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통상협상 버티기 들어간 日… 우리도 서두를 필요 없다] ....
[대미통상협상 버티기 들어간 日… 우리도 서두를 필요 없다]
[사령탑 공백 속 살얼음판 걷는 한국 경제]
[은퇴 선언한 버핏… “무역이 무기 돼선 안 돼”]
대미통상협상 버티기 들어간 日… 우리도 서두를 필요 없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미국과 통상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이 최근 열린 2차 협상에서 양측의 인식 차이만 확인하고 헤어졌다고 한다. 미국이 25%의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는 흔들 수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일본은 이 부문에서 양보를 받아낼 때까지 최대한 버티겠다는 태세다. 통상전쟁의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마비된 한국으로선 일본의 행보를 적절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2차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일본산 자동차·철강에 부과된 관세와 관련해 “이들 분야가 협상 패키지에 들어가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자동차 관세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보다 1%포인트 낮게 부과된 24% 대일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미국이 모든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품목관세의 인하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관세에 일본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건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작년 일본의 대미 자동차 및 부품 수출액은 7조2600억 엔으로 전체 대미 수출의 34%였다. 한국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및 부품 수출액은 430억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 중 34%였다. 지난달 대미 수출액이 줄어든 데는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일본 기업들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낮아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방위비 증액 협상 시점을 9월 이후로 예상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7월 초까지 통상협상을 일괄 타결하려는 미국에 보조를 맞춰 줄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미국은 한국에도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등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선 경쟁국보다 유리하거나, 최소한 대등한 조건을 얻어낼 때까지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동아일보(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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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공백 속 살얼음판 걷는 한국 경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시스
지난주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급등락하며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일엔 하루 등락 폭이 34.7원에 달해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다. 지난 한 달 새 환율 등락 폭이 80원에 이를 만큼 외환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 경제도 침체가 심해지고 있다. 올 1분기에 수출·투자·내수 모두 부진해 전(前) 분기 대비 -0.2%로 역성장을 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내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4월 대미 수출은 6.8% 감소했다. 미 정부가 예고한 25%의 자동차 품목 관세는 지난 3일 부과가 시작됐다.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 여건도 악화되는 복합 위기 중에 ‘한·미 2+2 통상 회담’을 지휘해야 할 경제 사령탑마저 공석이 됐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자 한 달 반 동안 묵혀 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소추안을 꺼내 들었고, 국회 표결 직전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주호 교육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경제를 포함한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경제 운용 경험이 없는 이 권한대행이 험난한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관리하고 미국과도 협상해야 한다. 지난달 하순 2+2 회담을 계기로 구축된 ‘최상목-베선트 재무장관 라인’도 끊어졌다. 이번 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서 열릴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도 차관보 급이 대신 참석하게 돼 중국·일본과 장관급 회담도 무산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로선 미국발 관세 폭탄 속에서 사령탑 없이 통상·환율 협상까지 벌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제 부처와 금융 당국이 비상 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관리해가는 방법밖에 없다.
-조선일보(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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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한 버핏… “무역이 무기 돼선 안 돼”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령 최고경영자(CEO)는 94세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버핏은 30대 중반이던 1965년 버크셔를 인수했는데, 이를 두고 훗날 “인생 최악의 투자 결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사양산업이던 섬유회사를 싸 보인다는 이유로 헐값에 사들인 게 실패였다는 것이다. 버핏은 섬유 사업에서 손을 떼고 버크셔를 세계 최대의 투자회사로 일으킨 뒤에도 “끔찍한 실수를 상기시키는 상징”이라며 회사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포천 500대 기업 CEO들의 평균 나이가 57세,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인 걸 감안하면 버핏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달하는 ‘가치투자의 본산’을 누가 이끌지가 늘 관심사였다. 버핏의 후계자는 2021년 우연찮게 공개됐는데, 버핏이 한 인터뷰에서 “오늘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내일 아침 경영권을 인수할 사람은 그레그가 될 것”이라며 그레그 에이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을 지목했다. 그러면서도 은퇴 계획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그런데 버핏이 3일 그의 고향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60년간 지켜온 CEO 자리에서 올해 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후임자인 에이블을 포함해 회사 이사진도 몰랐던 깜짝 은퇴 발표였다. 해마다 5월 초 열리는 버크셔 주총에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지혜를 듣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드는데, 올해는 4만여 명이 운집해 전설적인 투자자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1분여간 기립 박수를 보내며 경의를 표했다.
▷올해가 그가 이끄는 마지막 주총임을 알고 있었던 버핏은 은퇴 발표에 앞서 5시간에 걸쳐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가감 없이 쏟아냈다. 특히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큰 실수”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무역이 무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무역이 전쟁 행위(act of war)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나라가 번영할수록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며 “균형 잡힌 무역이 전 세계를 위해 이롭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와중에도 버핏은 올 들어 세계 억만장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산을 늘렸다. 다들 ‘트럼프 랠리’에 취해 있을 때 애플 같은 대형 기술주 주식을 내다팔고 채권과 현금 자산 비중을 크게 늘린 덕분이다. 이번에도 그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버핏의 자산은 현재 230조 원을 넘어섰는데, 이 돈의 95%가 60세 이후에 형성됐다고 한다. “투자 원칙의 첫 번째는 돈을 잃지 말라, 둘째는 첫째 원칙을 절대로 잊지 말라”는 버핏의 투자 철학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혼돈의 시대다.
-정임수 논설위원, 동아일보(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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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앞두고 가톨릭 신자도 아닌 트럼프, 자신을 교황처럼 합성한 사진 공개. 자꾸 ‘오 마이 갓’ 나오게 하네.
-팔면봉, 조선일보(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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