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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후보 누굴 의식했나] 북한 '입맛'을 가장 잘 맞추는 통일부 장관 탄생.. ["죄송"뿐인 장관 청문회, 이러고 장관 되면.. ]

뚝섬 2019. 3. 28. 06:15

김연철 후보 누굴 의식했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어록(語錄)을 남겼다. 교수 시절 주장과 청문회 때 입장이 배치된다는 지적엔 "학자의 생각은 진화할 수 있다"고 변명했고, 통일에 대해선 "농부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통일은 도둑처럼 오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유독 말을 돌리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던 질문이 있었다. '북한의 인권유린 사례를 다섯 가지만 대보라'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의였다.

김 후보자는 이 의원 질문에 처음에 "저는 북한 연구자였다"고 했다. 이날 이 의원이 일곱 차례에 걸쳐 "다섯 가지 구체적 사례를 얘기해달라"고 했지만 김 후보자는 딴 얘기만 했다. "(원장을 맡았던) 통일연구원에선 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정부도 북한 인권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저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글을 쓴 적도 있다"는 게 김 후보자의 대답이었다. 그는 계속되는 이 의원의 집요한 질문에 "북한 인권 증진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는 말로 피해 나갔다. 도대체 누구를 의식했던 것인가
.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복형(김정남) 암살과 고모부(장성택) 처형, '아오지 탄광'으로 대표되는 강제 노역, 정치범 수용소 등 김정은 정권의 인권 탄압 사례를 대답하지 못할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 김 후보자 역시 '몰라서' 답하지 않은 게 아닐 것이다. 인권 문제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 정권의 심기를 미리부터 살피느라 대답을 회피했던 것이다. 순간만 모면하면 장관이 되는 데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벌써부터 미래의 '협상 파트너'인 북한을 의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간 김 후보자는 남북 경협 등 다른 이슈에 비해 북한 인권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는 약 1년 반 동안 통일부 북한인권증진 자문위원을 지내며 회의에는 단 한 차례만 참석했다. 한 언론 기고문에선 "(북한) 인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북핵 문제는 당면한 현실"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후순위에 놓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기이한 청문회 답변을 놓고 북한 인권 운동가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앞으로 북한 인권은 더 찬밥 신세가 될 것"이라며 절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 후보자는 학자 시절 본인 의견과 다른 주장에 대해선 여야(與野)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쏟아냈지만 유독 북한과 김정은 정권에 대해선 관대했다. 그의 청문회 답변 태도를 보면 혹여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몸에 밴 '대북(對北) 저자세'가 개선되긴 어려워 보인다. 지금
청와대 기류로 볼 때 역대로 북한 '입맛'을 가장 잘 맞추는 통일부 장관이 탄생할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윤형준 정치부 기자, 조선일보(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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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죄송"뿐인 장관 청문회, 이러고 장관 되면 쾌재 부를 것

 

7명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흘간의 청문회 동안 나온 "죄송하다"는 말을 다 합치면 몇 백 번이 될지도 모를 지경이다. 사실상 중요한 대답은 거의 모두 "죄송" "송구"였다. 부동산 재테크 투기에다 꼼수 증여가 드러난 최종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20차례 이상 "반성하겠다"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다. 그는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보유 주택 수를 줄이려고 살던 집을 딸 부부에게 증여하고 월세를 들었다. 사과 반성도 이렇게 영리하게 한다.

'
X럴 개놈' '씹다 버린 껌' 등 인성을 의심케 하는 막말을 소셜미디어 등에 올렸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깊이 반성" "송구하다" 18번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우발적 사건'이라고 해온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장관이 되기 위해 말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진짜 본심은 과거에 했던 북한 대변인 같은 말들임이 분명하다. 그는 '북한의 인권유린 사례를 몇 개만 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끝내 말을 돌리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인간 기본권 말살, 정치범수용소, 공개 처형, 재판 없는 징역, 강제 노동, 가까이는 웜비어 고문 살해까지 한국 시민 누구나 한두 개는 말할 수 있을 텐데 입을 다물었다. 김정은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이다. 지금 이 정권에서 김정은이 반대하면 통일부 장관이 될 수 없다. 이 사람은 장관이 되면 국민이 아니라 김정은의 심기를 살필 것이다
.

지역구 내에서 '재개발 딱지' 투자로 16억원 차익을 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국민 정서상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고, 네 차례나 위장 전입을 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사과·송구 퍼레이드였다.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날 지경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6500여만원의 소득세와 증여세를 납부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지 않았다면 절대 내지 않았을 것이다. 세금을 안 낸 사람이 공무원의 최고봉인 장관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박영선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 요청서 국회 제출 하루 전에 밀린 세금을 납부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국가연구비로 아들들이 유학 중인 미국 지역에 7차례나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후보자 대부분이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흠결이 많은 것은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한 사람에 대해 인사 검증은 겉치레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후보자들은 국회 청문회는 요식 절차로 보고 무조건 '미안하다'
한 뒤 시간만 보내려는 것이다. 국회에 자료 제출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박영선 후보자는 요청받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장에 선 그가 과거 의원으로 다른 장관 후보의 자료 제출 미흡을 질타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부끄러운 내로남불이다.

후보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슨 문제가 있든 자신들을 임명한다는 사실을 믿고 '사과' '죄송'을 연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에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고 한 사람이다. 7명은 임명장을 받고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조선일보(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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