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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져서 죄송합니다] [윗물이 뻔뻔하니 아랫물도 뻔뻔하다] ....

뚝섬 2025. 7. 31. 12:34

[유명해져서 죄송합니다]

[윗물이 뻔뻔하니 아랫물도 뻔뻔하다]

[인사 실패 막으려면 ‘後검증’ ‘세평검증’ 개혁해야]

 

 

 

유명해져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사과의 주체와 배경에 따라 다양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2030세대 사이에선 걸그룹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의 “연애해서 죄송합니다”가 화제였다. 남자 배우와 열애설이 불거진 뒤 일부 극성 팬들이 “우리가 네게 주는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냐”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트럭 전광판 시위에 나섰고, 카리나는 자필 사과문을 썼다. 걸그룹 수익 모델은 팬덤 비즈니스임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는데, 사과문에 수만 개 댓글이 붙으며 K팝 문화에 대한 국제적 논란도 촉발됐다.

 

한국 사회의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을 담은 ‘죄송’도 있다.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형용사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 경우다. 취업 시장에서 연패하고 있는 문과 출신들의 자학적 농담이자, 현실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물론 작년 10월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금일부로 ‘문송합니다’ 사용 금지”라는 발랄한 반격도 등장했다.

 

▶4050 이상 세대는 고인이 된 코미디언 이주일(1940~2002)의 ‘죄송’을 잊을 수 없다. 특유의 더듬거리는 말투로 슬쩍 던지는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말이다. 물론 이 경우는 공식 사과가 아니라 개그적 장치다. 특정 인물이나 타인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자기 희화화를 통한 유머였고, 이주일 특유의 인간적 매력과 입담이 ‘못생겨서 죄송’을 시대의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 하나의 희한한 ‘죄송’이 추가됐다. 과거의 전방위 막말로 논란이 된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생방송 중인 29일 국무회의에서 “유명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사과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이전에 최 처장이 “정치판에 얼씬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비난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민주당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공격했던 우상호 정무수석도 국무회의에 함께했지만, 정작 당사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그의 과거 발언은 “민족의 커다란 축복”이었다.

 

▶ 최 처장은 이주일식 ‘죄송합니다’로 논란을 가라앉히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실수나 약점을 유머로 승화하는 방식 말이다. 하지만 최 처장의 ‘죄송’은 불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논란의 원인에 대한 사과는 빼고, 논란의 결과인 자신의 유명세에 초점을 맞춘 탓이다. 여당에서조차 부적절한 사과라고 비판하자, 그는 다시 서면 사과문을 발표했다. ‘죄송’ 발언으로 그가 좀 더 유명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어수웅 논설위원, 조선일보(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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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물이 뻔뻔하니 아랫물도 뻔뻔하다

 

[송평인 칼럼]

형사재판 받던 사람이 대통령 되고
수사받아야 할 사람이 총리 되니
장관들은 스스로도 못 믿을 거짓말 늘어놓고
차관급 기관장은 거의 ‘악’ 소리 날 수준

 

김민석 총리처럼 배추 농사에 2억 원을 투자해 월 450만 원씩 벌 수 있다면 나도 그러고 싶다. 누구도 못 믿을 말을 하면서도 통장 하나 증거로 내놓지 않았다. 그는 또래들이 고참 대리나 신참 과장을 하고 있을 나이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니 운동권의 쓴맛을 본 게 아니라 운동권의 단물을 빤 첫 386세대다. 그 후 한동안 정치 낭인이 된 것은 정몽준으로 줄을 잘못 섰다가 그렇게 된 것으로 자업자득일 뿐 운동권 경력과 상관없다. 게다가 불법 정치자금까지 받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범죄 전력을 고려하면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총리가 됐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표절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에 대해서는 더 보탤 말이 없다. 둘을 같이 사퇴시킬 줄 알았다. 그렇게 못 한다면 강선우를 버리고 이진숙을 살리려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선택은 강선우였다. 인터넷에 ‘갑질녀라고 욕하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따뜻한 이불 덮어준 적 있더냐’라는 말이 회자됐다. 강선우까지 접어야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비서실 파견 근무 중일 때 부인이 서울 한남동 일대 도로 부지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매입해 7∼8배의 차익을 얻었다. 조 장관이 부지를 매입한 5개월 뒤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됐다. 도로 부지는 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재개발 지정이 안 되면 돈을 다 날릴 수 있다. 100% 확신이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는 ‘투기가 아닌 횡재’라고 했는데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그런 횡재의 기회가 하필 대통령비서실 파견 근무 때 주어졌다면 장관 자리는 줘도 마다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였던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군의 문민 통제는 군을 유권자가 선출한 권력, 즉 대통령이나 의회의 통제하에 둔다는 의미일 뿐 국방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럼에도 군 면제자 대통령이 기어이 임명한 방위병 출신 안규백 장관은 14개월 복무 후 대학에 복학했다고 주장했으나 병적에는 22개월 근무로 돼 있다. 8개월이 왜 연장됐는지, 탈영 혹은 징계와 관련이 있지 않은지 의혹이 제기됐다. 나도 민주화 직전에 군 복무를 했지만 그때가 쌍팔년도(단기 4288년·서기 1955년) 군대가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병사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제대 날짜가 함부로 바뀔 수 없다. 그는 기록 제시 없이 국가의 병무 행정 착오라고 강변했다.

