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國內-이런저런..] 986

[가장 빛나는 건 작은 일상이다]

가장 빛나는 건 작은 일상이다  [윤평중의 지천하] 콩국수의 계절이 왔다. 개인적으론 봄꽃이 피면 콩국수 시즌 시작이고 가을 찬 바람 불어야 시즌 끝일 정도로 ‘콩국수 중독자’다. 전에 살던 동네엔 10년 단골 콩국수 집이 있었다. 콩죽에 가까운 밀도와 고소함이 압권이었다. 평범한 가게였지만 내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이었다. 교사 출신 사장님은 국산 콩과 소금만으로 매일 아침 만드는 콩물에 대한 장인적 자부심이 큰 분이었다. 유명세를 날리던 먹거리 탐사 방송에 어느 날 이 식당이 나왔다. 처음엔 사장님 열정이 인정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오랜 단골로선 중대 오판이었다. 가게 앞 장사진 때문에 들어갈 엄두도 못 낸 채 몇 년이 흘렀고 난 동네를 떠났다. 혼자만의 작은 즐거움이 사라져 버린 상실감이 컸다..

[김호중과 스스로 빠진 늪] [두부와 평양냉면]

[김호중과 스스로 빠진 늪] [두부와 평양냉면]   김호중과 스스로 빠진 늪 가수 김호중. 2024.3.26/뉴스1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음주 뺑소니’ 논란을 취재하면서 막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9일 김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와 부딪치고 달아난 다음 날, 매니저가 김씨 옷을 입고 “내가 운전했다”고 경찰에 거짓 자수를 했다. 김씨는 경찰의 전화·문자에도 답하지 않은 채 17시간 동안 시간을 끌었고 사실상 술이 다 깬 다음에 음주 측정을 받았다. 소속사 대표는 “매니저의 거짓 자백은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유흥업소를 방문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김씨 변명은 “술잔은 입에 대긴 했지만 마시진 않았다”로 바뀌었다. 술은 안 마셨다면서 대리 기사가 ..

[부모와 자식의 천륜] [헌재 심판대 오른 유류분(遺留分) 제도] ....

[부모와 자식의 천륜][유류분 ][불효자도 무조건 상속… 헌재 심판대 오른 유류분(遺留分) 제도] [한 중진 의원의 고령사회 대처법]   부모와 자식의 천륜 2002년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오는 패륜아는 거액의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사회에 기부하고 싶어 하는 부모를 살해한다. 지금도 회자되는 영화 속 장면이 있다. 죽어가던 어머니가 거실 바닥에 떨어진 아들의 부러진 손톱 조각을 발견하고는 그 손톱을 먹어 증거를 없애려 한다. 패륜아 자식조차 지켜주고 싶은 부모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삼키지 못한 손톱이 어머니 목에서 발견되며 아들의 범죄를 밝히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유산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자식 사랑의 증표이지만 동시에 자식의 인생을 망치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지혜로운 왕이었던 고대 ..

[‘의대생’ 말고 ‘데이트 살인’이 핵심] [이대녀가 표미새로 간 이유]

[‘의대생’ 말고 ‘데이트 살인’이 핵심] [이대녀가 표미새로 간 이유] ‘의대생’ 말고 ‘데이트 살인’이 핵심  지난달 호주 시드니의 한 쇼핑몰에서 조엘 카우치라는 4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 6명 중 5명은 여성이었으며, 현지 경찰은 “카우치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호주 전역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라”며 시위가 벌어졌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짧은 외신 기사를 읽고 떠오른 건, 2016년 한국 강남역의 한 공중 화장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다. 당시 숨어 있던 가해자는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무참히 살해했다. 가해자는 체포 직후 경찰에 “평소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

[청와대 개방 2년] [금단의 하늘이 열리다]

[청와대 개방 2년] [금단의 하늘이 열리다]   청와대 개방 2년 이승만 대통령은 청와대 전신인 경무대를 6·25 이듬해인 1954년 봄 국민에게 개방했다. 수천명이 방문할 만큼 주목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1년에 2~3일이던 개방 기간을 1주일로 늘렸다. 어린이 방문객에겐 수학 문제를 내고 맞히면 용돈도 줬다. 북한 무장 공비가 청와대 목전까지 쳐들어온 1968년 1·21 사태가 모든 것을 바꿨다. 청와대 문은 굳게 닫혔고 앞길과 인근 효자동·궁정동 골목 통행까지 막혔다. 근위병 교대식으로 친근한 영국 버킹엄궁이나 지하철역에서 내려 몇 걸음만 가면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미 백악관과는 너무도 달랐다. 적막강산이 따로 없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앞길이 다시 열렸다. 김대중 정부는..

[삼겹살 맛의 핵심이라지만… 비곗덩어리는 싫어요]

삼겹살 맛의 핵심이라지만… 비곗덩어리는 싫어요 정부가 1cm 지침 내놓은삼겹살 비계 오해와 진실 제주도 돼지 삼겹살을 옹호하려다 도지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서귀포 유명 흑돼지고기 전문점을 찾은 고객이 지난달 28일 ‘비곗덩어리 삼겹살이 나왔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지난 1일에도 ‘제주도 흑돼지 저도 비계 테러 당했어요’라는 글이 같은 곳에 올라왔다. 게시글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광속으로 퍼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돼지고기 음식점을 지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 지사가 “식문화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도 참작돼야 한다”고 덧붙인 게 또 문제였다. “제주도는 비계만 먹는 식문화냐”는 비난에 맹폭당한 것이다.]비계 삼겹살 ..

[겁나는 가정의 달]

겁나는 가정의 달 가정의 달 5월은 명절 못지않게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을 챙기려니 계획 짜느라 스트레스, 돈 나가서 스트레스, 차 밀려서 스트레스 받는다. 물가가 다락같이 오른 올해 가정의 달은 아예 ‘가난의 달’로 불린다. 월별로 따지면 12월 다음으로 결혼을 많이 하는 시기여서 주말마다 돌아오는 결혼식까지 다니다 보면 5월은 ‘탈탈 털리는 달’이 되기 십상이다.▷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모두 챙겨야 하는 40대들 부담이 크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40대 가정의 달 추가 지출 규모는 평균 56만9000원. 어린이날 아이들과 유명 놀이공원에 다녀온 사람들은 어린이 종일 이용권 5만 원에 외식비와 간식비, 기름값까지 최소 20만 원을 썼다고 한다. 어버이날엔 카..

[대한민국 직장인은 왜 ‘쌍욕’ 민희진에 환호할까] [‘개저씨’, 요즘도.. ]

[대한민국 직장인은 왜 ‘쌍욕’ 민희진에 환호할까] [성차별과 갑질로 막 나가는 ‘개저씨’, 요즘도 있습니까?]   대한민국 직장인은 왜 ‘쌍욕’ 민희진에 환호할까 욕설 난무 130분 ‘원맨쇼’‘날것’에 대리만족 느꼈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노메이크업에 후줄근하게 입은 그는 이날 130분간 라이브 방송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써가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맹비난했다. 자칫 비호감일 수 있었지만 회견은 흥행했다. /김지호 기자 지난주 가장 핫한 뉴스는 단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이었다. 별 관심 없던 사람들도 인터넷을 도배한 그의 사진과 기사를 마주하고 뜨악하다가 풀영상을 보고는 이내 탄성을 질렀다. 동석한 변호사가 민망해 고개를 숙일 정도로 민희진은 낯 뜨거운 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