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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한국인'이자 '半일본인' 백진훈 일본 참의원] "韓·日, 뱃속 다 드러내면 좋은 관계 되나... 즐거운 일을 내세우자"

뚝섬 2019. 6. 28. 06:25

'半한국인'이자 '半일본인' 백진훈 일본 참의원에게 꽉 막힌 양국관계를 묻다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양국이 서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한·일 양국 처지를 모두 공감하는 백진훈(61) 일본 참의원의 글을 소개하기로 했다. 이 글은 지난 6 4일 일본 마이니치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것으로, 마이니치와 백 의원의 동의를 받아 싣는다.


백진훈(오른쪽에 서있는 사람) 의원이 지난 24일 열린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에 대해 찬성 발언을 하고 있다. /백진훈 의원실

 

저는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입니다. 제가 (요즘) 느끼는 것은 일본인과 한국인들은 서로 다른 것을 모르는 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두 나라 사람은 얼굴은 똑같이 닮았습니다. 서로 상대가 자신과 같은 감각을 갖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재려고 합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즐기자


저는 조선일보 일본 지사장을 지냈고 한국에서도 일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고 싶은 말의 120% 정도를 말합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그렇게까지 말하면 안 되지"라는 생각에, 하고 싶은 말의 70% 정도까지만 말합니다. 그래서 한·일 관계에서는 대체로 한국 쪽 말이 많고 목소리가 큽니다. 이럴 때 일본인은 "이건 뭡니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일본과 한국은 원래 다르지만,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계가) 잘 안 되는 겁니다. "왜 똑같지 않으냐"고 화를 낼 게 아니라,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즐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도 한국도 이사할 수 없습니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면서 마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즐거운 일을 전면에


한국인이 아침부터 밤까지 일본 욕을 할 리가 없고, 일본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목소리가 큰 사람, 말수가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무래도 기사가 됩니다. '사일런트 머조러티(silent majority·침묵하는 다수)'는 한·일 관계가 좋든 나쁘든 자신의 생활에 관계없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조선일보 지사에서 근무할 때 시작한 것은 일본인이 인터넷을 통해 일본어로 조선일보 기사를 읽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능한 한 즐거운 기사를 올리자"고 했습니다. '김치 주스 탄생' 등의 유쾌한 화제를 기사화했습니다. 즐거운 일을 내세움으로써 과거 문제로 마주 보는 것도 쉬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거만 보면 서로 지쳐버립니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힘든 일이 1이면 즐거운 일이 100 정도 돼야 (앞으로) 잘 갑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는 거꾸로 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일본의 국익


 

재일 교포로 살면서 여러 체험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안내서는 오지 않았습니다. 성인식에도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직은 거절당했습니다. "이것은 '국민' 연금이에요. (일본국) 국민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들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도 못했습니다. '하프(half·일본에서 혼혈을 의미)라고 하지만, 저 스스로는 '더블(double)'이라고 생각합니다.

40
년은 한국인 아버지의 국적으로 살아왔습니다. 인생이 80년이라고 하면, 나머지 40년은 일본인 어머니의 국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에 40세 때 일본 국적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정치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일본과 한국은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일본 국회의원이므로 일본 국익을 위해 일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친해지는 것은 틀림없이 일본의 국익이 됩니다. 한국과 사귀어서 좋은 일은 없다니, 그런 일은 없습니다
.

한국 국회의원과 얘기하다 보면 사석에서 '일본인은…' 하고 시작되는 일본 사람 비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잠시만요"라고 합니다. "나에게 투표해 준 사람은 모두 일본인입니다. 한국인이었던 사람에게 한 표밖에 없는 자신의 표를 던져서 국회로 보내 주고 있습니다. 일본인이 전부 한국인의 적()일 리가 없습니다. 내가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상대는 입을 다물게 됩니다. 인구 5000만명의 한국에서 작년 한 해 700만명 이상이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싫어하는 나라에 이렇게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혐한은 위험한 사고방식


혐한(嫌韓)이나 혐중(嫌中)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나치 독일에서는 "나쁜 것은 모두 유대인 때문이다. 죽여 버려" (국가 구호가) 되었습니다. "나는 나쁘지 않다. 모두 그놈들 때문이다"라는 생각은 좋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한니치(反日)'라든가 '자이니치(재일 교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일본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괴로운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뱃속을 다 드러내면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 의원들은 함께 이야기할 땐 같은 생각인데, 마이크만 잡으면 '국내 모드'가 되어 강성 발언을 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일본의 한 국회의원도 내게 "한국을 좋게 말하면 인터넷에서 두들겨 맞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을 더 비판한다면 일본 쪽에서 ', 죄송합니다'라고 할까요? 반대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 괘씸하다고 하면 한국은 "정말 실례했습니다"라고 할까요
?

정치인 중엔 정치가 이상해져도 민간 교류와 경제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큰 잘못입니다. 기업은 자산을 빼앗기는 나라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한국에 갈 때, 비행기 옆 좌석의 일본인이 한국을 오가며 사업하는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제게 "국회의원입니까"라고 물으면서 "정치를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일하기 힘들어 곤란해집니다"라고 해 혼이 났습니다. 저는 "죄송합니다"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습니다
.

◇한국은 북한의 인권침해를 문제 삼아야 한다


또 한 가지 한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정치범의 강제 수용소 등 지극히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다고 인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인과 같은 민족입니다. 거기서 행해지는 인권침해를 한국은 간과해도 좋은가, 하고 묻고 싶습니다. 일본도 이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징용노동자 문제, 대법 판결 어떻든 조약이므로 한국 정부가 결론 내야"]


◇징용 노동자 판결 문제의 ''은 한국에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2015)는 아베 정권의 영단(英斷)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여성 기금(1995년 설립)에는 일본 정부의 돈을 낼 수 없어서 민간 기금으로 했는데, 위안부 합의에서는 국가 예산으로 10억엔을 냈습니다. (총리가) 보수파의 아베이기 때문에 된 것이며, (만약) 민주당 정권에서 이렇게 했다면 일본 보수층으로부터 큰 반발을 받았을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의미를 잘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표면적으로는 위안부 합의는 살아있다고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방치했습니다.

징용에 대해서는 한·일 기본조약(1965)의 일환으로 해결된 것입니다. 기본조약을 체결했을 때 한국은 일본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개인에게 배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대법원에서) 거꾸로 판결이 났습니다. 볼은 한국 쪽에 있습니다. (국가 간) 조약이므로, 대법원 판결이 어떻든, 한국 정부는 어떠한 결론을 내야 합니다. 한국이 일본에 어떻게 좀 하라고 할 문제가 아닙니다
.

"일본 기업은 (과거에) 한국을 지원했다"고 말해야 한다


꼭 하고 싶은 중요한 말이 있습니다. 한·일 기본협약에 따른 청구권 협정 등에 의해서 일본은 한국에 돈을 냈습니다(3억달러의 무상 공여와 해외 경제 협력 기금에 의한 2억달러의 차관). 이것만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병원의 어린이 병동은 일본이 지원했습니다. 포항종합제철도 신일철이 지원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가 지원했습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도 지원한 것입니다. 그것은 당시의 일본 기업에는, 이전의 전쟁을 자신의 체험으로써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지금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한국이 반발하더라도 이런 경제 지원을 일본이 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조선일보(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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