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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는 이유] [해비탯67 ... ]

뚝섬 2021. 5. 9. 05:55

[말 안 듣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는 이유] 

[해비탯67, 장난감 블록처럼 쌓고 조립한 아파트]

 

 

 

말 안 듣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는 이유

 

계속된 긴급 사태 선언에 반기 든 시민들
‘도쿄올림픽 우선’ 대책에 스가 내각 불신감

 

“다들 지쳤어요. 효과 없을 겁니다.”

지난달 23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도쿄 오사카 등 4개 지역을 중심으로 세 번째 긴급 사태를 발령한 후 미생물 감염학 전문의인 가미 마사히로(上昌廣·52) ‘일본 의료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이 한 말이다. 그는 기자에게 “(긴급 사태) 선언을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예측은 맞았다. 최장 일주일을 쉴 수 있는 ‘골든위크’가 겹치며 상당수의 일본인들은 ‘스테이 홈(Stay home)’ 대신 ‘고 아웃사이드(Go outside)’를 선택했다. 시부야 등 도쿄 중심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바현에서는 1만 명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고, 미에현의 유명 관광지 ‘이세진구(伊勢神宮)’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방문객이 15배 늘었다. 지난해 첫 번째 긴급 사태 당시 한산했던 연휴 분위기와 정반대 상황이다.

 

밤은 ‘시한폭탄’ 같다. 식당 영업이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됐지만 도쿄 우에노, 아사쿠사 등 유명 유흥가 골목은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 왁자지껄 떠들며 술을 마시는 수십 명의 손님들 앞에 너덧 명의 단속원들은 무기력한 듯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대체 똑같은 (긴급 사태) 선언을 몇 번이나 하나. 신뢰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한 술집 사장은 “영업 제한을 따르는 것보다 벌금을 내고 그냥 영업을 하는 편이 더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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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도 반기를 들었다. 휴업 대상이 된 백화점 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을 찾아가 조치 철회를 요청했다. 협회의 한 간부는 “사전 준비 기간 없이 단 며칠 만에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다”고 했다.

정부 방침에 비교적 순응하던 일본인들이 세 번째 긴급 사태가 선언되자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는) 1년간 무엇을 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답을 내렸다. 1년간 세 번의 긴급 사태 선언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의료계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책임을 완수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국민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부터 제기된 의료 붕괴 위기, 백신 접종 지연 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 비상사태에 대응하지 못한 국가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일본 정부 소식통은 “방역 대책은 안 따라주는데 도쿄 올림픽 개최 의지는 확고하니 마치 ‘억지 주장’을 하는 모습이 됐다”고 했다. 국민 방역보다 도쿄 올림픽 관련 일정을 우선시해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세우는 ‘도쿄 올림픽 시프트’라는 말도 나왔다.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식(3월 25일) 직전인 3월 21일에 두 번째 긴급 사태 선언이 해제됐고, 세 번째 긴급 사태 해제 예정일(5월 11일) 직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00명 가까이로 치솟은 가운데 6일 NHK 등 언론은 정부가 당초 11일 종료 예정이었던 세 번째 긴급 사태를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도 스가 총리는 “긴급 사태 선언과 도쿄 올림픽 개최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말 안 듣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는 이유를 스가 내각만 모르는 것 같다.

-김범석 도쿄 특파원, 동아일보(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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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탯67, 장난감 블록처럼 쌓고 조립한 아파트

 

[디자인·건축이야기]

 

중동의 언덕마을에서 영감 얻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아파트‘해비탯67’입니다. /위키피디아

 

플라스틱 블록을 쌓아 장난감 집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우리가 실제로 사는 집도 이렇게 블록쌓기 놀이처럼 만들 수 있을까요? 캐나다에서 둘째로 큰 도시 몬트리올에 가면 이런 건물이 있답니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해비탯 67'입니다. 해비탯(Habitat)은 '주거지'라는 뜻이고 67은 1967년에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아파트라고 하면 반듯반듯한 건물이 떠오르는데요. 해비탯 67은 수많은 직육면체를 엇갈려 쌓은 모습입니다. 마치 무질서하게 상자를 쏟아놓은 모습 같기도 해요. 어떻게 이런 아파트가 탄생했을까요? 보통 아파트는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으로 지어요. 콘크리트 때문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굳을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지요. 해비탯 67은 이런 통념에서 완전히 벗어났어요. 현장 바로 옆에 공장을 세우고 그곳에서 주요 건축 구조물을 미리 제작했어요. 이후 구조물을 현장으로 옮겨 크레인으로 쌓았습니다. 블록놀이처럼 건물을 차례차례 조립한 셈이지요. 콘크리트 상자 총 354개를 조립한 다음 강철로 만든 줄로 연결했습니다. 이렇게 미리 구조물을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프리패브(Prefab)'라고 불러요. 요즘도 이런 방식은 실험적이라고 평가받는데요. 해비탯 67은 50여년 전에 성공적으로 실현했어요.

여러 구조물을 조립했기 때문에 각각 분리됐을 것 같지만, 이 건물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요. 획일적인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도시에서 주민들이 어울려 살게 한 건데요. 아래층 아파트의 지붕에는 위층 아파트가 쓰는 정원을 만드는 등 수많은 정육면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쌓이며 서로 연결된 거죠. 이 아파트는 인기가 아주 많다고 해요. 많은 사람이 이 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며 대기하고 있답니다.

해비탯 67은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설계했어요. 그는 캐나다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중동의 언덕마을에 오밀조밀 형성된 건물에서 영감을 얻어 미래형 주거단지에 대한 논문을 썼어요.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국제박람회) 주최 측은 사프디에게 논문에 쓴 주거단지를 실제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사프디는 이 건물을 실제로 구현해냈고, 해비탯 67이 몬트리올 엑스포의 귀빈 숙박 시설로 쓰이면서 큰 화제를 모았답니다.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 조선일보(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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