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나는 건 작은 일상이다 [윤평중의 지천하] 콩국수의 계절이 왔다. 개인적으론 봄꽃이 피면 콩국수 시즌 시작이고 가을 찬 바람 불어야 시즌 끝일 정도로 ‘콩국수 중독자’다. 전에 살던 동네엔 10년 단골 콩국수 집이 있었다. 콩죽에 가까운 밀도와 고소함이 압권이었다. 평범한 가게였지만 내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이었다. 교사 출신 사장님은 국산 콩과 소금만으로 매일 아침 만드는 콩물에 대한 장인적 자부심이 큰 분이었다. 유명세를 날리던 먹거리 탐사 방송에 어느 날 이 식당이 나왔다. 처음엔 사장님 열정이 인정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오랜 단골로선 중대 오판이었다. 가게 앞 장사진 때문에 들어갈 엄두도 못 낸 채 몇 년이 흘렀고 난 동네를 떠났다. 혼자만의 작은 즐거움이 사라져 버린 상실감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