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世界-人文地理]

[발코니의 마법] [오륜기 다섯 원의 색깔에 대한 오해]

뚝섬 2022. 2. 18. 10:06

발코니의 마법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우리 전통 한옥에는 내루(內樓)가 있었다. 쪽마루를 깔고 테두리에 풍혈(風穴)과 계자각(鷄子脚)을 설치하며 멋을 냈다. 시상(詩想)을 떠올리고, 담소를 나누는 장소다. 가까운 정원이나 멀리 보이는 산까지도 마음에 끌어올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서양 건축에서도 자연에 다가가려는 시도들이 있다. 지면에 붙어 비교적 넓은 면적을 가진 것이 테라스, 벽에 붙어 공중에 매달려 있는 듯 보이는 구조물이 발코니다. 좁은 골목을 맞대고 있는 유럽의 건물들에서 발코니의 역할은 다양하다.

 

좁은 골목을 맞대고 있는 유럽의 도시 건물들에서 발코니의 역할은 다양하다. 빨래를 걸고, 화초도 기르고, 내다보며 외부와 교통하는 다목적 장소가 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빨래를 걸고, 화초를 기르고, 줄에 매단 바구니를 내려 골목을 다니는 상인에게 물건을 사기도 한다. 외부 공간을 내다보며 소통하는 다목적 장소다. 집 안의 어디보다도 자연과 호흡이 가까운 덕에 생활공간을 물리적⋅시각적으로 확장해주는 역할도 한다.

 

발코니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경관도 재미있지만, 발코니를 올려다보는 느낌도 특별하다. 그곳에 등장하는 사람은 지켜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작은 무대로 둘러싸인 주인공이 된다. 뉴올리언스의 ‘마디 그라(Mardi Gras)’ 축제를 흥겹게 만드는 것은 길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뿐 아니라 그걸 발코니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발코니에 등장하는 사람은 지켜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작은 무대로 둘러싸인 주인공이 된다.

 

이런 효과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페론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핑크 팰리스(Pink Palace)’의 발코니를 연설의 무대로 애용했다. 영화 ‘에비타’에서 에바 페론 역할을 맡은 마돈나가 노래했던 바로 그곳이다.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에 바티칸의 성베드로대성당 발코니에서 교황이 메시지를 전하는 의식은 17세기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극장 건축에서도 발코니는 특별석으로 분류, 디자인된다.

 

극장 건축에서도 발코니는 보통 특별석으로 분류, 디자인된다.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배경으로 빈번히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으로 단둘이 만나는 발코니 신일 것이다. 지금도 이탈리아의 베로나에 위치한 줄리엣의 집 중정(中庭)은 그 발코니를 올려다보는 방문객들로 붐빈다.

 

발코니는 단조로운 건물의 표면에 리듬과 조화를 부여하며 여러 가지 마법을 부린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 위치한 줄리엣의 집 중정(中庭). 그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발코니 배경은 빈번히 등장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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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 다섯 원의 색깔에 대한 오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들고(get into the final stage) 있다. 20일 차기 개최 도시(host city)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의 시장에게 올림픽 깃발이 넘어가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come to an end).

 

올림픽기는 서로 얽힌 다섯 원(five interlocked rings)이 그려져 있다고 해서 오륜기라고도 부른다. 만든 지 어언 110년이 다 돼 그 존재에 대해 새삼 많이 생각하지(give them much thought) 않게 된다. 그래서 여전히 세계 5대륙을 의미하고(stand for the five continents of the world), 파란색은 유럽, 노란색은 아시아, 검은색은 아프리카, 초록색은 오세아니아, 빨간색은 미주 대륙을 상징한다고 여긴다.

 

5대륙을 의미하는 것은 맞는다. 그러나 색깔별로 대륙을 상징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51년 총회에서 올림픽 창시자이자 오륜기 창안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이 그런 의도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색깔과 대륙 간의 상관관계를 공식 삭제했다(officially delete their correlations). 이후에도 아시아는 황인이어서 노란색, 아프리카는 흑인이라 검은색, 미주 대륙은 원주민인 인디언 피부가 붉어 보인다고 빨간색으로 했다는 인종차별 논란(controversy over racial discrimination)이 사그라들지(die down) 않자 1976년부터는 ‘세계 모든 국기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색상들(the most commonly used colors on national flags)’이라는 새 정의를 채택했다.

 

전 세계 5대륙 모두에서 참가해 진정한 지구촌 행사(truly global event)가 된 건 1912년 제5회 스웨덴 스톡홀름 올림픽이 처음이었다. 이에 고무된 쿠베르탱은 올림픽을 상징할 오륜기를 고안해 1914년 IOC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첫선을 보였고,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 하계올림픽 때 처음 게양됐다(be hoisted for the first time).

 

이후 오륜기 형태는 지금까지 거의 바뀌지 않았다(remain virtually unchanged up to now). 1957년 고리들 간격을 약간 넓혔을(slightly increase the space between the rings) 뿐이다. 그나마 2010년엔 IOC가 쿠베르탱의 원래 디자인과 간격으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해(decide to go back to his original design and spacing) 사실상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흰색 바탕은 국경을 초월한다는(transcend national borders) 의미이며, 서로 엮인 오륜 마크는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의 만남(meeting of athletes from throughout the world)을 상징한다. 각각의 고리는 균등한 크기로(be equal dimensions) 그려져 평등함을 강조한다(emphasize equality).

 

쿠베르탱은 “내가 선택한 흰색 포함 여섯 색깔을 혼합하면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국가 국기를 복제해낼(reproduce all nations’ flags without exception)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대륙별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올림픽 참가 나라 국기 색깔을 만들어내는 바탕색으로 여섯 가지를 골랐다는 얘기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www.rd.com/article/olympic-rings-meaning/

☞ https://www.today.com/news/olympic-rings-meaning-t224424

☞ https://olympics.com/ioc/faq/olympic-symbol-and-identity/what-is-the-meaning-of-the-olympic-rings

☞ https://olympics.com/ioc/olympic-rings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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