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가이아나 광구·탄화수소… ]
[유전 개발까지 정치화, 추가 검증도 검토해볼 만]
[“파봐야 안다”… 유전 의구심 해소 못한 액트지오 고문 회견]
남미 가이아나 광구·탄화수소…
남미 가이아나 광구
21세기에 발견된 최대 규모의 심해 유전이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7년의 탐사 끝에 2015년 가이아나에서 석유 시추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총 110억 배럴에 달한다. 가이아나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원유를 생산·수출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하루 40만 배럴가량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농업국가로 2010년대까지 남미 최빈국이었던 가이아나는 유전 개발로 단숨에 신흥 산유국이 됐다. 지난 5년간 국내총생산(GDP)이 5배 증가하는 등 경제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2027년까지 추가 유전 개발을 통해 대표적인 산유국인 카타르에 맞먹는 수준인 하루 120만 배럴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탄화수소(hydrocarbon)
탄소(C)와 수소(H)만으로 이뤄진 유기 화합물로 석유와 천연가스, 파라핀 등이 대표적인 탄화수소다. 일반적으로 석유를 시추할 때 탄화수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층에 시추관을 내려 산출능력을 시험하게 된다. 그 후 시료를 채취해 압력 등을 측정하면 기대되는 매장량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탄성파 데이터
본격 시추 탐사를 하기 전 물리 탐사 과정에서 검출해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을 추측하는 데이터. 탄성파를 쏴서 파장이 돌아오는 데이터를 수퍼컴퓨터 등으로 분석해 석유·가스가 있는 지질 구조를 분석한다. 2D(2차원)와 3D 탐사로 이 데이터를 얻으면 복잡한 해저 지질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석유 매장 기준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근원암(source rock), 저류암(reservoir), 트랩(trap), 덮개암(cap rock)이 있어야만 유전이 존재할 수 있다. 근원암은 유기 물질을 석유 또는 천연가스로 전환시켜 주는 암석이다. 저류암은 근원암에서 생성된 석유가 스며든 암석을 말한다. 덮개암은 석유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저류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암석을 말하고, 이처럼 석유가 저류암 내에 모이게 할 수 있는 조건을 트랩이라고 부른다.
☞아브레우 고문은 누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 개발·탐사 분야에서 40년 가까이 활동해온 브라질 출신 컨설턴트다. 2016년 미국 휴스턴에 지질 탐사 전문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ACT-GEO)를 설립해 22국 31개 현장에서 지질 평가와 시추 사업에 관여했다. 미 아파치(Apache), 중국해양석유(CNOOC) 등 40여 개 업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5년에는 미 정유사 엑손모빌에서 지질그룹장을 맡아 최대 심해 석유·가스전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에 참여했다. 당시 시추 성공 확률을 16%로 제시하며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미국의 지질 분야 최고 명문인 라이스대에서 지질학·지구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재희 기자(외), 조선일보(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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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개발까지 정치화, 추가 검증도 검토해볼 만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부레우 고문이 방한해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시추공을 뚫어본) 기존 세 유정을 연구한 결과 유망 구조 7개를 도출했고, 여기에 35억~140억배럴에 해당하는 탐사 자원량을 추정하게 됐다”면서 “입증 방법은 시추뿐”이라고 했다. 그는 “(자원 부존 여부와 부존량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인) 탄화수소를 찾아내지 못한 점은 부담”이라면서도 “탐사 성공 확률 20%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일대에 석유·가스가 최대 140억배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5000억원 이상 들어갈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산업부 장관은 “140억배럴의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2262조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액트지오가 지명도 낮은 소규모 업체라는 점, 동해를 16년간 탐사했던 호주 최대 석유 개발 기업이 작년 1월 “장래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 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시대착오적 산유국 코미디”라고 했다. 야당의 정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 한국은 거의 모든 현안이 정치화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유전 개발도 정치화하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성공적 유전 개발은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도박 같은 사업이다. 세계 최고 유전 중 하나인 북해 유전은 시추가 무려 35회 연속 실패한 뒤에 마지막 한 번이 성공한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작의 시작 단계에 있다. 이를 대통령이 나서서 발표한 것은 성급했으며 정치화를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자원 개발 문제만 나오면 비난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도를 넘은 정략이다. 민주당식이면 한국은 북해 유전 같은 자원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정치 논란 때문에 시추를 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 문제는 정치화됐다. 국민 세금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만큼 정치적 논란을 줄여야 하며, 국민 이해를 더 구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더 큰 브랜드 파워와 탐사 성공 이력을 가진 기관의 검증을 한번 더 거치는 것이다.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오기를 부릴 이유가 없다. 추가 검증에도 시추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 민주당은 더 이상 이를 정략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조선일보(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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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봐야 안다”… 유전 의구심 해소 못한 액트지오 고문 회견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대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평가 결과를 설명하고 제기된 의혹에 답했다. 그는 “석유·가스가 생성될 수 있는 4가지 지질학적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기존 유정 3곳을 연구해 실패 원인을 찾아냈고 영일만 심해 7곳에서 유망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큰 지질 구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가 이례적으로 복수의 연구기관이 탐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를 찾지 못해 리스크가 있고 “결국 입증하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액트지오에 대해 제기된 의혹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상 1인 자문기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아브레우 고문은 회사 주소지가 자신의 집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분석팀이 세계에 흩어져 근무하고 있고 업무 특성상 사무실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2016년 설립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했는데, 2년 전까지는 연 매출이 3000만 원대에 불과했고 한국 사업에 참여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7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해당 지역을 오래 탐사했던 호주 기업이 장래성이 없다며 철수한 것도 석연찮다.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심해 탐사를 진행하다 지난해 1월 돌연 철수했다. 정부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사업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더 이상 유망하다고 볼 수 없는 지역에서 철수했다”며 한국을 지목했다. 이에 정부는 “심층 평가를 통해 내려진 결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남아 있다.
자원 개발은 희박한 가능성과 반복되는 실패에도 도전해야 하는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초기 단계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정쟁과 의혹이 제기된 측면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교차 검증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과학적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소모적인 논란을 줄이는 길이다.
-동아일보(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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