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유시민 망언… 노무현 팔아 호가호위한 '가짜 진보'의 민낯] ....

뚝섬 2025. 6. 2. 09:54

[유시민 망언… 노무현 팔아 호가호위한 '가짜 진보'의 민낯]

['꼰대 운동권'의 선민의식]

 

 

 

유시민 망언… 노무현 팔아 호가호위한 '가짜 진보'의 민낯

 

死後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상'
장기표 대신 수상한 아내 조무하
 

 

남편과 걷던 동네 공원에 홀로 남은 조무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을 던진 아름다운 혁명가"로 장기표가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손에 든 책은 장기표의 유작 '위기의 한국, 추락이냐 도약이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경고해 화제가 됐다. /남강호 기자

 

아파트 담장에 목향장미 흐드러진 날, 조무하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작고한 남편 장기표에게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상’을 준다고 했다. “도피와 옥살이로 30년 만에 졸업한 ‘불량 학생’을 기억해 주고 자랑스럽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얼마나 따뜻해졌는지 모릅니다.”

 

계엄, 탄핵, 대선으로 요동치는 정국에 ‘장기표가 그립다’는 전화도 부쩍 걸려 온다고 했다. “장 선생의 마지막 책 ‘위기의 한국, 추락이냐 도약이냐’가 오늘의 혼돈을 예견한 것 같다며…. 병마가 온 줄도 모르고 밤새워 글을 쓰길래 구박만 했는데, 두고두고 미안해요.”

 

설난영과 80년대 구속자 석방 운동을 함께 했던 조무하는 유시민 망언에 “노무현 팔아 호가호위하는 가짜 진보의 민낯”이라고 일갈했다.

 

◇尹 대통령 탄핵 예견한 장기표

 

-장기표 선생 1주기가 되어간다.

 

“동네 골목, 시장, 공원 곳곳에 남편의 흔적이 밟혀서 아직 힘들다. 그래서 2~3일씩 지방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다. 부산 딸 집에도 가고.”

 

-낙성대에서도 한참 올라올 만큼 교통이 불편한 이 동네에서 오래 사셨더라.

 

“장 선생이 세상을 바꾸겠다며 천지를 누비다가도 집에만 오면 ‘여기가 천국’이라며 좋아했다. 25평 오래된 아파트지만 엘리베이터도 있고, 산자락이라 공기도 좋다. 선거로 거덜나도 이 집만큼은 지키려고 이를 악물었다(웃음).”

 

-근처에 김문수 후보가 산다던데.

 

“단일화 파동 때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문수씨 만난다고 그 집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한 사람이 작고 허름한 아파트에 산다며 놀라워하더라. 정치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인데, 왜 크고 좋은 집에 살 거라고 생각하는지 나는 그게 더 놀라웠다.”

 

-어지러운 시국에 장기표가 그립다는 사람이 많다.

 

“계엄 이후의 시국을 안 보고 떠나서 얼마나 다행인가. 내 동생들은 ‘형부가 살아 있었으면 또 얼마나 불을 뿜었을까’ 하며 고개를 흔든다(웃음).”

 

-‘위기의 한국, 추락이냐 도약이냐’에서 장기표는 대통령 탄핵을 우려했다.

 

이대로 가면 탄핵은 시간문제라고 썼더라. 윤 대통령이 살 길은 조기 사퇴라고 주장해 내가 책 출간을 결사 반대했는데, ‘마지막 소명’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장기표는 왜 그토록 위기감을 느꼈을까?

 

“서울법대 선배이기도 한 장 선생은 윤 대통령 집권 초반에 정치적 조언을 많이 했다. 그때는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는 듯했는데, 이상민 장관 거취와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지적한 뒤로는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더란다. 총선 이후엔 더 절망했다.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를 보며 정치를 한다고 확신한 뒤에는 조기 사퇴만이 보수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문수 후보가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빈소에 국민훈장을 추서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대장동에서 목격한 특권 카르텔

 

-비상계엄에 놀라셨겠다.

 

“친구들은 밤새 잠을 못 잤다던데, 나는 무뎌서 그런가 큰 걱정 안 했다. 40~50년 전에나 가능했던 계엄이 이 시대에 통하겠나. 너무 쉽게 계엄 한 만큼 쉽게 해제됐고,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거였다. 정치권이 내란이니 사형이니 하며 나라를 절단 낼 기세로 공격하고 갈등을 증폭시킨 게 더 문제였다.”

 

-4년 전 인터뷰할 때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다.

 

“대선 후보 시절의 윤석열은 좋았다. 거대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 그렇지, 외교·안보 등 잘한 일도 많았다. 그래서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이 돌 때도 처음엔 믿지 않았다.”

 

-장기표 선생은 윤석열과 이재명이 ‘한패’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범죄 혐의를 받는 이재명이 새 정부가 출범하면 법의 심판을 받으리라 믿었는데 운 좋게 사법망을 빠져나가는 모습에 화가 나서였을 것이다. 결국 계엄으로 정권을 이재명에게 헌납할 위기에 처하니 남편 말이 맞았나 싶더라(웃음).”

