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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Y2R 세대] [노인 보는 시선,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 청년 56% "우리 일자리 뺏겨", 77% "복지 늘면 우리만 부담"

뚝섬 2018. 3. 19. 08:07

2Y2R 세대


한 사람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딱지를 떼게 됐다. 경찰한테 "내 칠십 생일날인데 좀 봐달라"고 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지켜봤다. 경찰은 무표정하게 과태료 고지서를 작성하고는 건넸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반한 사람은 "너무하네" 하면서 차에 올라타 고지서를 펼쳐 봤다. 거기엔 '생신 축하합니다. 어르신'이라 적혀 있었다. 이것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현실은 좀 다른 것 같다. 은퇴한 동창을 만났더니 헬스클럽 열심히 다닌다면서 "너도 빨리 헬스 등록해. 육십 전에 등록하면 육십 넘어도 계속 다닐 수 있지만 육십 넘기면 등록을 아예 안 받아주거든"이라 했다. 나이 든 사람이 물을 흐린다는 것이다. 경로(敬老)는 점점 사라지는 사회다



▶노인 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고 한다. 급증하는 노인 인구는 복지 비용을 쓰기만 한다. 그걸 젊은 층이 부담해야 한다. 노인들은 "우리도 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졸업이 곧 실업'인 젊은이들의 축 늘어진 어깨를 보면 정년 늦춰달라거나 일자리 만들어달라는 말이 나오기 어렵다. 바야흐로 노인과 젊은이 간 '세대 전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백세 인생에서 전반기 50년이 '번식기'라면 후반기 50년은 '번식 후기(後期)'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은 번식을 멈추고도 수십 년 더 사는 별난 동물"이라는 것이다('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그런데 60, 65세에 은퇴하면 유년·청소년기에 노년기를 합쳐 인생 절반은 먹고 노는 체제인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인간 사회 지탱을 위해서도 은퇴 후에도 일하는 이모작(二毛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젊은 노인' '은퇴하기엔 너무 젊은 2Y2R(too young to retire) 세대'로 부른다고도 했다.

▶서울대 김태유 교수도 '은퇴가 없는 나라―국가 경제를 이모작하라'는 책에서 '활동적 고령화(active ageing)'를 주장했다. 젊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은퇴(retire)하지 말고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re-tire) 인생 마일리지를 새로 쌓기 시작하자는 것이다. 돈은 좀 덜 받더라도 판단력, 네트워크, 노하우를 살려 노인이 비교 우위를 갖는 직종에 종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볼펜 인생이 아니라 그때그때 지식 잉크를 재충전해 쓰는 만년필 인생을, 젊은 세대에게 업신여김당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는 뜻으로 이해됐다. 


-한삼희 수석논설위원, 조선일보(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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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보는 시선,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 노인인권보고서
고독사·학대·차별 관련 질문엔 청년이 老人보다 2배 이상 '걱정'
일본처럼 노년 두려움 확산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 세대 간 경제·정치·사회적 이해관계가 날이 갈수록 매섭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에선 노인을 경멸하는 언어가 쏟아진다. '경로(敬老)'는 옛말이고 '혐로(嫌老)'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는 것은 노년층만이 아니다. 언젠가 노인이 될 미래를 상상하며 20·30세대까지 우리 사회의 '혐로 현상'을 걱정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처음 '노인인권 종합보고서'를 만들었다. 노인 인권 침해와 그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 전국 노인(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 500명을 설문했다. 본지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노년층보다 청년층이 노인의 처지를 더 비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19~39) 80.9% '우리 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이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된다'고 답했다. 노인 응답률(35.1%) 2배 이상이다.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은 일자리·복지비용 등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종합보고서에서 청년 56.6% '노인 일자리 증가 때문에 청년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노인 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한 청년 비율은 77.1%에 달했다. 고령사회로 청년들의 부담이 느는 것이 노년에 대한 두려움을 낳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을 노후생활에 필요한 만큼 받지 못한다'는 문항에 대해 청년 80%가 동의했다. 세대 갈등에 대해서도 청년층이 훨씬 심각하게 느꼈다. '노인·청년 간 갈등이 심하다'는 문항에 20·30세대 81.9%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노년층(44.3%)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연구를 맡은 원영희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노인이 됐을 때 겪을 상황에 대해 현재 노인들보다 더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를 놔두면 '노화 공포증'이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이 학대·방임을 당한다'는 문항에 노인들은 10% '그렇다'고 답했지만, 청년들은 85.2%가 동의했다. '고독사() 가능성' '나이로 인한 직장 내 차별' 등에서도 실제 노인이 느끼는 체감보다 청년들의 걱정이 2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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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로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먼저 진입한 일본에서도 3~4년 전부터 '노년 혐오'를 의미하는 '혐로(嫌老)'라는 신조어가 쓰인다. 노인 세대 부양에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넘어 노인이 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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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이런 노년 혐오도 그만큼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지난해 8월 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중이 14% 이상)에 진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분배 문제와 부양 의무 등 세대 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 노인 혐오는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노인에 대한 반감이 차별을 낳고, 결국 노인 인권 악화와 노년 혐오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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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혐오는 실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유행한다. '틀딱(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을 비하)' 같은 표현들이다. 지난해 '태극기·촛불'로 상징되는 세대 간 정치적 갈등을 겪으면서 이런 노인에 대한 혐오는 더 증폭됐다.

 

-안상현 기자/김은경 기자/안영 기자, 조선일보(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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