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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년 만의 부활] [‘미라 특별법’.. ] [황금이 된 공룡 화석]

뚝섬 2023. 8. 7. 05:51

[4만년 만의 부활] 

[‘미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황금이 된 공룡 화석]

 

 

 

4만년 만의 부활 

 

‘아기공룡 둘리’는 1억년 전 빙하기에 냉동됐다가 얼음이 녹는 바람에 현대에서 깨어난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선 과학자들이 중생대 때 호박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 피를 추출, 공룡 DNA를 복제한다. 현대 과학자들은 두 모델을 합친 방법으로 매머드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은 동토층에서 발굴된 매머드 사체에서 DNA를 추출, 아시아 코끼리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으로 메머드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의 한 물리학자가 불치병 치료, 인간 수명 연장의 해법으로 ‘냉동 인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시신을 냉동 보존해 두었다가 먼 미래에 깨워 다시 살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 한 기업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했고, 미국 버클리대 교수가 첫 냉동 인간이 됐다. 전신 냉동 가격은 20만달러, 머리만 냉동은 8만 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냉동 인간은 600여 명에 이르고 대기자가 3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영화 ‘아바타’에선 우주인들이 냉동 수면에 들어가 4.37광년 떨어진 행성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인체를 냉동시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언젠가 올 우주 개척 시대에 꼭 필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다. 물이 얼음이 되면 부피가 증가해 세포막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난자 냉동은 초급속 냉동으로 얼음 특유의 육각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게 해 세포막 손상을 막는다. 하지만 사람 신체 구석구석까지 동시에 균일하게 급속 냉동시키는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4만6000년간 잠들어 있던 벌레를 부활시켜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앞서 프랑스 마르세유대학 연구팀은 동토층에서 3만년 동안 냉동돼 있던 바이러스 7종을 찾아낸 바 있다. 잠에서 깬 바이러스는 아메바를 감염시켜 세포막을 파괴하는 등 강한 번식력을 보였다고 한다. 다양한 사례와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멸종 동물의 부활이나 냉동 인간도 가능해질지 모른다.

 

▶고대 생명체는 인간 면역체계가 접해 보지 못한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 같은 팬데믹(대량 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 2016년 폭염 탓에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노출된 사슴 사체와 접촉한 사람들이 냉동 수면에서 깨어난 탄저균에 감염돼 1명이 사망한 일도 있다. 1979년 지구에서 박멸된 것으로 선언된 천연두 바이러스가 동토층 어딘가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와 자원 개발로 동토층 파괴가 확산되면 미지의 위험도 더 커질 수 있다.

 

-김홍수 기자, 조선일보(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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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지난 3일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이집트 박물관에 있던 고대 이집트 파라오와 왕비 미라 22구가 국립문명박물관으로 운구하는 ‘파라오의 황금 행진’ 행사가 열렸다./AFP 연합뉴스

 

지난 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다. 타흐리르 광장 이집트박물관에 있던 고대 이집트 파라오와 왕비 미라 22구를 최근 완공된 국립문명박물관으로 운구하는 ‘파라오의 황금 행진’이었다. 이집트 국영 TV 유튜브에 공개된 2시간짜리 영상을 보니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인 이집트가 그야말로 국운을 걸고 연출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케스트라와 대합창단이 장엄한 곡조를 연주하는 가운데, 고대 이집트 파라오 장례식 때 쓰던 목선을 본뜬 운구 차량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과 의장대·군악대 행렬도 이어졌다. 파라오들의 ‘새집 입주’를 축하하기 위해 21발 예포가 발사됐다. 신왕국 절대 군주였던 람세스 2세, 최초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의 미라도 이날 운구됐다.

 

한국에서 발견되는 미라도 인류사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시대 ‘회곽묘’ 장례 풍습 때문에 이장·파묘 때마다 상당수 미라가 나온다고 한다. 머리카락과 피부는 물론 소화기관 내 음식물까지 보존돼 있어 당대 생활사를 증언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 왕릉에 잠든 임금과 왕비도 미라가 돼 있을 가능성이 적잖다고 한다. 현재 ‘파평 윤씨 모자(母子) 미라’ 등 8구가 고려대 등에 보관돼 있다.

