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世界-人文地理]

[아프간 보고도 “北 남침 능력 없다”.. ] [탈레반 샤리아 法] [“탈레반이 바꾼 중동… ”]

뚝섬 2021. 8. 19. 06:24

[아프간 보고도 “北 남침 능력 없다”는 송영길의 안보불감증]

[탈레반 샤리아 法]

[“탈레반이 바꾼 중동… 웃는 이란, 두려운 사우디, 야심키우는 카타르”]

 

 

 

아프간 보고도 “北 남침 능력 없다”는 송영길의 안보불감증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SNS에 “북한은 모든 무기 체제가 낡았다”“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의 칼럼니스트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한국도 아프가니스탄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국이 북한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며 이렇게 반박한 것이다.

 

송 대표가 ‘북한은 남침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 왜곡에 가깝다. 그는 북한군의 무기가 모두 낡았고, 경제 제재로 군사용 연료도 부족하다는 근거를 댔다. 하지만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인 핵무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미 20∼6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한 개만 서울에 떨어져도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맞는다. 북한은 남한을 넘어 이미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까지 갖췄다는 게 미국의 평가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데도 지금의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나.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던 지난해 7월 “주한미군은 한미(韓美) 동맹 군사력의 오버캐파(overcapacity·과잉)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 필요성을 내비친 셈이다. 한반도 군사력에 있어 주한미군은 과잉이고, 북한군은 과소하다는 게 송 대표의 평소 생각인가. 송 대표는 작년 12월에는 “미국이 핵 선제공격 군사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북이 핵을 개발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겠나”고도 말했다. 자위적인 수단으로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인 것이다.

 

전쟁의 승패는 단순히 물리적인 군사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보더라도 정부군은 당초 미국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보다 병력과 장비 사정이 앞섰다. 하지만 지도층의 부정과 부패, 무엇보다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실종되면서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설령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세를 보이는 적에 대해서도 방심하거나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 안보다. 그런데도 여당 대표가 현존하는 북핵 위협을 외면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으니, 우리 안보가 제대로 지켜질지 걱정이다.

 

-동아일보(21-08-19)-

________________________

 

 

탈레반 샤리아 法

 

신정(神政) 일치 사회에서 종교적 계율은 실정법이나 마찬가지다. 중세 교황들은 지금 같은 복음의 전령사가 아니라 입법부이고 행정부이자 사법기관이었다. 신성모독부터 절도죄까지 처벌하고 고문하고 목까지 매달았다. 유럽의 종교는 이후 세속에 권력을 내주면서 윤리 영역으로 축소됐지만, 이슬람 세계에선 여전히 종교가 신앙은 물론이고 사랑과 결혼, 상업적 거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삶을 규율한다. 그 중심에 이슬람 규범 샤리아가 있다.

 

샤리아는 ‘마실 수 있는 물’ ‘올바른 길’이란 의미다. 유일신 알라는 인간 생명의 샘이니 올바른 삶을 살고 싶다면 그의 가르침이 담긴 샤리아를 따르라는 것이다. 샤리아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 선지자 무함마드의 행적과 가르침을 담은 하디스, 교단 내부의 합의로 추가된 여러 규율인 이즈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후대로 갈수록 계율과 규정이 더해지며 무슬림조차 내용을 알 수 없을 만큼 방대해지고 말았다. 알코올이 포함된 향수 금지도 논란이고 율법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샤리아가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엄벌주의다. 신을 부정한 이는 교수형에 처해진다. 도둑질하면 손발이 잘리고 간통하면 돌에 맞아 죽는다. 인도네시아에선 미혼 남녀가 친하게만 지내도 공개 매질을 당한다. 이란에선 남의 눈을 멀게 하면 내 눈을 도려내는 함무라비 복수법이 지금도 샤리아의 이름 아래 행해진다. 징벌에 동원된 의사가 멀쩡한 남의 눈을 도려내며 심적 고통을 겪는다니 이게 천국인가 지옥인가.

 

샤리아는 특히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자유를 극도로 제약한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그중에서도 가혹하다.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던 1990년대 아프간 여성들은 부르카를 강요당했다. 히잡과 니캅은 머리와 어깨 위만 가리지만 차도르는 온몸을 다 가린다. 그런 차도르도 눈은 틔워놓는데 부르카는 그마저 망사로 막는다. 산부인과 여의사가 아이를 받을 때도 부르카를 뒤집어쓰게 했다. 매니큐어 칠하면 손가락을 잘랐고 취업과 교육도 금지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보호하는 ‘선의의 발로’라고 한다.

 

▶재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이 엊그제 “옛날의 통치와 달라지겠다”며 “여성도 탈레반 정부에 합류하라”고 했다. 그 말을 하는 사이 거리에선 부르카 입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죽었다. 부르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값이 치솟았다. 휴대폰으로 전 세계가 소통하는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렵다. 종교든 이념이든 근본주의의 해악이 얼마나 큰 지 아프간의 비극이 새삼 일깨운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1-08-19)-

________________________ 

 

 

“탈레반이 바꾼 중동… 웃는 이란, 두려운 사우디, 야심키우는 카타르”

 

[글로벌 현장을 가다]

 

이집트가 4차 중동전쟁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고 수에즈운하 운영권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카이로의 무명용사 기념비. 거대한 피라미드 모양을 띠고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3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의 무명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거대한 구조물인 이 기념비는 이집트가 1973년 4차 중동전쟁을 통해 수에즈운하 운영권을 다시 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 이듬해 세워졌다. 기념비 인근에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안와르 사다트(1918∼1981)의 무덤도 있다. 이집트는 1978년 중동 아랍국 최초로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다. 사다트는 미국 워싱턴 인근의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주재하에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손을 맞잡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1981년 암살됐다. 중동이 왜 세계의 화약고인지, 이곳에서 평화를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인 것이다.》

지난해 8월 13일 중동에서는 평화를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마련됐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 주도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바레인, 수단 등 다른 아랍국과도 속속 외교 관계를 맺었다.

