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國內-이런저런..]

[남한을 살찌운 탈북민] [‘국군 모독’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

뚝섬 2021. 9. 9. 06:01

남한을 살찌운 탈북민

 

[차현진의 돈과 세상]

 

6·25전쟁을 전후해 월남한 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사람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유택(2대, 부총리), 유창순(6대, 국무총리), 신병현(12대, 부총리), 김성환(11대) 총재. 순서는 칼럼 등장순. /한국은행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망했지만, 남조선에 미군이 들어온 것은 9월 8일이었다. 9월 2일 일본에 정식 항복 문서를 받느라 시간이 걸렸다. 미군이 법적 절차를 하나하나 밟는 사이에 소련군은 다짜고짜 탱크를 밀고 내려와 8월 24일 평양을 접수한 뒤 실효적 지배에 들어갔다.

 

소련군의 첫 번째 조치는 조선은행권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소련 군표를 화폐로 쓰는 것이었다. 그 조치는 북한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열흘 만에 취소되었다. 소련군의 행태는 그런 식이었다. 남한의 미군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난폭하고 즉흥적이었다.

 

술 취한 소련군 병사가 한밤중에 은행원 집에 쳐들어가서 머리에 장총을 겨누며 은행 금고 문을 열라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술값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선은행 해주 지점 김유택(훗날 한은 총재, 부총리) 지배인이 그렇게 돈을 털리자 김일성 정권에 환멸을 느꼈다. 정든 고향을 버리고 혈혈단신 서울로 향했다. 한국전쟁 직전 아내와 아들(김철수 전 상공장관)을 서울로 불러들이기 전까지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비슷한 무렵 평양 지점의 유창순(훗날 한은 총재, 국무총리), 청진 지점의 장기영(부총리, IOC 위원), 신의주 지점의 신병현(한은 총재, 부총리)도 비슷한 경험 끝에 서울로 향했다. 평양 지점의 김성환(한은 총재)은 한국전쟁 때까지 기다렸다가 부산에서 합류했다.

 

그 탈북민들은 기상천외한 세금으로 중산층이 파괴되고, 집단학습으로 지식인이 모멸당하는 것을 보고 고향을 등졌다. 아인슈타인처럼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피신한 유태인 과학자들이 미국 사회의 저력이 되었듯이 소련군과 김일성을 피해 남하한 탈북 엘리트들은 훗날 남한 사회의 큰 저력이 되었다.

 

오늘은 우리 근대사에서 특별한 날이다. 1948년 오늘 엘리트들이 이탈한 북한에서 김일성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출범했다. 1945년 오늘은 미군이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 조선총독에게 항복 문서를 받고 군정을 시작했다. 1976년 오늘 중국의 마오쩌둥이 사망했다.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 조선일보(21-09-09)-

________________________

 

 

국군 모독’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

 

제주도 4.3 사건을 무대로 한 영화 지슬의 포스터. 국군이 봇짐을 든 여인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국군을 악마로 묘사한 이 영화는 완성도가 뛰어난 만큼 편향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제주 4·3 사건이 배경인 영화 ‘지슬’의 홍보 포스터엔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눈 국군 모습이 실려 있다. 영화에서 ‘순덕이’라고 불리는 시골 여성은 총을 겨눈 군인이 머뭇거리는 사이 도망가지만 곧 붙잡힌다. 민가의 창고에 갇힌 순덕이는 국군에 의해 극한의 수난을 당한다. 고통과 치욕을 견디다 못해 총을 훔쳐 반항하다 결국 국군에 의해 살해당한다.

 

▶이 영화 속 국군은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 강간, 방화를 일삼는다. 부대장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총칼로 죽인다. 군복을 입은 연쇄살인마다. 영화는 학살에서 시작해 학살로 끝나지만 4·3 사건의 원인이 된 남로당 반란군의 민간인 학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가 지난 4월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오늘의 인권 영화’로 추천됐다.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는 6·25전쟁 때 국군이 패한 금성전투를 무대로 중공군의 영웅담을 그렸다고 한다. 정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런 영화의 국내 유통을 허가했다. 문제가 되자 배급사가 유통을 무기 연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논란이 “새삼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훨씬 전부터 우리 사회 스스로 북한군을 미화하고 국군과 미군을 모욕 모독하는 영화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해 왔기 때문이다.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고 영화제를 휩쓴 경우도 있다.

 

▶영화 ‘고지전’은 ‘금성대전투’처럼 정전(停戰) 직전 혈투를 다루고 있다. 실제 전투에서 수많은 국군이 한 조각 영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런데 영화에서 국군 사령부는 군인을 사지로 몰아넣는 냉혈한, 국군 지휘관은 전쟁터에서 갈피를 못 잡다가 하극상을 당해 죽는 무능력자로 나온다. 국군 병사는 극한에서 살기 위해 동료를 죽이는 비겁자로 묘사된다. 이런 국군은 고지에서 얽혀 싸우던 인민군과 함께 미군 폭격으로 떼죽음을 당한다. 한민족이 미군에 같이 당한다는 설정이다. 한국에선 이래야 흥행이 된다고 한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어야 영화 표가 팔린다는 것이다.

 

▶영화는 영화다. 사실을 비틀 수 있고 선과 악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침략을 당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경우는 영화라도 최소한의 선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선을 넘어야 장사가 된다고 한다. 한 영화인은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을 파괴하려는 쪽이 미군이 아니라 중공군이었다면 흥행이 됐겠느냐”고 했다. 제작사와 배급사, 평론가들이 먼저 외면한다. 적군을 띄우고 국군을 모독하는 게 한국 영화판의 흥행 공식이라고 한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1-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