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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과 맞바꾼 2030 통풍... 운동 열풍에 단백질 과잉 섭취] ....

뚝섬 2024. 12. 12. 09:05

[몸짱과 맞바꾼 2030 통풍... 운동 열풍에 단백질 과잉 섭취 ]

[통풍 원인 ‘요산’ 올리는 음식은 사람마다 다른데, 술은?]

[응급실 찾는 통풍 환자 8년 사이 3.3배 많아져]

 

 

 

몸짱과 맞바꾼 2030 통풍... 운동 열풍에 단백질 과잉 섭취

 

환자 5년 새 40% 급증

 

대전에 사는 김모(28)씨는 헬스장에 거의 매일 가던 ‘몸짱’이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닭가슴살을 자주 먹었고 단백질 보충제도 먹었다. 운동 직후 자기의 근육질 몸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게 일상의 낙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 그는 한밤에 발목을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에 눈을 떴다. 응급실에 실려간 그는 통풍(痛風) 진단을 받았다.

 

통풍은 단백질 찌꺼기인 요산이 발가락, 발목 등에서 뾰족한 고체가 되면서 생기는 병이다. 큰 고통을 동반한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은 고기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에 다량 함유돼 있다.

 

통풍은 40~50대가 많이 걸리는 중장년 질환이었지만, 최근엔 20~30대 ‘MZ 세대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20~30대 통풍 환자는 13만6947명으로 5년 전인 2018년보다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의 평균 증가율(24%)보다 확연히 높았다. 특히 이 기간 20대 환자 증가율은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 54%였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최근 젊고 술도 안 마시는데도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를 꽤 본다”며 “운동 열풍 속에서 젊은 층이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는 것 같다”고 했다. 급증하는 ‘MZ 통풍’은 잘 관리한 자기 몸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몸짱 인증’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20~30대 통풍은 달라진 술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인 가구 중 2030 비율은 12.5%로, 2000년(6.5%)보다 두 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배달앱으로 손쉽게 야식을 시켜 집에서 혼자 술을 먹는 ‘혼술’ 문화가 일상이 됐다.

 

홍승재 교수는 “(야식으로 많이 시키는) 고기에는 요산이 많고, 술은 이 요산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며 “잦은 혼술은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인다”고 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는 박모(27)씨는 3년 전부터 통풍을 앓고 있다. 그는 취업 압박이 올라올 때마다 족발, 치킨을 시켜 혼자 술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젊은 통풍 환자 급증의 배후엔 20~30대의 취업, 육아, 내 집 마련 같은 강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서울에서 외벌이 직장 생활을 하는 이모(38)씨는 작년 초 통풍 발작이 왔다. 그는 “월급을 받아도 두 딸 교육비와 생활비, 전세 대출금 이자를 내고 나면 매월 마이너스였다”며 “우울할 때마다 대량으로 사놓은 딸기·포도 주스와 초콜릿을 먹었다. 거의 설탕 중독이었다”고 했다. 과당은 혈중 요산 수치를 끌어올려 통풍을 유발한다.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은 “원래 우울증 환자 1위는 60대였는데 2020년 이후 20대가 줄곧 1위”라며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지금의 20~30대가 야식과 혼술, 단것으로 이를 해소하면서 통풍이 느는 것 같다”고 했다.

 

스트레스 자체가 통풍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란 지적도 있다.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요산 수치가 똑같이 높아도 한 사람은 멀쩡하고, 다른 사람은 통풍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높은 요산 수치에 스트레스가 겹쳐 통풍 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통풍 발작을 일으키는 도화선이란 뜻이다.

 

-조백건/정해민 기자, 조선일보(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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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원인 ‘요산’ 올리는 음식은 사람마다 다른데, 술은?

 

[Dr.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통풍은 관절 내에 요산이 축적되면서 심한 염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발생한다. 통증 발작 시 아픈 정도가 출산 고통을 능가한다. 요산은 퓨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퓨린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통풍이 심해진다. 퓨린 음식’은 고기, 생선, 야채 등 매우 다양해서 이 원칙을 따르면 거의 먹을 것이 없다.

 

영국의학회지에 실제적인 식이와 체내 요산 농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인 약 1만7000명에 대해 식이 조사 자료를 수집하고, 혈청 내 요산 농도를 측정하고, 유전자 분석 자료를 확보했다.

 

연구 결과, 혈청 내 요산을 올리는 것으로 밝혀진 음식은 첫째 맥주, 둘째 독주, 셋째 포도주, 그다음으로 감자, 가금류, 청량 음료, 고기류 순이었다. 요산을 낮추어 주는 음식은 달걀, 땅콩, 찬 시리얼(cold cereal), 전지 분유, 치즈, 갈색 빵(brown bread), 마가린 등이었다. 하지만 음식에 의해 요산이 조절되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유전적 요인이 더 컸다(24%).

 

음식이 체내 요산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은, 퓨린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우리 몸은 충분한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요산 배출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요산 수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통풍이 있거나 통풍이 걱정된다고 해서 모든 음식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요산 수치를 올리는 음식의 1·2·3위가 술인 점을 고려하면, 술부터 일단 자제하고 볼 일이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조선일보(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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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찾는 통풍 환자 8년 사이 3.3배 많아져

 

만성 질환 통풍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최근 8년 새 3.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치료와 식이요법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병인데, 통풍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통풍은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과 세포 사멸 과정에서 생성되는 요산이 몸에 쌓이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한림대 의대 류마티스내과 김현아·손경민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통풍 환자의 병원 방문 추이를 조사 분석해 최근 국제 학술지 대한내과학회 영문학회지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통풍 환자 연간 유병률은 2010년 10만명당 2433명에서 2017년 3917명, 1.6배로 늘었다. 남자가 여자보다 약 9배 많았다. 통풍에 의한 급성 통증 발작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010년 10만명당 6.28명에서 2017년 21명이 돼 3.3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통풍 환자 외래 치료 증가율 1.7배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나이대로는 30대 환자 응급실 방문이 4.5배, 40대는 3.6배로 높아졌다. 젊은 통풍 환자 위주로 응급실 방문이 증가한 것이다.

 

김현아 교수는 “만성 질환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는 것은 평소 질환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의료 제도를 통해 통풍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통풍 환자는 46만여 명이다. 김 교수는 “기본적 통풍 치료는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교정으로,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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