 대통령 주도라고 알리면 정책 지지율이 급락한다고 한다.

 

최근 검찰이 이준석 의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고소 고발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윤 대통령 의중은 작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결정을 두 사람 관계 전환의 계기로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은 정치에서, 심지어 적대국 관계에서도 흔히 벌어진다. 하지만 윤·이 사이에선 그런 기미조차 없다고 한다.

 

윤·한 관계도 마찬가지다. 한동훈 대표는 김 여사 문제를 공개 지적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겐 불구대천이 돼 버렸다고 한다. 일부에선 윤·이 관계보다 윤·한 관계가 더 회복 불가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 입장에서 이 두 사람과 적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한동훈과 이준석은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 두 사람과 경쟁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한 대표가 실패하면 윤 대통령에게 좋은 일인가. 대통령 주변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유아적 단견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두 사람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 국정 동력을 축적하고 흩어진 여당의 정치적 기반을 재구축할 수 있다. 누구보다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받을 대통령이 이런 기회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직무유기라고 본다.

 

이제 두 달 뒤면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지난다. 가을 정기국회에 윤 대통령 퇴임 후 경호 시설 예산이 올라갔다. 하산 길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처럼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해온 정치 동지 세력이 없는 경우 하산 길 주위에 갑자기 인적이 드물어질 수 있다. 지금 그나마 남아 있는 정치적 동력도 어느 날 주먹 안의 모래처럼 빠져나갈지 모른다. 그때는 지금 나라와 사회 안에 잠재돼 있는 여러 악재들이 터져나올 수 있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 소수파 대통령으로서 남은 절반 임기의 국정을 안정시킬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했으면 한다. 이제는 갈등과 싸움보다는 타협이 더 필요하고, 특히 범여권 내부의 정치적 관계 정상화가 절실하다. 한동훈, 이준석과 인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라도 관계를 회복한다면 여권 내부, 나아가 국민에게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클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손을 내미는 장면은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은 김 여사일 것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을 위해 두 사람과의 관계 회복을 고언했으면 한다. 김 여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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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 미터 거리, 악수도 안 나눈 尹-韓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10일 포착됐다. 인천의 한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두 사람은 5∼10m 떨어져 앉았지만,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대통령은 정해진 동선에 따라 입장했다가 축사 후 퇴장했고, 바로 옆 원탁에 30분 전부터 착석해 있던 한 대표는 다가가 인사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냉기류가 흘렀다고 주변 참석자들은 전했다.

▷악수 불발은 당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디올백 사과 문자 등 4월 총선 전부터 쌓인 이른바 윤-한 갈등의 한 단면이다. 여기에 이틀 전인 일요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만찬이 가져온 파장도 작용했을 수 있다. ‘번개 만찬’으로 알려진 그 자리에는 인요한 김민전 등 친윤 성향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등이 함께했다. 한 대표는 초대받지 못했고, 이튿날 언론 보도까지는 만남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혼밥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근혜 문재인 등 전임자들과 달리 다양하게 만나겠다는 뜻으로 한 얘기지만, 밥과 술을 통한 끈끈한 관계 맺기를 중시하는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만찬과 악수를 둘러싼 이런저런 뒷얘기들은 양측의 기류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실 한 대표는 열세 살 위인 윤 대통령을 사석에선 검찰 직함 대신 형이라고 부르는 걸 봤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과 각별했었다. 둘은 2022년 대선을 전후로 정치적 동지로 발전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둘을 갈라놓고 있다.

 

▷윤-한 갈등은 의리와 공적 업무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둘 것이냐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표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장관이 될 때 윤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친윤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대표를 정치에 입문시켜 당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긴 것도 윤 대통령이다. 그런 점에서 채 상병 특검법, 김경수 사면, 의대 증원을 놓고 한 대표가 대통령 뜻에 반대하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자 친윤에선 ‘배신’이란 표현까지 쓰고 있다. 한 대표 주변의 설명은 다르다. “대표와 대통령은 사적 의리가 아닌 공적 업무로 관계를 맺어온 사이인 만큼,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대통령 뜻을 따를 수만은 없다”고 한다.

▷한 대표는 7월 전당대회 때 63%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러나 철저히 현역 의원 중심인 당 구조에서 여전히 소수파다. 국회 또한 여소야대 구도로, 한 대표가 주도할 이슈는 제한적이다. 그 바람에 당 대표가 된 뒤 오히려 지지율은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친한 그룹에선 이를 친윤의 고사 작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여야 간에, 또는 여당 내 힘겨루기 성격이 강하다. 지척에서 악수도 안 나누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바라보는 민심은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김승련 논설위원, 동아일보(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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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납’ 사법 족쇄 벗은 이준석… 분열과 상처만 남은 여권 

 

