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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있는 항변] [인신공양]

뚝섬 2022. 3. 20. 05:44

겨드랑이 털, 목젖, 사랑니의 이유있는 항변

 

겨드랑이 털(armpit hair)은 왜 쓸데없이 나서 남부끄럽고 무안하게 하고(make us ashamed and embarrassed), 사랑니는 왜 사랑 한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사람에게도 입안까지 고통스럽게 하는 걸까. 인체에는 아무 쓸모 없는(fit for nothing) 것 같지만, 쓸 데 있는 부위들이 있다.

 

목구멍 뒤쪽에 매달려있는(be dangly in the back of the throat) 목젖의 존재 가치에 관심을 갖는(pay attention to the existence value of the uvula) 이는 별로 없다. 목젖은 인간에게만 발달돼 있다. 선사시대부터(since the prehistoric ages) 몸을 구부려 물을 마시고, 언어를 구사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량의 침을 빨리 분비하기 위해(in order to quickly secrete large amounts of saliva) 돌출했다. 사람은 평생 수영장 두 개를 채울 만큼의 침을 생성한다고 한다.

 

겨드랑이 털은 짝을 유인하는 몸 냄새를 퍼뜨리는(diffuse the body’s smell to attract a mate) 도구로 돋아난 것이다. 고대에(in ancient times) 남성과 여성이 동물적 본능으로 서로 유혹하려고(in a bid to lure each other) 특유의 냄새를 풍기면서 땀샘 위로 자라나기(grow above sweat glands) 시작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남자들의 젖꼭지(nipples)는 왜 있는 걸까. 인간은 모두 자궁에서 여성으로 생겨난다(start off as a woman in the womb). 60일 동안은 모든 배아가 똑같은 과정을 거치다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Y 염색체로 변형을 가하면서 남성으로 바뀌게 된다. 그 첫 두 달 동안의 비기능성 흔적(non-functional remaining trace)이 남자 젖꼭지다.

 

입 안 뒤쪽 약간 부어오른 듯 보이는(look slightly swollen) 부분이 있다. 편도선(tonsil)이다. 코와 입을 통해 침입하는 감염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defend the body from infections) 림프계의 한 조직으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과부하에 걸리면(be overloaded with bacteria or viruses) 급성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become acutely inflamed). 그래서 만성 질환이나 호흡 장애(chronic sickness or breathing problem)로 이어지면 아예 잘라버리는 것이 낫다는 말도 있지만, 의사들은 나름의 역할을 한다며(play its appropriate part) 반대한다.

 

전혀 쓸모없는 것 중 하나는 사랑니다. 세 번째 어금니(molar)를 말하는데, 뿌리 같은 거친 먹거리를 씹어 먹느라(munch on rough food) 생겨났다가 도태된 것으로, 영어로는 wisdom teeth라고 한다. 10대~20대 철이 드는 연령층에 생긴다고(become mature and sensible in the age bracket)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사랑니라는 우리말 표현은 ‘사랑을 시작하는 나이에 나온다’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속설이 있으나, 속설일 뿐이다. ‘살난이’가 어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살’은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라는 뜻으로, 말하자면 ‘미루어 늦게 나온 이빨’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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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공양

 

아스텍 제국(1325~1521년)에선 산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인신공양(人身供養)이 성행했다. 스페인 군대를 따라간 수사(修士)가 현장을 목격했다. '사제가 돌칼로 남녀의 심장을 도려내고 나면, 군중이 희생자를 불에 구워 먹었다'고 한다. 신전엔 13만6000개의 인골이 있었다.   

 

▶잉카에선 1500년대에 이르러 사람 대신 동물을 희생시켰지만 왜 아스텍에서만 인신공양이 남았을까. 서양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학자들은 스페인 제국이 무력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인신공양을 과장했다고 한다. 음식 문화를 연구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인구 증가와 식량 고갈이 충돌할 때 해결책은 전쟁·피임·유아 살해지만, 아스텍은 인신공양과 식인 풍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고대 문명권에선 왕권이 강화되자 인신공양이 순장(殉葬) 풍습으로 이어졌다. 중국에선 진시황이 죽자 아이를 낳지 못한 후궁들은 전원 산 채로 묻혔다. 한반도에선 부여를 비롯해 삼국 시대 순장 기록이 전해온다. 2007년 경남 창녕 가야고분군에서 무덤 주인과 함께 묻힌 4명의 유골이 나왔다. 법의학 기법으로 조사했더니 열일곱 살 소녀도 있었다. 사랑니도 다 자라지 못한 채 묻혔다. 신라는 6세기부터 순장을 없앴다. 지금껏 신라의 인신공양 논란은 8세기 에밀레종을 두고 벌어졌다. 학계에선 에밀레종 전설이 '삼국유사'를 비롯해 어떤 역사서에도 없기에 후대에 지어졌다고 본다. 과학적으로도 에밀레종에서 사람 뼈의 주성분인 인(燐)이 검출되지 않았다. '청동이 사람의 수분을 흡수하면 좋은 종이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2000년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이 들어설 자리를 발굴했더니 깊이 10m가 넘는 우물 밑바닥에서 9세기 무렵 어린이 유골이 나왔다. 키 123㎝에 나이는 7~8세로 추정됐다. 두개골 함몰 흔적이 있기에 우물 입구에서 머리부터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소·닭 뼈, 제기(祭器)가 함께 나왔다. 박혁거세가 우물가에서 알을 깨고 나왔다고 해서 우물을 신성한 곳으로 여긴 신라인들이 아이를 바쳤을 것으로 학계에선 추측한다.

 

▶우물에 빠진 어린이 유골은 8일부터 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신라 왕실은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거나, 체제 안정을 빌려고 어린 희생양을 골랐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던져진 우물은 말이 없지만 끊어질듯 이어지는 아이의 울음이 1200년 세월을 건너뛰어 우리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조선일보(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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