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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권 지원, 美가 안 한다면 한국이 하자] [VOA의 침묵, .. ] ....

뚝섬 2025. 3. 25. 06:09

[北 인권 지원, 美가 안 한다면 한국이 하자]

[VOA의 침묵, VOK로 깨자]

[목소리 잃은 ‘미국의 소리’… 미국의 적에게 주는 선물]

[사그라지는 '미국의 소리']

 

 

 

北 인권 지원, 美가 안 한다면 한국이 하자 

 

"국제 원조 줄여선 안된다"-지난달 5일 미국 워싱턴 DC 의회의사당 앞에서 미 국제개발처(USAID) 폐지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USAID 원조를 받는 사람들의 사진과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구조조정 여파는 북한 인권 단체와 지한파 싱크탱크 등에도 미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국내외 북한 인권 운동 단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인권 단체에 연간 1000만달러를 지원해온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 민주주의진흥재단(NED) 예산이 삭감됐다. NED의 경우 작년 대북 방송 등 25개 사업에 500만달러를 지원했다. 1982년 만들어진 NED는 북한 인권 운동 지원과 차세대 탈북민 지도자 양성도 도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대북 인권 단체 지원을 통제할 때 NED 지원금이 숨통 역할을 했다. 전 세계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에게 민주주의를 전파하던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최근 신규 프로그램 송출을 중단했다. 두 매체의 한국어 방송에도 연간 1000만달러의 미국 보조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들은 “두 매체의 방송은 독재와 고립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했다. 북한 주민에게 외부 소식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는 일은 원래 미국이 아닌 한국 정부가 앞장서야 했다. 그러나 한국 좌파 정권에 북한 인권은 금기 사항이었다. 북한 김씨 왕조가 싫어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나아졌다고 하지만 올해 대북 인권 단체 지원 예산은 29억6000만원에 그쳤다. 북한 인권 활동 제도화와는 거리가 멀다. 이를 위해 2016년 북한인권재단을 설치하는 북한인권법이 발의 11년 만에 시행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9년째 출범을 방해하고 있다.

 

다음 달 유엔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의 파병을 규탄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초안 제출 국가는 폴란드와 호주다. 민주당과 진보파들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물론 포로로 잡힌 병사들이 호소한 한국 송환에도 관심이 없다. 북한 인권을 우리는 외면하고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미국이 북한 인권 운동 지원을 중단한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그 역할을 하면 된다.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조선일보(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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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의 침묵, VOK로 깨자 

 

김영권 전 VOA 기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방송 중단과 함께 사실상 해체 작업에 들어간 VOA(미국의 소리)와 RFA(자유아시아방송)는 그동안 북한 김정은 정권의 통치 기반을 흔드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2024 회계연도 기준으로 VOA 한국어 방송은 약 680만달러, RFA 한국어 방송은 319만달러를 집행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을 통해 지난해 대북 민간 방송 등 25개 프로젝트에 489만달러를 지원했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이 해마다 북한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에 지원하는 기금을 더하며 미 정부는 북한의 자유와 민주주의 촉진을 위해 연간 약 2000만달러를 투입해 왔다. 이러한 지원이 대부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여러 전·현직 관리는 기회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 안팎의 정보 흐름을 훨씬 더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해 왔다. 한 전직 국방 관리는 필자에게 외교·안보 약어로 미화 10센트를 뜻하는 ‘DIME’을 통해 한미 정부가 대북 정보 유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Diplomacy)는 막혀 있고 군사(Military)적 옵션은 제한적이며, 경제(Economy)는 고강도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수단인 정보(Information) 유입을 더 확대해 북한인들의 의식을 깨우는 것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최선이란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VOA 등이 방만한 예산 운영, 심각한 내부 부패 등으로 미 납세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겼다며 대폭 축소 또는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VOA는 개혁이 대대적으로 필요한 기관이지만, 미국 안에서는 주류 매체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공공 외교 영향력을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NED와 국무부의 지원을 받는 한국 내 대북 민간 단체들 역시 예산 동결 등으로 이미 존폐 위기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정치권, 다수의 언론마저 이 상황을 구경꾼처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국 정부가 대북 정보 유입과 인권 개선에 투입한 금액을 보면 너무 초라해 언급하기 조차 민망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NGO 관계자는 “통일부의 지원 규모가 올해 29억원 정도로 알고 있다며 이마저 연속성이 없어 언제 축소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언제까지 한국 국민이 김정은 정권에 겁박을 당하며 문제 수습만 해야 할까? 이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VOK(한국의 소리) 방송을 세워 대응하면 어떨까? 북한 주민도 한국의 국내 방송과 유튜브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어떨까? 김씨 정권을 비난하는 콘텐츠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 없다. 직업을 포기할 권리마저 없는 북한 주민들에겐 한국의 실업률 통계, 최저임금 인상률 같은 일상적 데이터조차 체제 비교의 계기가 된다. 야당도 생각의 폭을 넓히자. 자신들이 어떤 희생을 치르며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뤘는지를 북한 주민들과 나누는 것이 백해무익한 걸까? 국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이러한 팩트 뉴스만을 보도해도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제3국에 IT 인력으로 파견됐던 한 북한 청년은 지난해 내게 “유튜브를 평양 시민들에게 일주일만 노출시켜주면 북한은 완전히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한국 국민이 지구상 최악의 고립 속에 잊힌 북한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희망’일 것이다.