 

-장기표는 어쩌다 대장동에 꽂혔나?

 

“대장동 비리를 아는 사람들이 처음엔 이낙연 캠프에 제보했는데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까 봐 적극 달려들지 않자, 장 선생에게로 왔다. 다들 위험하다며 반대했는데 장 선생이 ‘내가 안 하면 누가 하겠냐’며 국회로 달려가 기자회견을 하더라.”

 

-대장동 이슈가 특권 폐지 운동으로 이어졌다던데.

 

“대장동 문제를 파헤치면서 거대한 법조 카르텔을 목격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물론 강력한 법조계 카르텔을 깨는 것이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라고 했다.”

 

-책을 쓰느라 병세가 더 악화됐다더라.

 

“민주화 운동 할 때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면 젖은 멍석에 말아놓고 무조건 때렸다고 한다. 일단 기를 죽여놓고 자백을 받아내려고. 그런데 장 선생이 워낙 독하니 수사관들이 ‘이놈은 24시간 데모 생각만 하는 놈’이라며 포기하더란다. 남편은 ‘소명’이라 여기면 내일 당장 죽어도 끝내 하고야 마는 사람이다(웃음).” 

 

국민의힘 대전시당 여성 시·구의원과 대전시 여성단체 구성원들이 5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조무하가 본 설난영

 

-김문수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이승만과 장기표를 꼽았다.

 

“목숨 걸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사이라…. 김문수씨가 국회의원 할 때 장 선생이 잔소리, 싫은소리를 참 많이 했는데 그걸 다 듣고 있더라(웃음).”

 

-자주 만나시나?

 

“부인(설난영)이 서울대 앞에서 작은 책방을 할 때는 자주 봤다. 운동권 사람들은 할인도 해주고, 책을 그냥 주기도 해서. 그런데 김문수씨가 제도권으로 가고 생활 반경이 달라지면서 멀어졌다.”

 

-이재오, 이부영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지만 장기표만 재야에 남았다.

 

“김문수씨가 장 선생에게 국회로 오라고 강권했는데 ‘너희가 거기 가서 한 일이 뭐냐’며 호통치더라. 거대 정당에 들어가는 순간 자신이 꿈꾸는 정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문수는 대통령 후보가 됐다.

 

장기표가 대의를 외치는 사람이라면 김문수는 현장에서 부딪히며 실천하는 사람이다. 지독하게 부지런해서 경기지사 할 때 많은 성취를 이뤘다. 평택 반도체단지, GTX, 이국종 중증외상센터 등 나도 이번에 새롭게 안 것이 많다. 장 선생 ‘특권 폐지’ 여망도 공약에 담아줘서 감사했다.”

 

-계엄에 고개 숙여 사과하지 않았다고 비판받는데.

 

“나는 그걸 요구한 사람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일국의 총리와 장관들을 어린애 나무라듯 해도 되나. 그렇다고 엉거주춤 일어나서 고개를 숙일 건 또 뭔가.”

 

-전광훈 목사와 어울린 극우라고도 비판한다.

 

“그 사정은 내가 자세히 모르지만,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인생 전체를 봐야 한다. 업적은 짓밟고 흠이 될 만한 것만 찾아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설난영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다.

 

실성한 건 유시민이다. 설난영의 인기가 높아지니 김혜경을 위해 충성 발언을 한 것 아닌가.”

 

-김문수와 유시민은 민주화 운동으로 각별한 사이였다던데.

 

“나는 그가 민주화 운동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지 못한다. 노무현을 팔아 호가호위한 사람으로만 기억한다.”

 

-설난영은 어떤 사람인가?

 

“TV에 비치는 그대로다. 똑 부러지고, 심지 곧고, 헛말 안 하고. 특히 어른들을 잘 모셔서 이소선 여사(전태일 어머니)가 참 좋아했다. 나보다 한두 살 아래인데도 의젓하고 활달해서 장 선생이 부러워했다. 제 마누라는 전혀 그렇지 못하니(웃음).”

 

-민가협 일도 함께 했나?

 

“내가 민가협 총무를 할 때 설난영씨는 여성노동자협의회를 이끄느라 많이 오진 못 했다. 우리 애들과도 친한 외동딸 동주는 사회복지사인데, 제 엄마·아빠를 따라 초등학생 때부터 머리에 띠를 두르고 노동운동을 했던 씩씩한 아이다(웃음).” 

 

2021년 6월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장기표 조무하 부부. 사진기자가 “두 분이 살짝 손을 잡아주시면 어떨까요?” 하자, 아내가 “우리 그런 사이 아닌데요” 해서 웃음이 터졌다. 장기표는 아내가 평생 허리 졸라매고 장만한 낙성대동 25평짜리 오래된 아파트를 "천국"이라며 좋아했다고 한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누가 배신자인가?

 

-이재오와 김문수는 ‘상주’로 장기표 빈소를 지키더라.