장관으로 임명된 자들의 뻔뻔함의 수준이 이미 전례를 넘었지만 아직 임명을 앞둔 꼬리 부분이 남아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딸은 그가 대표로 재직했던 네이버 미국 자회사에 별다른 경력 없이 취직한 뒤 미국 영주권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는데 그는 딸이 회사에 지원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최 후보자라면 누가 그런 변명을 하면 믿어 주겠는가. 윤석열 정부의 첫 조각에서 낙마한 장관들이 대부분 아빠 찬스와 관련이 있다. 아빠 찬스로 오해받을 일을 했으면 딸을 위해서라도 장관 지명을 수락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 사실상 아니라고 답한 이들만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영훈 노동부 장관, 권오을 보훈부 장관 등 4명이나 된다. 노무현 정권에서 주적 표현을 뺀 장본인이었던 이 원장은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으나 무엇이 어렵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보훈 경력 하나도 없는 권 장관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하다”고 했으나 역시 뭐가 애매하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민노총 위원장 시절 ‘김일성 조문’ 방북을 시도했던 김 장관은 요리조리 질문을 피해 다녔다. 정 장관만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는데 그것은 단호함이 아니라 다른 세 사람과 달리 일말의 염치도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주적 대신 위협세력이라고 말장난을 했으나 김정은은 뭐 어려울 것도 애매할 것도 없다는 듯 남한을 향해 주적이란 표현을 날렸다. 그것은 주적을 주적이라고도 부르지 못하는 자들을 향한 조롱이자, 비굴한 자들에게 비굴함을 깨닫게 하면서 그 이상의 충성을 요구하는 주먹 세계 특유의 압박이었다.

대통령의 눈이 너무 높아서 걱정이라는데 거리에는 ‘윗물이 뻔뻔하니 아랫물도 뻔뻔하다’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무슨 다른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인사 청문이 있는 장관급이 이럴진대 그런 것도 없는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등 차관급 이하에 대해서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송평인 칼럼니스트, 동아일보(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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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실패 막으려면 ‘後검증’ ‘세평검증’ 개혁해야

 

고위 정무직 인사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실의 불투명한 사전 검증과 국회의 정쟁화된 사후 검증이 맞물리며, 장관 후보자 낙마와 대통령비서관 자진 사퇴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검증의 첫 단계인 대통령실 인사시스템의 본질적인 문제는 협력이 아닌 경쟁 구조에 있다. 최종 후보자 결정이 대통령 측근 간 정치적 힘의 논리에 좌우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법적 근거가 모호한 ‘세평’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정보 제공자의 사적 감정 등에 의해 왜곡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크다.

인사청문회는 ‘신상털기’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라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후보자가 가족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고, 위증을 해도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 특히 국무총리와 같은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직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무위원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다.

 

한국 인사시스템 실패의 원인은 국회 청문회로 미루는 ‘후(後) 검증’ 구조에 있다. 미국은 백악관 인사관리실(PPO)이 인재 발굴을, 연방수사국(FBI)이 사실 확인을, 정부윤리청(OGE)이 윤리 검증을 각각 담당함으로써 상원 청문회 이전에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영국은 독립공무원위원회를 통해 인사 과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한다. 프랑스나 독일은 장기적인 인재 양성 관점에서 전문적 역량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한다.

이런 관점에서 고위 정무직 인사시스템의 개혁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립 인사 검증 기구인 가칭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처’의 신설이다. 인사검증처는 경찰의 세평 대신 사실관계를 조사하며, 재산 공개 내역과 잠재적 이해충돌 문제를 분석한다. 후보자의 금융정보, 수사 기록 등에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고, 최종 인사검증보고서를 대통령과 국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한다.

둘째, 국회 인사청문회는 두 단계로 진행하되, 첫 단계는 소관 상임위원회 내에 비공개 ‘청렴성 검증 소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가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분석한다. 소위원회는 심사 후 적격, 부적격 의견을 본위원회에 보고한다. 두 번째 단계는 공개 검증 절차로, 1단계를 통과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정책 비전, 전문성, 직무 수행 능력 등 역량 검증에 집중한다. 이원적 청문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검증 기간은 현행 20일에서 30∼45일로 늘리고, 자료 제출 및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국회에 부여한다.

셋째, ‘고위공직자 임명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재산 형성 및 납세의 투명성,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윤리 기준 등 체계적인 기준을 마련한다. 정권마다 달리하는 인사 검증 기준에 대한 논란을 없애자는 것이다. 후보자가 고의로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중대한 사실을 은폐한 경우, 자격을 박탈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이 같은 인사시스템 개혁은 역량 있는 인재들의 공직 진출 매력을 높이고, 국정 운영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동아일보(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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