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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는 왜 탈레반의 땅에서 테러를 감행했을까?] [아프간 같지 않기를] ....

뚝섬 2021. 8. 29. 06:47

[IS는 왜 탈레반의 땅에서 테러를 감행했을까?] 

[아프간 같지 않기를] 

[민주주의, 지키기가 더 힘들다]

 

 

 

IS는 왜 탈레반의 땅에서 테러를 감행했을까?

 

8월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photo 뉴시스

 

8월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철군 시한을 닷새 앞둔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일부 아프간 현지 언론은 “다섯 번째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미 CBS 방송은 이번 자살폭탄 테러로 생긴 사망자가 90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CBS는 아프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는데 부상자도 약 1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에 미군이 포함돼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AFP 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미군이 13명 사망하고 18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다. 아프간에는 IS의 분파인 'IS-호라산'(IS-K)이라는 집단이 있다. ‘호라산'은 아프간 일부 지역을 뜻하는 오래된 역사적 단어다. 이 단체는 아프간의 모든 무장단체 중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라고 평가받는다. BBC는 "IS-K는 자신들의 조직이 무르다고 보는 아프간 탈레반의 조직원들을 흡수해 왔다"고 전했다.
   

2014년 말 결성된 IS-K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주 무대로 삼았다. 아프간 내에서는 그간 수십 건의 테러에 가담했다. 학교, 병원 등 목표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공격을 감행했다. 전투원 규모는 약 3000명으로 추정되는데,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과의 충돌로 전체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감소세와 상관없이 미국에는 골치 아픈 존재였다. 미 언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철군 시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도 IS-K의 존재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IS “탈레반은 변절자”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기 때문에 이념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IS와 탈레반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 세스 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IS-K는 본질적으로 불만을 품은 전직 아프간 탈레반과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원들이 포함돼 있다. 두 집단 사이의 적개심은 이념적 차이와 자원·영토 경쟁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IS는 탈레반이 여러 해 동안 미국 등 서방과 협상을 가져왔던 것을 배교행위로 본다. 아프간에만 집중된 탈레반의 활동을 '민족주의적 포퓰리즘 운동'으로 보는 것도 IS가 탈레반과 대립하는 요소다. IS국경을 초월한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탈레반은 변절자이며 종교적 정당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CSIS의 2018년 보고서는 "IS-K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핵심 지도층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IS가 영토를 잃자 아프간으로 눈을 돌려 이슬람 제국을 세울 거점으로 삼으려고 한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한정된 자원을 두고 두 세력은 서로 경쟁하는 입장이다. 탈레반과 IS-K가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아프간 내 세력들은 서로 겹친다. 인원 충원을 두고도 서로 경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을 상대로 얻은 탈레반의 평화협정은 IS-K에게 오히려 선전용 도구다. 탈레반을 변절했다고 여기거나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을 더 많이 영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김회권 기자, 주간조선(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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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같지 않기를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탈레반은 큰 집을 찾고 있었다더구나. 그들은 하산에게 집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자기들이 들어와 살겠다고 했대. 하산이 다시 항의를 했지. 그랬더니 거리로 끌고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하고는 뒤통수를 쏴 죽였다는구나. 하산의 아내 파르자나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자, 그녀도 쏴 죽였단다. 그자들은 그게 정당방위라고 했단다.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중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했다. 대통령은 돈 보따리를 싸들고 일찌감치 도망갔고, 국민은 각자도생해보겠다며 공항으로 달려가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 권력을 장악한 탈레반은 총을 들고 거리로 나가 전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색출하고 있다. 저항할 수 없도록 시민들을 위협하며 여성 혼자 집 밖에 나왔다는 이유로 즉결 처형도 서슴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40년간 평화를 찾아 헤맨 아프간 사람들을 버려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소련 침략으로 아프가니스탄이 공산화되었을 때, 숙청을 피해 망명했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가서 작가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프간 국민은 공산주의, 부패정권, 탈레반 틈바구니에서 끝없는 고통을 겪었다.

 

작가의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아미르도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했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는 어린 시절 충직했던 하인, 자신이 도둑 누명을 씌워 내쫓았던 하산이 그들이 살았던 저택을 지켜내려다 탈레반에게 총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미르는 하산이 남긴 아들을 구하기 위해 탈레반이 점령하고 있는 지옥, 약탈과 학살이 난무하는 카불로 향한다.

 

미국이 지난 20년간 지원했던 100조원어치의 첨단 무기와 장비가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정치인, 고위 관리들이 장비를 팔아넘겼고 군인들도 무기를 버리고 달아난 탓이다.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고 한미 연합훈련 전면 중단, 전작권 환수,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물러가라’ 외치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아프간과 같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규나 소설가, 조선일보(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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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지키기가 더 힘들다

 

[기자의 시각]

 

요즘 예전에 썼던 국제 기사를 돌아보며 반성을 많이 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독재 정권이 물러나거나 대규모 민주주의 시위가 목표를 이뤘을 때 ‘민주화 성공’이라거나 ‘민주화 임박’이라고 썼는데 최근 1~2년 사이 이 국가들 대부분이 다시 독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탈레반 정권을 피해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을 떠난 민간인들이 미군 수송기 내부에 가득 들어차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

 

2016년 3월 미얀마 문민정부가 54년 만에 출범했다는 기사를 쓰고서는 아내에게 “우리 서울 말고 미얀마에 집 살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정권을 잡고 군부 독재를 끝냈으니 이 나라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리라고 순진하게 믿은 것이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인 지난 2월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수지를 감금하고 독재의 귀환을 알렸다.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 성적표는 특히 처참하다. 주 무대인 이집트·리비아·튀니지·예멘·시리아 중 현재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한 국가는 사실상 하나도 없다. 이집트·시리아는 권위주의 통치 체제가 오히려 강화됐다. 리비아·예멘은 내전으로 얼룩졌다. 튀니지에서는 지난달 25일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를 정지시켜 독재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민주주의를 빼앗긴 지역과 나라도 많다. 2014년 홍콩에서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이 일어났을 때 대부분 언론은 홍콩 민주주의 체제가 이를 계기로 공고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공고해진 것은 중국의 홍콩 장악이었다. 지난 3월 중국은 홍콩의 직선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러시아 1인자 자리를 20년 넘게 지켜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개헌으로 종신 집권 토대를 마련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선거 부정 논란 속에 2018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고, 지난 1월 야권이 주도하던 국회마저 장악했다. 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18일 “아프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재 정권 전복이나 민주주의 시위는 위대한 일이긴 하지만 이런 ‘단기 투쟁’이 민주주의 안착을 약속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구습을 끊어낸 자리에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을 끊임없이 채워 넣는 ‘장기 투쟁’이 있어야만 민주주의 체제가 유지된다. 여러 나라의 사례가 증명하듯 권력은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자신의 정권 확장을 호시탐탐 노린다. 민주주의 사회는 주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투쟁으로 유지되는 ‘상태’일 뿐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증명된다. 민주주의 위해 싸우고 그로 인해 정권 잡았다는 이들이 권력 지키려고 악법 도입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벌이고 있지 않은가.

 

-이벌찬 기자, 조선일보(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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