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쾌락이 일요일 전적에 달린 까닭 일요일 승리는 보약이다 TV로 프로야구를 보고 있었다. 중계 카메라가 한 여성 관중을 클로즈업했다. 카드에 적은 응원 문구는 중독자의 고백 같았다. 한화만사성.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처럼, 한화 이글스가 이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었다. 해설자는 관중의 마음까지 읽는다. “일요일에 이겨야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요.” 마침 일요일 저녁이었다. 삶의 하중이 가장 묵직해진다는 시각. 주말의 끝을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기분이 가라앉고 있었다. 해설자는 헛된 말을 한 게 아니다. 어느 팀을 응원하든 일요일 승리는 최고의 팬 서비스다.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경기에 졌는데 월요일이 닥친다고 상상해 보라. 기분이 늪에 빠진 것마냥 질척거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