 

아브라함 협정이 타결된 지 꼭 1년 만에 중동 정세에 다시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웠다. 15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 등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것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과 인근 아랍권 각국은 이번 사태가 자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중동 정세에 또 다른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美 군사적 패배 선전하는 이란

 

중동 주요국 중 탈레반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나라는 반미의 선두주자이자 아프간과 약 920km의 국경을 접한 이란이다. 이란은 시아파 맹주, 탈레반은 수니파지만 혈통, 언어, 반미 노선 등을 공유하고 있어 협력을 맺을 여지가 많다. 이미 이란에는 약 300만 명의 아프간 난민도 거주하고 있다.

 

 

이란계 파슈툰족(42%)은 다민족 다언어 국가인 아프간의 최대 종족이다. 파슈툰족이 쓰는 파슈토어 또한 페르시아어군에 속한다. 창립자 무하마드 오마르(1960∼2013)를 비롯해 탈레반 지도부와 대원들도 대부분 파슈툰족이다.

파슈툰족, 타지크족(27%)에 이어 아프간 3대 종족인 하자라족(9%) 역시 이란과 연관이 깊다. 하자라족은 이란과 같은 시아파일 뿐 아니라 이들이 쓰는 하자라어는 페르시아어의 방언에 가까워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란 정부는 과거부터 아프간에 하자라족을 박해하지 말라고 촉구해 왔다.

5일 취임한 에브라힘 라이시 신임 이란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대미 선전 도구로 쓸 뜻을 분명히 했다.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그는 16일 미국의 아프간 철수를 ‘군사적 패배’라고 평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상황이 아프간의 항구적 평화를 되살리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며 “이란은 아프간의 이웃 나라이자 형제국으로서 아프간 모든 구성원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외교부 또한 1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관계없이 수도 카불 주재 이란대사관, 이란과 가까운 서부 헤라트 주재 영사관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교부 대변인은 “카불 대사관의 상주 직원 수를 줄였지만 일상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이란이 지금까지는 탈레반에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탈레반이 시아파를 적으로 간주하는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수니파 무장단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이란 또한 탈레반과 무작정 협력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동 정세의 가변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이집트 불안한 친미 국가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등 미국과 가까운 국가는 불안해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이슬람 율법하에서 생명을 보호하라”는 성명을 냈다.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고 여성 인권을 유린해 온 탈레반의 과거 행태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1996년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을 당시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 이슬람 3대 성지 중 메카와 메디나라는 2대 성지를 모두 보유한 사우디를 탈레반 측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탈레반의 극단주의 성향이다. 왕정 유지가 최대 목표인 사우디 왕실의 입장에서는 자국 내 왕정 반대파가 탈레반 같은 극단주의 조직과 손잡고 반기를 드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1979년 친미 성향의 이란 팔레비 왕조가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된 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메카의 그랜드모스크를 점령하는 등 사우디 내 이슬람 성지는 꾸준히 테러 위험에 노출됐다. 영국의 아랍 전문 매체 아랍위클리는 사우디가 아프간이 알카에다 같은 무장 테러단체의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정세에 익숙한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5일 카이로 대통령궁을 찾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났다. 시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러, 극단주의 확산 등에 대처하기 위해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데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아프간 사태와 이로 인한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급부상 가능성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외교 허브 꿈꾸는 카타르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정상화에 합의했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이 중동 평화의 새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 출처 트럼프 화이트하우스 아카이브

 

이번 사태로 아프간 못지않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카타르다. 카타르는 수도 도하를 중동의 외교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하에 탈레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등 주요 무장단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중동의 경제, 무역 중심지로 거듭난 만큼 도하는 다른 색채를 띠겠다는 의미에서다.

카타르는 대외적으로 개혁개방을 지향하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의 영향력도 강한 나라다. 미군의 중동 공군기지 중 최대 규모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을 정도로 미국과 깊게 협력하지만 탈레반과 하마스의 연락사무소도 보유하는 등 일종의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탈레반은 카타르 내 각국 외교공관이 모인 도하의 ‘뉴디플로매틱’ 구역에 2013년 사무소를 개설했다. 탈레반이 해외에 개설한 첫 사무소였다. 미국 등 서방은 유사시 탈레반과 소통할 수 있는 안전한 통로를 원했고, 중동의 중재외교 중심지를 꿈꾸는 카타르 또한 이를 지원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하마스의 대외사무소 또한 도하에 있다.

이후 현재까지 탈레반과 미국, 아프간 중앙정부와의 협상은 모두 도하에서 이뤄졌다. 현재 아프간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미군기 또한 카불에서 도하를 거친 후 미국으로 가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미국 등 서방과 탈레반의 협상 또한 아프간 카불이 아닌 도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외교 허브를 꿈꾸는 카타르의 위상 또한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동아일보(21-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