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어민들 ‘남한서 살겠다’ 했는데 “귀순 의사 없었다”는 정의용]
[여야 장외 공방 멈추고 특검·국조로 ‘어민 북송’ 진상 밝히라]
[美 장교가 쓴 ‘한국 주도 통일’]
탈북 어민들 ‘남한서 살겠다’ 했는데 “귀순 의사 없었다”는 정의용

2019년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들이 자필로 ‘남한에서 살고 싶다’고 보호 신청서까지 쓴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들이 출생지·가족·학교·경력 등을 A4 용지 20장에 쓰면서 귀순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이들은 나포 직후 우리 해군에도 귀순 의사를 전했고 판문점에서 북송될 때는 자해까지 하며 저항했다. 북송 당시 사진뿐 아니라 영상까지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강제 북송을 주도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나포될 때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애당초 진정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발뺌한 것이다. 귀순 의향서까지 쓴 탈북민을 진정성이 없다고 북송한 전례는 한번도 없다. 그 자체로 헌법 위반이다.
정 전 실장은 “그들은 희대의 살인마”라며 “북한 범죄에 대해 우리 법원이 형사 관할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어떻게 흉악범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 당시 국정원 조사관들은 “합동 조사 진행 도중에 갑자기 북송 지시가 내려왔다. 조사할 것이 더 있었는데 중단돼 황당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북한은 헌법상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법원이 형사 관할권을 갖는다. 수사도 않고 관할권 운운하는 건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그러고도 “최선을 다했고 거리낄 게 없다”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지금 유엔과 미 의회, 국제 인권 단체들까지 문 정부의 반인권적 강제 북송을 규탄하고 있다. 영국 의회의 ‘북한 문제 의원 모임’은 누가 북송을 지시했는지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핵심 당사자인 서훈 전 국정원장과 김연철 전 장관은 미국으로 출국해 버렸다. 정 전 실장은 민주당 의원을 통해 궤변과 다름없는 변명만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계속 침묵 중이다. 결국 김정은과 정상회담 쇼를 위해 북 주민을 제물로 바친 것 아닌가. 누가 왜 어민들의 귀순 의향서를 받고도 조사를 중단시킨 채 서둘러 북송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
-조선일보(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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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送되면 어떤 일 당할지 뻔한데, 文 정부 인사들 “北 어민 귀순 진정성 없었다”고. 그걸 믿으라는 건가.
-팔면봉, 조선일보(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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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장외 공방 멈추고 특검·국조로 ‘어민 북송’ 진상 밝히라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현 정부가 기존의 판단을 어떤 이유로, 또 어떤 과정을 통해 번복했는지도 특검과 국조에서 함께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여당은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했는데, 야당에서도 국조 수용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년 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정부의 북한 주민 첫 추방 사례라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조사와 추방 결정 과정에 의문이 많다. 당초 통일부는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의 귀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어 5일 만에 북으로 추방했다고 국회에서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추방에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통일부는 “입장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통일부는 탈북 어민이 북송에 저항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10장을 최근 공개했다. 국정원은 합동조사를 조기에 종료시킨 혐의로 서훈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반대의 주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야당은 검찰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조사 방법은 특검 외에는 사실상 없다.
국정원과 국방부, 통일부 등 외교 안보 관련 부처의 보고 자료와 옛 청와대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서류는 비공개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어 있다.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가 아니면 열람 자체가 불가능하다. 의석 구성상 여야 양쪽의 동의가 진상규명의 전제 조건인 셈이다. 국회가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을 특검 수사나 국조 대상으로 먼저 정해야 신속한 진상 규명이 가능하고, 향후 혼선의 여지도 줄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핫라인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자체 감찰에 착수하자 야당은 “안보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정부 관련자들이 해야 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여야가 자체 태스크포스를 각각 구성해 유리한 정보만 경쟁적으로 발굴해서 공개하면 실체적 진실은 사라지고, 정치적 공방만 남게 된다. 여야는 하루빨리 특검과 국조에 합의해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안보정쟁’을 멈춰야 한다.
-동아일보(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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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교가 쓴 ‘한국 주도 통일’
최근 미국 공군 산하 교육기관 공군참모대학 발행 학술지에 한국 군대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B-1 폭격기 파일럿 출신의 전략 담당 참모 마이클 애드먼스턴 대령이 쓴 ‘통일 한국군의 잠재력: 문화적 해석’이다. 향후 남북통일 상황을 가정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전망하고, 통일한국군과 미군 역할을 제언했다. 북핵 문제가 당장의 위협인 현실에서, 현직 장교가 ‘통일 이후’까지 내다보고 쓴 논문에 눈길이 갔다.

2018년 4월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같이 부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저자는 “남북 분단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만, 통일은 미래 어느 시점에 일어날 수 있다”며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점진적 평화통일, 무력 통일, 북한 붕괴다. 그러면서 “첫째 시나리오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어떤 시나리오든 통일 과정은 결국 한국이 지배할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저자는 통일한국군이 통일 과정에서 옛 조선인민군 병력을 잘 통합해 국가 건설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북한을 복속된 국가(subjugated state)라고 표현하면서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가 복속된 국가의 군대를 통합한 뒤 재교육시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수단”이라고 했다. 저자는 미군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에 맞선 억제·균형자, 한국의 북한 지역 안정화를 돕는 지원자 역할 등을 제언했다.
개별 저자의 주관이 투영된 논문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로 한·미, 남·북관계 틀이 재설정되는 시점에 사실상 한국 주도 흡수통일 시나리오를 공개 언급한 논문이 군 공식 채널에 소개된 것이 주목된다. 남북 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일반적 기대감이 투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달초 하와이에서 진행된 미국 주도의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병대 군용차량의 모습. 최근 현직 미 공군 장교가 남북통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며, 한국군이 옛 북한군 병력을 흡수한 통일한국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림팩 공식 페이스북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대북 정책에서 ‘한국 주도 흡수통일’ 개념은 철저히 금기시돼왔다.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집권기인 2017년 렉스 틸러스 당시 국무장관이 “북한 정권 교체·붕괴·통일 가속화를 시도하지 않고, 비무장지대(DMZ) 파병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4개의 노(no)’ 발언으로 문재인 정부에 호응했다. 지난 정부가 낭만적·굴종적 대북관으로 남북 관계를 뒤틀리게 한 사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이 벌어졌다.
두 사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는 까닭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상 국토를 불법 점령 중인 반국가단체가 국민 목숨을 짓밟도록 전 정부가 손을 놨거나 더 나아가 협조했다는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통일의 주체는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확실히 전해야 한다. 70여 년 전 건국 과정, 정치 체제와 현재의 국제사회 위상까지 대한민국이 통일의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건 필연적이다. 북한 눈치 보느라 당연한 사실을 금기시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정지섭 기자, 조선일보(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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