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餘暇-City Life] 362

[야구팬들 쾌락이 일요일 전적에 달린 까닭]

야구팬들 쾌락이 일요일 전적에 달린 까닭 일요일 승리는 보약이다 TV로 프로야구를 보고 있었다. 중계 카메라가 한 여성 관중을 클로즈업했다. 카드에 적은 응원 문구는 중독자의 고백 같았다. 한화만사성.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처럼, 한화 이글스가 이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었다. 해설자는 관중의 마음까지 읽는다. “일요일에 이겨야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요.” 마침 일요일 저녁이었다. 삶의 하중이 가장 묵직해진다는 시각. 주말의 끝을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기분이 가라앉고 있었다. 해설자는 헛된 말을 한 게 아니다. 어느 팀을 응원하든 일요일 승리는 최고의 팬 서비스다.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경기에 졌는데 월요일이 닥친다고 상상해 보라. 기분이 늪에 빠진 것마냥 질척거릴 것..

[30년 죽도록 수련했다… 한국 무협 지존이 됐다]

30년 죽도록 수련했다… 한국 무협 지존이 됐다 국내 최장수 만화 ‘열혈강호’운명의 콤비 전극진·양재현 강호(江湖)가 어지럽다. 악당이 너무 많다. 더러운 욕심으로 문파(門派)를 조직하고, 위세에 취해 법도를 유린하고, 대의를 들먹이며 착취하는 자들. 오호통재라, 일거에 쓸어버릴 방도가 없도다. 협객(俠客)이 필요하다. 보검(寶劍)은 어디 있는가. 가슴 한구석에서 뜨겁게 피 끓는 뭔가가 소리친다. 강호의 도리가 아직은 죽지 않았다고. 아직은. 무협 만화 ‘열혈강호(熱血江湖)’가 연재 30주년을 맞았다. 한국 만화 115년 역사상 전무후무할 기록. 무림 패권을 놓고 정파(正派)와 사파(邪派)가 대립하는 혼란의 시대를 그린다. 1994년 5월 20일 첫 연재, 강산이 세 번 바뀌었다. 대통령이 여섯 번 바뀌..

[사람을 입는다, 시간을 입는다]

사람을 입는다, 시간을 입는다 옷장을 정리했습니다. 별다르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니 큰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정리를 앞두고 옷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압축 비닐도 준비해두었습니다. 옷장 안에는 크게 세 종류의 옷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철 지난 옷입니다. 지난겨울 입었던 두꺼운 외투들은 동네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을 해오며 받아둔 얇은 비닐에 덮여 있습니다. 혹시 모를 꽃샘추위를 생각해 그냥 두었던 몇 개의 웃옷은 꺼내 새로 빨아두었습니다. 둘째는 안 입는 옷입니다. 유행이 지난 옷, 유행을 타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이제 몸에 맞지 않게 된 옷, 세탁 요령에 맞춰 딱 두 번 빨았는데 색이 바랜 옷, 인터넷 화면으로 볼 때는 참 고왔는데 입어보니 좀처럼 어..

[영화 하나가 스크린 거의 100% 독점… 너무 한 것 아닌가] ....

[영화 하나가 스크린 거의 100% 독점… 너무 한 것 아닌가][성수기 여름 극장가에서도 맥 못 추는 대작 한국 영화][발길 끊긴 영화관][‘장애물 경주’가 된 한국 영화][42년 추억 밴 서울극장… 영사기 멈춰도 원형은 보존해야] [한국 영화, 기둥이 무너진다] [親文 코드 인사들의 당당한 문화계 進軍]   영화 하나가 스크린 거의 100% 독점… 너무 한 것 아닌가  여러 영화를 상영해야 정상인 멀티플렉스 극장이 또다시 ‘모노(mono)플렉스’가 됐다. 요즘 영화관에 가면 주야장천 ‘범죄도시4’만 튼다. 다른 영화들은 오전에만 반짝 상영하는 탓에 사실상 조조영화가 됐고, 저녁 시간대 등은 거의 100%가 ‘범죄도시4’다. 이 영화의 상영점유율은 지난달 24일 개봉 뒤 80%를 넘었고, 이달 들어서도 ..

