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입니까? 몽파르나스 묘지의 베케트 “알았더라면 작품에 썼을 것” 임영웅이 연출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한 장면. 자기 삶조차 통제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에 갇힌 현대인을 그렸다. /극단 산울림 파리의 마지막 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침대에서 나와 방 안을 서성이길 몇 시간째.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새벽 빛을 등지고 개선문의 웅장한 실루엣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투둑투둑, 밤새 내린 비가 그칠 줄 모르고 창문을 두드립니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까지 남은 세 시간, 호텔에서 몽파르나스까지 천천히 걸어가면 30분 남짓이니 시간은 넉넉하네요. 우산을 챙겨 들고 거리로 나섰어요.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지하철역으로 사라지는 중년의 남자, 물 묻은 낙엽을 무겁게 쓸어내는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