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美日中 정상 연쇄 통화… ‘줄타기’ ‘일방향’ 아닌 교량 외교를]
[李-이시바 첫 통화서 ‘상생’ 다짐… 일관성 유지가 실용적 국익]
[한일 정상도 통화, 외교 첫 단추 잘 끼웠다]
李, 美日中 정상 연쇄 통화… ‘줄타기’ ‘일방향’ 아닌 교량 외교를
대통령실 제공, 동아일보 DB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한중 양국이 호혜평등의 정신 아래 경제 안보 문화 인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요 관심사를 존중하고 올바른 궤도를 따라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민이 우호 감정을 높이고 체감할 수 있는 협력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졌다.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새 정부의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기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통화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셰셰” 발언 같은 이 대통령 언사를 둘러싼 논란과 그에 따른 친(親)중국 이미지는 이재명 외교의 첫걸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 때문인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 동맹” “중요성이 더욱 증대하고 있는 한일 관계” 같은 외교적 수사 없이 담담하게 한중 교류·협력을 주문한 것이 오히려 눈에 띈다. 친중 이미지 불식을 위한 톤 조절이 아니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백악관에서 ‘중국의 영향력 우려’라는 뜬금없는 반응이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도 늦어지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게 불과 며칠 전이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시험대에 든 지는 이미 오래다. 우리 외교의 중심축은 미국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는 없다. 미국과의 동맹에 단단히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척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국은 최근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각각 협력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마저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던졌다.
전임 두 정부는 각각 ‘균형 외교’와 ‘가치 외교’를 내세웠지만 줄타기식 저자세와 경직된 일방 직진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세계적 진영 대결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유별난 초강대국 지도자가 기존 질서를 흔드는 작금의 정세는 한국 외교에 위기만이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선택을 강요당하는 낀 신세가 아니라 새 질서를 함께 만드는 교량국가 역할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중견국 외교를 위해선 무엇보다 당당하고 유연해야 한다.
-동아일보(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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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李 대통령 통화에서 ‘美 우선 외교’ 견제. ‘安美經中 말라’는 美 요구와 균형점 찾는 과제 현실로.
-팔면봉, 조선일보(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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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이시바 첫 통화서 ‘상생’ 다짐… 일관성 유지가 실용적 국익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오른쪽 사진)와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AP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오늘날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미래 도전과제에 같이 대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양국 정부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기반을 바탕으로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 취임 닷새 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 간 25분 통화에서 껄끄러운 과거사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사실 축하와 감사, 미래 협력에 대한 덕담으로도 시간이 모자랐을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주문하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은근히 기대하는 뉘앙스였고, 이시바 총리는 “양국 정부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기반”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때의 긴밀한 협력 기조 계승을 바라는 분위기였다.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에 대해 “굴욕 외교”라며 누구보다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일 관계에서도 실용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협력할 건 협력하고 정리할 건 정리하는 합리적 관계’ 설정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한때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라고 비판했던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서도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론 새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 때만큼의 강력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법을 내세우면서도 “과거사 문제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가 늘 잠복해 있는 한일 관계에서 미래 협력 사안과의 분리 접근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간 한일 관계의 부침은 무엇보다 일본의 무책임이 원인이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던 우리 정책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한일 관계는 한미 동맹의 연장선으로서 한미일 3국 협력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전임 정부의 대일정책은 거센 반발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핵 위협의 고도화와 세계적 진영대결의 격화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새 정부에도 다른 선택의 여지는 크지 않다. 완급은 조절하더라도 그 기조는 이어가야 한다.
-동아일보(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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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도 통화, 외교 첫 단추 잘 끼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엿새째인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해 나가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당국 간 의사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한 데 이어, 두 번째 정상 간 통화를 일본 총리와 한 것은 의미가 있다. 새로 취임한 한국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 중 어디 정상과 먼저 통화를 하는지는 항상 주목을 받았다. 그것이 새로 출범한 정부의 외교적 우선순위를 가늠하는 잣대처럼 돼 있는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아베 당시 일본 총리보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먼저 통화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에게 “오늘날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북·중·러가 밀착하는 현 정세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북한이나 중국의 위협을 한국과 가장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국가가 일본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미래의 도전 과제에 같이 대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한일은 경제나 과학기술 측면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일본과 관련한 발언의 진폭이 너무 커서 진의가 불확실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역사의 수레바퀴를 해방 이전으로 돌리는 패착”이라고 했고, 2022년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했다. 이날 이시바 총리와의 통화가 이런 과거 발언에 대한 미국 등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한일 관계의 부침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구태도 없어져야 한다. 이 대통령의 외교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평가한다.
-조선일보(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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