 

하지만 국내 대표 미라학자 김한겸 고려대 교수가 최근 정년 퇴임한 후 이 미라들이 곧 화장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매장문화재법은 출토된 유물의 법적 지위는 규정하고 있지만 미라·인골에 대한 항목은 없기 때문이다. 2010년 발굴된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총 96건 124점)’은 최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그러나 정작 무덤 주인이었던 여성 2명은 차가운 부검실에 10년 넘게 방치 중이다. 1998~2017년 문화재청에서 파악한 미라 59구 중 24구가 재매장 또는 화장됐다.

 

문제는 결국 여의도 정치권으로 돌아온다. 미라에도 법적 지위를 부여해 체계적인 보관·관리를 꾀하도록 하는 매장문화재법 개정안이 2014년, 2016년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우리 국회의원들의 인문학적 감수성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집트에 비교할 수준이 못 된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은 뜻밖에도 국제적인 관광 명소다. 2019년 누적 관람객 3000만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비율이 10%대, 연 20만명 규모다. 이른바 ‘밀덕(군사 마니아)’ 외국인들이 “아시아에도 이런 곳이 있느냐”며 감탄한다. ‘한국 미라 박물관’도 그런 곳이 될 수 있다. ‘무연고 시신’으로 화장되느니 후손이 마련해준 안락한 집에서 쉬시는 게 조상님 입장에서도 편하실 터다. 관련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정치권에 ‘미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

 

-원선우 기자, 조선일보(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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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이 된 공룡 화석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따르면 지구 역사상 가장 포악한 포식자 티렉스(T. rex) 공룡은 총 25억 마리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티렉스는 북미 대륙이 둘로 나뉘어 있던 백악기에 서쪽 대륙인 라라미디아(Laramidia)에서 살았다. 평균수명은 28년쯤이었으며 약 12만7000세대를 거듭하며 살았다. 연구자들은 생태학에서 동물 개체군 크기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체중-밀도 비율’을 적용해 라라미디아에는 언제든 줄잡아 20만 마리의 티렉스가 돌아다녔을 것으로 본다.

 

북미에 티라노사우루스가 있었다면 아시아에는 타르보사우루스(Tarbosaurus)가 살았다. 티렉스보다 몸집이 조금 작았지만 이 논문의 계산에 따르면 남한에만 약 900마리 정도가 살고 있었다. 지리산국립공원 정도의 면적에는 네 마리가 어슬렁거렸다. 지금 지리산에는 지난 15년간 환경부가 추진해온 복원 사업 덕택에 반달가슴곰 50여 마리가 살고 있다. 곰이 많아지며 등산객과 지역 주민의 안전을 걱정하게 됐는데, 만일 티렉스 네 마리가 휘젓고 다닌다고 상상해보면 영락없는 ‘쥐라기 공원’이다.

 

티렉스 화석 중 가장 압권은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의 ‘수(Sue)’라는 이름의 표본이다. 전체 골격의 85%가 발견돼 티렉스 표본 중 보존율이 가장 높다. 박물관이 1997년 10월에 830만달러를 주고 사들인 화석이다. 하지만 이 가격은 작년 10월 ‘스탠(Stan)’이라는 표본이 3170만달러에 경매되며 권좌에서 밀려났다. 우리 돈으로 35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스탠은 현재 영국 맨체스터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번 사이언스 논문의 연구자들은 티렉스가 화석으로 남을 확률을 8000만분의 1로 계산해냈다. 그러다 보니 수와 스탠을 포함해 지금까지 발굴된 티렉스 표본은 고작 40점 남짓이다. 하나만 찾으면 팔자가 늘어질 판이다.

 

-최재천 교수, 조선일보(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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