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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망 '그들만의 리그'...독점으로 시작해 독점으로 끝나] ....

뚝섬 2025. 5. 26. 05:30

[반도체 공급망 '그들만의 리그'...독점으로 시작해 독점으로 끝나]

[SK∙LG의 '반도체 빅딜’]

[SK, 하이닉스 앞세워 반도체 사단 구축...LG는 선택과 집중]

 

 

 

반도체 공급망 '그들만의 리그'...독점으로 시작해 독점으로 끝나

 

채굴부터 설계, 생산, 패키징 등 전 공정이 국가별로 긴밀하게 연결

 

반도체는 첨단 기술의 심장으로 통한다. 그런데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틀어쥐고 손쉽게 중국을 통제하거나, 반대로 중국이 미국과 격차가 난 반도체 기술을 단박에 향상시키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반도체 산업은 국경을 초월한 복합 공급망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제조 생태계는 실제로 석영 채굴부터 설계, 생산, 패키징, 최종 테스트까지 전 공정이 국경을 넘나들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단계마다 독점적 기술을 가진 기업과 특정 국가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며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의 출발점은 ‘하얀 모래’라고 하는 석영이다. 그런데 아무 석영이나 쓰는 게 아니다. 석영 중에서도 회로 결함을 줄일 수 있는 순도 99.999% 이상의 초고순도 석영이 필요하다. 이 석영의 약 90%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프루스 파인 광산에서 채굴한다. 일본의 신에츠화학은 이 석영을 정제해 웨이퍼를 만들고, 다시 TSMC 등에 공급한다. 신에츠화학은 웨이퍼 시장에서 점유율 약 30%(2023년 현재)를 차지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TSMC는 이렇게 공급받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긴다.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용해 회로 패턴을 인쇄하고, 미국 램리서치의 식각 장비로 금속과 실리콘층을 정밀하게 깎아낸다. ASML은 노광 장비 시장의 약 80%, 램리서치는 식각 장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런 독점 체제는 더 공고해진다. 가령 2003년 13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업체는 전 세계에 26곳이 있었지만, 오늘날 3㎚급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TSMC, 삼성전자, 인텔 세 곳뿐이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TSMC(67.1%), 삼성전자(8.1%), SMIC(5.5%) 등 3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선두 기업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한번 만들어진 독점 체제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채제우 기자, 조선일보(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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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의 '반도체 빅딜’

 

SK는 반도체 수직계열화 완성

 

LG, 신사업 자금 6200억 마련 

 

SK그룹과 LG그룹 간 빅딜이 성사됐다. ㈜SK는 23일 반도체용 웨이퍼(기판) 전문 기업 LG실트론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SK㈜와 ㈜LG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 전량을 6200억원에 SK㈜에 매각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LG실트론은 반도체 기초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 전문 기업이다. 300㎜ 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2015년 매출 7774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LG실트론은 조만간 SK실트론으로 사명을 바꾸고 SK하이닉스 협력사가 될 전망이다.

SK그룹은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후 2015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를 사들이는 등 반도체 소재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SK그룹은 이번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반도체 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용 웨이퍼 산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반도체 관련 기업을 잇따라 거느림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주력 사업 및 그룹 내 신(新)성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반도체 웨이퍼 사업을 매각해 신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 관계자는 "이번 빅딜을 통해 자동차 전장, 화학·바이오, 가전 등 그룹 핵심 역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옛 LG카드(현 신한카드) 등 금융 계열사 매각 이후 14년 만이다.

SK㈜와 ㈜LG는 조만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동흔 기자, 조선일보(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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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앞세워 반도체 사단 구축...LG는 선택과 집중

 

SK그룹이 LG그룹의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 인수를 결정했다. SK그룹은 대들보로 성장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분야 수직계열화 작업을 가속화하는 모양새고 LG그룹은 신성장동력인 자동차용 전장부품, 디스플레이 분야 ‘선택과 집중’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 회사를 정리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이수한 데 이은 행보다. SK그룹이 전사적으로 반도체 소재 분야에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LG실트론까지 손에 넣으면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반면 LG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사실상 그룹 계열사 중 반도체 관련 회사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실리콘웍스 하나를 남겨두게 됐다. LG실트론 매각 대금은 실리콘웍스를 중심으로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기술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실리콘웍스는 현재 기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자동차, LED를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LG실트론의 경북 구미 1공장 전경/LG실트론 홈페이지

 

◆SK 반도체 사업 선봉장 SK하이닉스…수직 계열화로 힘받는다

SK(주)가 인수하는 LG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300mm 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7773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로 보다 안정적으로 실리콘 웨이퍼를 공급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일본 신에츠화학, 섬코, 미국 썬에디슨, LG실트론 등 다수의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LG실트론 납품 비중을 비약적으로 높힐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절감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대로 LG실트론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만큼 실적 측면에서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SK머티리얼즈 인수 이후에도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산업용가스 제조사인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SK트리켐이 프리커서 생산에 돌입하며 세계 최대 생산규모인 SK쇼와덴코의 식각가스 공장도 올해 3분기 양산을 시작한다.

◆ “앉아서 돈버는 지주회사 탈피”… SK(주) 신사업 확대 가속

SK(주)는 기존 지주회사들의 소극적인 역할을 벗고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부양에 나서고 있다. SK(주)는 다른 지주회사들처럼 배당과 로열티가 수입의 대부분이었지만, 2015년 합병 이후 사업형 지주회사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면서 2020년 목표 5대 신사업 확대 계획(ICT 통합 솔루션·LNG·반도체모듈·반도체소재·바이오 사업)을 공개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반도체 소재 분야는 첫 성과였다. 2015년 11월 반도체 특수가스 세계 1위 업체인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성사시키고, 지난해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일본 트리케미칼과 합작법인(JV) ‘SK트리켐’을 설립해 산업용가스와 프리커서(precursor) 시장에 진출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인수 후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약 46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반도체는 이미 석유화학 등과 더불어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라며 “향후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으로의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 실트론 매각 대금 6200억원 어디에?

LG는 LG실트론 지분 51%(3418만1410주) 전량을 주당 1만8139원에 SK에 매각키로 매각했다. 양수도 금액은 6200억원에 달한다. LG그룹은 외환 위기 당시 LG반도체를 현대그룹 측에 넘긴 빅딜 이후 반도체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관련업계는 LG그룹이 2003년 LG카드(현 신한카드) 등을 매각한 후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실트론 등 비주력 사업을 처분한 대신 전장 사업 등 신수종 사업에 본격 투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M 측과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용 구동모터 등 핵심부품을 잇따라 공급하면서 전장 부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민규 기자/한동희 기자, 조선경제(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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