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퇴직금, 100억·1000억 배당, 화천대유 요지경 돈잔치]
[화천대박의 점괘]
50억 퇴직금, 100억·1000억 배당, 화천대유 요지경 돈잔치

2021년 9월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김지호 기자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에 6년간 취업했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올 3월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아들 곽씨는 2015년 곽 의원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 토지 보상팀에서 대리급으로 일했다. 월급은 230만~380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한 통상적 퇴직금은 2000만~3000만원 정도다. 그런데 32세 대리급 직원이 그 수백 배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았다. 이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곽씨는 정식 성과급 계약을 맺었고, 업무 과중과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금 성격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납득할 수 없는 얘기다. 화천대유가 6년간 다른 퇴직자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을 다 합쳐도 5억4500만원에 불과하다. 퇴직금이 수백만원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곽 의원 아들에게만 50억원을 주었다. 곽씨는 “나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의 ‘말’일 뿐”이라며 “위에서 시키면 했다”고 말했다. 시키는 일만 한 직원이 어떻게 이런 거액을 받을 수 있었나. 화천대유가 곽 의원을 보고 준 돈 아닌가.
곽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이성문 대표와 대학 동문이다. 김씨와 몇 차례 만나기도 했다. 아들의 화천대유 입사를 주선한 사람도 곽 의원이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투자하지도 않았고 관여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아무 이유 없이 터무니없는 돈을 줬겠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화천대유의 돈 흐름은 요지경 그 자체다. 김만배씨 아내와 누나는 화천대유의 자회사 격이자 투자사인 천화동인에 각각 872만원을 출자하고 101억원씩을 배당받았다. 1046만원 투자한 지인은 121억원을 받았다. 화천대유의 핵심 인사인 남모 변호사는 8700여 만원을 넣고 1007억원을 챙겼다. 도박판에서도 보기 힘든 1153배의 돈벼락이다.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 배당금과 분양 수익으로 챙긴 돈은 6300억원이 넘는다. 이들이 출자한 돈은 고작 3억5000만원이다. 겉으론 공공 이익 환수를 위한 공영 개발이라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제론 화천대유에 개발 수익 상당 부분을 몰아줬다. 이런 특혜를 토대로 일반인은 상상도 하기 힘든 돈을 벌더니 자기들끼리 50억, 100억, 1000억원의 돈 잔치를 벌였다.
곽 의원 말고도 정치권과 법조계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관련돼 있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고, 그의 딸도 5년간 화천대유에 취업한 뒤 고액 퇴직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월 1500만원을 받고 고문을 맡았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검사장, 국민의힘 원유철 전 의원도 고문이나 자문 변호사였다. 이들이 왜 이런 사업에 관여했는지, 숨겨진 이권 관계는 없는지, 화천대유가 어떻게 특혜를 받았고,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립적 특검에 맡겨 온갖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의혹 당사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민주당도 이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라 하고 있으니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21-09-27)-
______________
화천대박의 점괘
[조용헌 살롱]
‘주역’을 보는 관점은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신탁서(神託書)와 점술이다. 점술은 왜 필요한가?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성과 논리만 가지고 하느님이 두는 바둑의 포석을 알기 어렵다. 신의 섭리는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신의 섭리를 슬쩍 커닝이라도 하려면 신탁과 점술이 필요하다. 아무리 미신이라고 두들겨 패도 점술이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는 이유이다. 둘째는 인격을 수양하는 수양서로 보는 관점이다. ‘까불지 말고 조심하고 겸손하라’가 주역의 일관된 메시지이다. 이 말을 듣고 실천하면 인생에서 크게 손해 볼 일 없다. 대부분의 책상물림은 이 두 번째 관점에서 본다. 세 번째는 단학(丹學) 수련의 관점이다. 주역의 64괘를 하나의 달력, 즉 캘린더로 인식한다. 이 달력 날짜에 따라 단전호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동계(參同契)’가 이 노선을 대표하는 책이다.
첫 번째의 점술적 관점에서 주역을 해석할 수 있으려면 신기(神氣)가 있어야 한다. 신기가 없으면 주역을 많이 읽는다고 해도 별 소득이 없다. 헛방이다. 차라리 그 노력을 육법전서 읽는 데 투입하면 고시라도 합격한다. 신기는 무의식[藏識]의 출현이다. 누구나 신기는 각자 내장하고 있지만 욕심과 잡념이 무의식을 덮고 있어서 잘 나타나지 못할 뿐이다. 한복 입고 항상 갓을 쓰는 패션에다가 민족종교협의회장을 지냈던 한양원(1924~2016) 선생. 주역의 이론과 실전에 두루 능했던 인물이었다. 학문과 신기를 모두 갖춘 쌍권총이었다는 말이다. 통일교의 문선명도 한양원에게 주역을 배웠다.
국회의원 시절 박지원의 멘토가 이 양반이었다. 대북 송금 문제로 감옥에 가기 전이었다. “자네 운세가 학교에 좀 가겠네.” “얼마나요?” “근데 좀 오래 가겠어.” 4년 몇 개월 살다 왔다.
‘화천대유’를 한양원 선생이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해석하였을까? 어른이 가고 나니까 물어볼 데가 없어서 답답하다. 아마도 ‘화천대박’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수천억의 대박이 났다. 대박이 나니까 전직 대법관, 검찰총장, 특검까지 다 모여들었다. 돈 되는 곳에 전교 1등 하던 한국 사회 엘리트들이 다 모여들었다. ‘천화동인’은 천하의 인재들이 한마음이 되었다는 뜻이다. 대장동은 ‘뇌천대장’ 괘이다. 천둥·번개가 치는 ‘토르’의 점괘이다. 이 번개를 맞고 이재명이 살아날 수 있을까. 여배우의 점(點)을 통과하고 나니까 토르의 점(占)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1-09-27)-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문재인 5년, 업적이 떠오르지 않는다] (0) | 2021.09.27 |
|---|---|
| [核인정, 제재 풀면 대선前 ‘남북 이벤트’ 해준다는 北] (0) | 2021.09.27 |
| [프리미어 리그서 동네축구 하는 후보들] (0) | 2021.09.27 |
| [오징어 게임] [한류는 北 무너뜨릴 '트로이 목마'] ['비사회주의 섬멸전'] .... (0) | 2021.09.26 |
| [운동권의 ‘이승만 포비아’] (0) | 2021.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