 

“이재오 의원은 부고에 가장 먼저 달려오셨다. 김문수씨는 장관 일로 바쁜데도 거의 매일 병원에 들러 장 선생을 보고 갔다. 민주화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아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묘역에 안장될 자격이 없다고 하는 걸, 두 분이 노력해 국민훈장을 받게 해준 덕에 편히 잠들 수 있었다. 장 선생이 복이 많다.”

 

-민주화 운동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이 장기표, 김문수, 김동길 박사라고 하더라.

 

“김동길 박사는 돌아가시기 전 남편을 불러 오백만 원을 건네셨다. 홀로 싸우느라 애쓴다며. 서울대 안병직 교수도 ‘우리가 편히 살 때 당신은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 목돈을 보내주셔서 병원비에 보탤 수 있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장기표와 김문수를 ‘배신자’라고 한다.

 

“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한 사람이 누구이고 얼치기로 한 사람이 누구인지 나는 알고 있다. 지금 민주당에서 정의, 심판 운운하며 큰소리치는 위인들은 내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할 것이다. 누가 배신자인지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장기표 선생 떠난 뒤 일상은 평온해졌을 것 같다.

 

“손주들 봐주며 원 없이 책을 읽는다. 교보문고를 자주 이용했더니, ‘재미를 추구하는 나무늘보’ ‘탐색형 부엉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더라(웃음).”

 

-최근 읽은 책은 뭔가?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인데, 좋은 문장이 많아 줄을 엄청 그었다(웃음).”

 

-손주 보는 일은 힘들지 않은가?

 

“내가 해온 일 중 가장 창의적인 일이다. 6학년 손자가 요즘 국사를 배우는지, 하루는 ‘할머니, 나는 참 좋은 시대를 사는 것 같아요’ 하더라. 일제 지배도 안 받고 전쟁도 안 겪었다며. 속으로 그랬다. 너의 앞날이 지금 장난이 아니란다(웃음).’”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한다.

 

“옛날에 ‘분자 혁명’이란 책을 제목만 보고 산 적이 있다. 프랑스 철학자의 책인데 난해한 데다 내가 예상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는데도 악착같이 읽었다. 내가 ‘분자 혁명’이란 말을 좋아한 건, 개인 개인이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변화해야만 사회도 바뀌는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민주화 과정도 그렇지 않을까.” 

 

지난 5월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故 장기표 선생의 아내 조무하 여사가 지난 2021년 인터뷰 당시 고인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조무하

 

1950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국어 교사로 일했다. 1975년 왕십리 중앙시장 다방에서 커피 한잔 놓고 장기표와 결혼했다. 민청학련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에 연루돼 도피와 감옥 생활을 반복하는 남편을 돌보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논술 교사로, 문화센터 강사로 뛰며 두 딸을 키웠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총무, 양심수후원회 부회장을 지냈다.

 

-김윤덕 선임기자, 조선일보(25-06-02)-

______________

 

 

'꼰대 운동권'의 선민의식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8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설난영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지난 28일 공개된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씨는 이준석(개혁신당)·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차례로 비판했다. 친민주당 성향인 유씨 이야기라서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김 후보 평가에 앞서 그의 아내인 설난영씨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에서 귀를 의심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는 설씨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라고 했다.

 

이날 유씨 발언을 요약하면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던 설난영이 학출(學出·대학생 출신) 김문수와 혼인하면서 스스로 고양됐다고 느끼고, 이후 국회의원·경기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발이 공중에 떠 있어 제정신이 아니다’란 얘기였다. 고졸 노조위원장인 설씨가 만나기 어려운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김 후보와 부부 연을 맺은 덕분에 신분 상승을 이뤘고 그 바람에 분수를 모르는 것 같다는 취지로 들렸다.

 

유씨는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특권 없는 세상’을 내걸고 대통령이 된 상고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장관을 했고 ‘노무현의 후계자’란 말까지 들었다. 여상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도 유씨를 아꼈다. 그런 유씨가 김문수·설난영 결혼을 두고 “‘학출’ 노동자가 ‘찐노동자’하고 혼인한 것”이라고 했을 땐 말문이 막혔다.

 

유씨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 계기는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이었다. 이는 1984년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에 있던 방송통신대생, 공무원 시험 준비생, 재수생 등을 정보기관 정보원으로 몰아 감금하고 폭행·고문한 사건이다. 서울대생을 부러워하던 피해자들은 정신 분열이나 대인기피증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 사건을 두고 유씨 내면에 선민의식 같은 게 자리 잡은 것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과거 유씨는 한 인터뷰에서 “왜 노무현을 평가해주지 않는가. 솔직히 말하면 노무현이 대학 안 나왔다고 차별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엘리트주의에 저항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 유씨가 권양숙 여사에 대해서도 ‘인생에서 갈 수 없는 자리에 올랐다’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설씨에 대한 유씨의 평가를 듣고 나니 ‘꼰대’가 된 운동권 출신의 선민의식을 보는 듯해 씁쓸하다.

 

-김형원 기자, 조선일보(25-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