 

-김영권 前 VOA 기자, 조선일보(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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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잃은 ‘미국의 소리’… 미국의 적에게 주는 선물

 

언론 통제 국가들에 외부 소식을 전해온 국영방송 ‘미국의 소리(VOA)’가 설립 83년 만에 신규 방송을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VOA를 운영하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을 구조조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1300명 넘는 VOA 기자와 PD들이 휴직 처리됐다. USAGM 산하 조직으로 중국의 인권 유린 실태를 폭로해온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방송이 중단됐다. 트럼프는 비용 절감을 내세우지만 비판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VOA는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선전전에 대항해 설립된 후 영국 BBC 해외방송과 함께 주요 심리전 수단으로 활약했다. 신규 방송 중단 전까지 북한 중국 이란 등의 수용자 3억6000만 명에게 48개 언어로 해외 뉴스를 전하고 독재 정권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VOA 총국장은 “80년 넘게 공산주의와 파시즘에 맞서 싸우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온 미국의 귀중한 자산이 침묵당해 슬프다”고 했다.

한국어 방송은 같은 해 8월 시작됐는데 첫날 방송에서 이승만의 떨리는 육성 연설 ‘2000만 동포에게 고한다’를 내보냈다. 일본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단파방송으로 몰래 듣고 외부에 전파한 이들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6·25전쟁 발발과 미국의 참전을 가장 먼저 전한 것도 이 방송이었다. 전쟁 기간 내내 매일 1시간 15분씩 정규 방송을 편성하고, 학교 교육이 어려워지자 ‘방송학교’라는 교육 프로도 내보냈다. 주요 청취자는 귀한 라디오를 가진 엘리트 계층이었는데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땐 몰래 이불을 뒤집어쓰고 들었다고 한다.

 

▷1952년 임시 수도 부산에서 있었던 ‘부산 정치 파동’으로 방송이 중단된 적도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재집권을 노리고 직선제 개헌을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자 VOA는 이를 비판 보도했고, 공보처가 ‘내정 간섭’이라며 KBS를 통한 중계방송을 2주 넘게 중단했다. 전후 한국 언론이 제자리를 잡은 후엔 북한을 핵심 청취 및 취재 대상으로 바꿨다. 2018년 북한산 석탄의 국내 위장 반입 의혹을 처음 보도한 것이 VOA였다.

VOA는 연간 예산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를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방송의 독립성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고, 백악관은 그런 VOA를 “좌파 편향적”이라며 불편해했다. 민영 방송사와도 소송전을 마다하지 않는 트럼프에게 국영방송 문을 닫게 하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VOA 신규 방송 중단 소식에 중국 관영 언론은 “거짓말 공장”이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논평했다. 미국 언론이 지적하듯 ‘독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침묵하게 하는 것은 ‘미국의 적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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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지는 '미국의 소리'

 

오스트리아 청년 바우어는 1930년대 반(反)나치 방송으로 히틀러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히틀러 말투를 우스꽝스럽게 흉내 냈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 지명수배됐던 바우어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2차 대전 초 괴벨스는 교묘한 영상 편집과 선전으로 독일군 무적 신화를 만들어 내 유럽 전역을 속였다. 미국은 1942년 2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만들어 괴벨스에 대응하면서 바우어를 독일어 방송 아나운서로 내세웠다. 독일 국민은 히틀러를 흉내 내던 바우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우어는 노르망디 상륙 직후 “서쪽에서 태풍이 시작됐다”는 첫 독일어 방송을 내보냈다.

 

1942년 6월 VOA에 “일제는 패망할 것이고 임시정부는 연합국 승인을 받을 것이다. 독립을 준비해야 한다”는 한국어 연설이 방송됐다. 임정 주미 외교위원장이던 이승만이었다. 이승만 제안으로 VOA의 한국어 방송이 시작됐다. 일제의 가짜 선전과 달리 궁지에 몰린 일본군 전황이 이를 통해 전해졌다. 이를 몰래 듣던 경성방송국 직원들이 대거 체포되기도 했다. 종전 후 VOA는 언론 자유가 없는 지역에 미국 정책 홍보와 함께 자유·민주의 가치를 퍼뜨렸다. 북한과 중국 관련 의미 있는 보도가 많았다.

 

VOA는 시진핑의 정적이던 보시라이가 체포됐을 때 중국이 함구한 내막을 상세히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7월엔 북한산 석탄의 한국 밀반입 사건을 보도했다. 안보리 제재 위반이었다. 남북 판문점 선언의 영문본이 한글본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당시 청와대는 VOA 기자에게 ‘외신기자 단톡방’에서 “나가 달라”고 했다가 VOA의 반발을 샀다.

 

VOA는 미 정부 자금으로 운영되지만 독립된 편집권을 갖고 있다. 미국 법이 보장한다. 이런 VOA가 트럼프의 미움을 샀다. 트럼프는 2020년 VOA를 향해 “역겹다”고 했다. 중국 내 코로나 사망자를 중국 측 자료를 인용해 줄여 보도했다는 것이다. VOA 운영 기관에 자기 사람을 앉히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엊그제 VOA 기자와 직원 1300여 명이 휴직 통보를 받았다. VOA를 유명무실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시진핑은 2018년 관영 TV와 라디오 방송을 전부 합쳐 ‘중국의 소리(中國之聲)’라는 통합 매체를 만들었다. 중국몽을 중국 안팎에 선전하려는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의 소리’를 키우고 있는데, 트럼프는 ‘미국의 소리’를 없애려 한다. 웬 광풍인가 싶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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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명령으로 민주주의 설파하던 ‘미국의 소리’ 등 신규 방송 중단. ‘미국의 소리는 나 하나뿐’이란 뜻?

 

-팔면봉, 조선일보(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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