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집으로][킹조지섬][남극 빙붕] 집에서 집으로 [김영미의 남극, 끝까지 한 걸음] 백야의 기세가 집까지 따라왔는지 불빛에 대한 예민함이 생겨 밤에 불을 잘 켜지 않는다. 아직 남극의 여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김영미 제공 출국 하루 전날 밤, 혼자 사는 원룸의 방 하나를 정리하는 데 밤을 홀딱 지새웠다. 다 싸놓은 짐들을 몇 번씩 다시 풀어 헤쳐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양말의 개수를 거듭 세어보다 갑자기 꺽꺽거리며 혼자 눈물을 쏟았다. 지구상에 가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향한 상상이 실현되는 시작 앞에서 터져버린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드디어 떠나는구나-!’ 남극 횡단을 준비하던 지난 10여 년이 거대한 파도처럼 한꺼번에 밀려왔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너무 멀고 대단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