3년 전만 해도 정치인 이준석은 만 36세 나이에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기대주였다. 그러나 1년 4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고, 쫓겨나듯 탈당한 뒤 4월 총선 때 개혁신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가 대표 시절 “윤핵관”으로 이름 붙인 친윤 그룹과 불화한 것이 진짜 이유지만, 그는 이른바 성 상납 사건을 이유로 밀려났다. 이 사건에서 그는 2013년 이후 벤처사업가에게서 성 상납을 받았고, 선물 등을 받고 박근혜 대통령 일정에 관여했고, 이런 주장이 공개되자 회유를 통한 증거인멸을 시도했고, 성 상납 주장을 한 쪽을 무고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4개의 혐의 가운데 무고가 5일 무혐의로 종결됐다. 4번째 혐의 무죄로 이준석을 옥죄던 형사 리스크는 사라졌다. 이에 앞서 성 상납은 공소시효 만료로, 알선수재는 증거 부족으로 정리됐다. 한때 위기도 있었다. 측근인 대표 정무실장이 문제의 술자리 술값을 냈다는 A 씨를 만나 “성 상납은 없었다”는 확인서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7억 원을 (A 씨 지인인) 피부과에 투자가 성사되도록 하겠다”는 자필 각서를 써 준 것이 빌미가 됐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왜 그런 각서를 써 주겠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은 “의혹 제기한 쪽이 증거라고 말한 폐쇄회로(CC)TV 동영상은 원래 없었다”면서 “없는 증거를 인멸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봤다.

그는 현직 대표 시절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는데, 자필 각서가 핵심 사유였다. 그런데 그때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친윤의 힘이 서슬 퍼렇던 국면에서 당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 바람에 5060세대 친윤이 30대 0선 대표를 몰아붙인다는 인상을 줬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를 내부총질자로 묘사한 대통령의 문자를 받았다가 촬영된 게 그즈음이다. 대표직 하차는 친윤의 승리였지만, 대통령의 포용력에 대한 의구심도 생겨났다.

 

▷지금은 당내 평가가 달라졌지만, 3년 전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체제의 등장을 체질 개선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있었다. 선거 때마다 연전연패하던 국민의힘에 이준석 정치는 ‘2030 남성’이라는 새 지지층을 더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하면서 그의 기여도를 놓고 논쟁도 생겼지만 분명한 건 그가 밀려난 때를 기점으로 2030의 당 지지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이준석 배제는 뺄셈의 정치였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는 마음에 차지 않던 이 대표와 포옹도 하고, 당선 직후 결별할지언정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했다. 9가지가 달라도 1가지만 같다는 이유로 손잡는 자가 주도한다는 게 정치다. 하지만 친윤은 정반대였다. 9가지가 같아도 1가지가 다르면, 그걸 이유로 배제했다. 뺄셈의 종착점은 선거 패배였고, 지지층에게 돌아온 상처였다.

 

-김승련 논설위원, 동아일보(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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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여당 난장판 만들고 무혐의로 끝난 소동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8.13 /연합뉴스

 

검찰이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고발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성 접대’ 의혹 자체에 대해서도 입증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2년 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4건의 혐의를 받으며 대표직에서 쫓겨났는데 그 혐의가 다 근거 없었다는 것이다.

 

이 의혹이 불거진 건 국민의힘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직후였다. 보통 이 시기엔 여권 전체가 축제 분위기여서 언론이 ‘승리에 취하지 말라’고 지적을 하게 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선거 참패 정당처럼 진흙탕 내전을 벌이며 지도부 실종 사태를 자초했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간의 불화 때문이다. 친윤계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는데도 이 의원을 ‘성범죄자’로 몰아 징계했다. 이 징계가 근거 없었다는 것이 이번 검찰 조사 결과로 다시 밝혀진 것이다. 징계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낯 뜨거운 감정싸움을 벌였다.

 

윤 대통령은 얼마든지 이 의원을 만나 감정을 풀고 내분을 수습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당시 이 의원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를 겨냥해 가처분 신청을 5차례 제기하며 내홍을 키웠다. 이 의원을 지지하던 적지 않은 당내 인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이 난장판이 되고 윤 대통령과 이 의원 모두 큰 상처를 입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부터 떨어졌다. 당시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떨어졌고 이는 회복되지 않았다.

 

윤 정부는 대통령과 당대표 갈등으로 정권 초 6개월을 허송했다. 정권 초기인데도 국정 동력이 실종됐다. 윤 대통령은 이 후에도 당 내부 인사들을 번갈아 적대하면서 대선 승리를 만든 선거 연합을 스스로 해체해 버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성 접대 소동’에서 시작된 여권 분열은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여권이 합심해 국정을 개혁하기를 기대했던 국민들로선 참으로 어이없는 지리멸렬이었다. 대선 승리 정당이 승리 직후에 순전히 감정싸움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는 것은 전무후무할 일일 것이다. 그런 정당이니 성 접대 의혹이 이렇게 끝나도 유감 표시하는 사람 한 명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조선일보(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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