[“혼술이 왜 문제냐고요?] [“혼술은 나와 데이트하며 기분을.. ] ....

[“혼술이 왜 문제냐고요? 더 위험하니까요.” 혼술을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들][“혼술은 나와 데이트하며 기분을 다스리는 작은 사치”] [日 음식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일인분의 삶]  [혼밥 ∙ 혼영]   “혼술이 왜 문제냐고요? 더 위험하니까요.” 혼술을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들 [김지용의 마음처방] 흔히들 알코올 중독이라 말하는 ‘알코올 사용장애’는 생각보다 더 흔한 질환이다. 보건복지부 시행 202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의하면 평생 유병률이 11.6%에 이른다. 전 인구의 9명 중 1명이 술로 인한 인생의 큰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 중 단 2.6%만이 그해에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음주 문제가 사회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 우리..

[얼마나 친해야 이런 밥집에 같이 올 수 있을까]

얼마나 친해야 이런 밥집에 같이 올 수 있을까 [구두쇠氏 혼밥기행]  서울 청량리시장 간판 없는 밥집의 오징어볶음 세상에 싸고 맛있는 집은 없다고 구두쇠씨는 생각했다. 싼 건 비지떡이었다. 콩비지에 밀가루 섞어 부친 떡이 맛있을 리 없다. 싸고 배부르니 먹는 것이다. 다만 비싸고 맛없는 집이 너무 많았다.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가는 기분 나빠져 나올 게 뻔했다. 얼마 전 두쇠씨는 거래처 사람과 점심을 먹었다. 여기 어떠신가요, 하며 식당 링크가 문자로 날아왔다. 광화문 한복판 고층 건물 지하, 무슨 뜻인지 모를 외국어 옥호(屋號), 어두침침한 인테리어, 그리고 터무니없는 가격까지 두쇠씨가 싫어하는 요소를 두루 갖춘 집이었다. 호불호 따질 계제가 아니어서 알겠노라고 했다. 음식은 달고 짰다. 그릇들은 장난..

[뽕짝은 죽지 않는다, 이박사가 돌아왔다]

뽕짝은 죽지 않는다, 이박사가 돌아왔다 ‘뉴진스 아버지’ 열광한 칠순의 뽕짝 가수 귀환  학위는 없다. 그래도 ‘박사’다. 졸업장은 국민학교에서 딴 게 전부지만,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박사(博士)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내가 기억력은 타고났어요. 노래가 주르륵 나와.” 인공지능 수준의 가사 암기 처리. 박자를 제멋대로 섞어버리는 응용 연산. “좋아~좋아~좋아!”로 대표되는 저세상 애드리브. 목소리 하나로 가창에 반주에 추임새까지 혼자 다 해버리는, 그리하여 ‘뽕짝의 제왕’으로 불린 남자. 가수 이박사(70·본명 이용석)다. 뭔가 허전하다면 ‘신바람’을 넣어야 한다. “나는 무조건 즉흥이에요. 연습도 많이 안 해요. 느끼한 거 안 좋아해.” 가락에 시동을 걸자마자 자동으로 몸이 들썩이는 마..

[4등이 목표라는 배우]

4등이 목표라는 배우 영화 ‘범죄도시4’의 배우 박지환이 하는 말  영화 '범죄도시4'에서 조선족 건달 장이수를 연기한 배우 박지환. “주인공은 다 따로 있어요. 연달아 대박이라고 하지만 저는 옆에서 거든 것밖에 없습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4′를 보는데 조선족 건달 장이수(박지환)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배우에게도 중력이 있다. 등장만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 아우라로 불러도 좋다. 이 흥행 시리즈의 빌런(악당)은 매번 달라졌지만 장이수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비중이 커진 인물이다. 본편 또는 쿠키영상(특별출연)으로 늘 출연했다. 몇 해 전 배우 박지환을 만나고 두 번 놀랐다. 내 또래겠거니 했는데 1980년생이었다(장이수와 마석도는 1971년생 동갑). 박지환은 또 “인생의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