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독일 재무장] [日 방위비 5년 내 2배로... 노골적 군사대국화 경계한다]

뚝섬 2022. 6. 8. 09:55

독일 재무장

 

독일 제국의 중추였던 프로이센은 1806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과 맞섰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역부족이었다. 잇단 전투에서 패한 뒤 틸지트 조약을 맺었다. 엘베·라인강 서안, 폴란드 일부를 넘기고 병력도 4만2000명 이하로 제한됐다. 독일 역사상 첫 군비 제한이었다.

 

▶프로이센은 절치부심했다.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와 참모총장 몰트케의 주도하에 군대를 혁신하고 신무기를 개발했다. 총구가 아닌 총잡이 쪽에서 장전하는 고속 사격 소총과 기관총, 철도를 통한 신속·대량 이동 전략으로 1866년 유럽 최대 제국이었던 오스트리아에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4년 후 프랑스와 한 전쟁에선 폭발력과 사거리,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커진 대포를 선보였다. 이는 스당 포위전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나폴레옹 3세의 항복을 받아냈다. 1871년 통일 이후에도 군비를 급속 확장해 당시 패권국인 영국이 위기감을 토로할 정도가 됐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으로 영토의 15%를 잃고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됐다. 징병 제도는 폐지되고 병력은 10만명으로 제한됐다. 전차·군용기·잠수함 보유가 금지되고 무기 공장도 폐쇄됐다. 이에 대한 독일 국민의 좌절감과 분노를 이용해 집권한 것이 히틀러다. 히틀러는 1935년 재군비 선언 뒤 신형 전차와 폭격기, 잠수함, 초대형 전함을 선보이고 기계화 부대와 공군을 창설했다. 독일이 만들면 대부분 세계 최신 최강의 무기가 됐다.

 

▶독일은 2차 대전 패전 후 다시 무장 해제됐다. 한국전쟁 여파로 1955년엔 독자 군대를 보유하고 NATO에도 가입했지만 전범국이란 굴레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1991년 통일 이후엔 군사력을 크게 줄였다. 병력은 최대 50만명에서 17만명으로 줄고 전투기·전함·전차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사실상 허울뿐인 군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독일이 재무장을 선언했다. 1000억유로(약 134조원)의 특별 방위 기금 조성안을 틍과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독일 국방비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셋째로 올라섰다. 최신형 스텔스기인 F-35를 대량 구매키로 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언론은 ‘역사적 전환점’이라 한다. 국민 대다수는 물론이고 주변국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에 패해 무장 해제됐던 독일이 러시아 때문에 재무장의 길로 돌아선 것이다. 독일이 무장하면 너무 강해져 결국 비극을 불렀다. 이번만은 예외이길 바란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2-06-08)-

 ______________________

 

 

日 방위비 5년 내 2배로… 노골적 군사대국화 경계한다

 

일본이 방위비를 향후 5년 내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는 내용이 명시된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 기본방침’을 어제 국무회의에서 채택했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일본의 방위비는 지금보다 5조 엔(약 50조 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방위비 총액이 100조 원대를 넘어서면서 세계 9위였던 순위가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의 방위비를 GDP의 1% 수준으로 유지해온 기존의 원칙을 깨는 파격적 증액 시도다. 예산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군사력 증강을 목표로 한 안보정책 전환의 큰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일본 정부는 올해 개정키로 한 국가안보전략에 ‘적(敵) 기지 공격 능력’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군대 보유와 무력행사의 길을 열기 위한 평화헌법의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이미 최신 전투기로 무장하고 탄약 비축량을 늘리며 공격형으로 무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격화하는 미중 간 충돌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군사력 강화의 이유로 들고 있다. 전쟁의 포성이 불붙인 글로벌 군사력 증강 흐름에 올라타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겠다는 계산이다.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국방비를 늘리는 추세는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독일만 해도 나토(NATO)로부터 ‘채무 불이행’ 국가라는 비판과 함께 증액 요구에 시달렸던 사례로,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 타국의 움직임이 전범 국가인 일본의 군사대국화 시도를 정당화해줄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동북아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등 역내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침략국이었던 일본을 향한 주변국들의 불안과 경계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은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참회 없이 군사력 증강에만 골몰하고 있다.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지만 그것만으로 민감한 군사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의 우려와 비판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과거사의 반성, 해결이 선행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동아일보(22-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