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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윤석열, 정권교체 민심 담아낼 과제 안았다] .. [‘정치 신인’ 윤석열, 이젠 득점할 수 있나] ....

뚝섬 2021. 11. 6. 06:41

 

 

[대선 후보 윤석열, 정권교체 민심 담아낼 과제 안았다]

[이겼다고 끝난 게 아니다]

[‘정치 신인’ 윤석열, 이젠 득점할 수 있나]

[‘가난 스펙’의 유효기간]

[“대선 판 갈아보자”는 이들의 운명은… 결정적 변수? 찻잔 속 태풍?]

 

 

 

대선 후보 윤석열, 정권교체 민심 담아낼 과제 안았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윤석열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했다. 2021.11.05 이덕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합산 득표율 47.85%로 2위 홍준표 의원(41.5%)을 6.35%포인트 차이로 앞서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정권 유지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20%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이를 실현시켜야 할 책무를 지게 된 것이다. 윤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법치 유린이 계속되고 비상식이 상식이 돼 민주당의 일탈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장동 게이트에서 보듯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 출신이다. 전 정권 ‘적폐 수사’를 이끌 당시만 해도 현 정권으로부터 ‘정의로운 검사’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로 수사를 이어가자 감찰과 징계를 받으며 쫓겨나다시피 했다. 현 정권의 내로남불과 폭거에 맞선 결기가 그를 정권 교체를 상징하는 인물로 만들고 야당의 대선 후보 자리까지 오르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는 윤 후보에게 내년 3월 9일 대선까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도 함께 안겨 주었다. 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21만표를 얻어 12만표를 얻은 홍 의원을 2배 가까이 앞섰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선 37.94% 지지율로 48.21%의 홍 의원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홍 의원 지지 가운데 여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포함됐다는 분석도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전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대선 후보가 됐다는 사실은 대선 후보의 약점일 수밖에 없다. 윤 후보는 자신보다 홍 의원 쪽에 더 지지를 보냈던 2030 젊은 유권자, 그리고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더 겸허해야 한다. 그래야만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정권 교체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기대 속에 정치에 뛰어든 윤 후보는 불과 몇 달 만에 비호감 지수가 크게 높아졌다. 정권 교체 지지 여론이 훨씬 높은데도 이재명 여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엎치락뒤치락 팽팽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는 윤 후보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손바닥 왕(王) 자, ‘개 사과’ 논란 등 각종 문제가 연이어 일어나는 과정과 대응을 보면 윤 후보의 리더십에 의문을 갖게 된다. 이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도 윤 후보의 숙제다.

 

이날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는 모두 ‘깨끗한 승복’을 선언했다. 특히 홍 의원은 “경선에 국민 관심을 끌어준 것이 내 역할이었다”고 헌신을 다짐했다. 윤 후보는 “정권 교체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고 했다. 지금 절반을 훨씬 넘는 국민이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다. 이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면 윤 후보는 물론이고 야당은 존재 의미 자체를 상실할 것이다.

 

-조선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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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고 끝난 게 아니다

 

[오늘과 내일]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에 경선후유증 이어져
국힘, 후보 확정됐지만 ‘원팀’은 지켜봐야

 

박근혜 탄핵으로 문재인 당선이 유력했던 2017년을 제외하면 당내 경선에서 먼저 선출된 대선 후보가 본선에서 대통령이 됐다. 1987년 6월 민정당 후보로 선출된 노태우 후보가 11월에 선출된 김영삼(YS), 김대중(DJ)을 꺾었다. 1992년 대선에서는 YS, 1997년 대선에서는 DJ 모두 5월에 상대 당보다 먼저 후보로 선출되어 대선에서 승리했다.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2007년과 2012년 이명박, 박근혜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대선 승리 공식을 후보 선출 시기에서만 찾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대목도 있다. 야구 경기에서도 선발투수를 등판시키려면 4, 5일 정도 휴식 시간을 준다. 아무리 잘 던지는 에이스라고 해도 본경기 직전까지 연습 강행군을 하고 허겁지겁 마운드에 오른다면 실력 발휘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선도 총력전인 만큼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1인 오너’ 정당 체제가 무너지면서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여야 대결보다 내부 경쟁에서 쌓인 앙금은 더 오래가는 법이다. 하루라도 빨리 후유증을 수습하고 흐트러진 대열을 정비하는 것이 다급해지는 이유다. 초반에 승기를 잡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캠프가 경선 연기론에 제동을 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재명은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그 후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아직도 3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과거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대장동 게이트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용광로 선대위’를 발족시켰지만 ‘원팀’이라고 보기는 민망해 보인다. 이재명을 향한 이낙연계 설훈의 쓴소리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경선 승리는 결승점까지 가야 하는 대선 레이스의 반환점을 돈 것일 뿐이다. 이젠 당원 중심의 지지층을 뛰어넘어 중도·무당층을 향해 외연을 넓혀 나가야 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전제가 있다. 지지층이 굳건히 결집해 있고, 새로운 노선 전환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후방 기지가 불안하면 전쟁 수행이 어려운 법 아닌가.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기존 노동당 노선을 뒤집는 ‘제3의 길’을 내걸고 18년간 패배의 늪에 빠진 노동당을 살려냈다. 그 배경엔 노선 수정에 반발하는 당내 급진좌파 세력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세월이 있었다. 2012년 대선 당시 여당 소속 박근혜 후보가 높은 정권 교체 여론에 상승세를 탄 문재인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경제민주화 등 기존 보수 노선을 쇄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 지지자들은 본선 승리를 위한 전략 변경에 손을 들어줬다.

당내 균열과 앙금을 털어내지 못하면 후유증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정치는 생물이다.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면 1997년 이회창, 2002년 노무현 때 겪었던 후보 교체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캠프는 측근들이 연루된 대장동 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윤석열 본선 후보를 확정한 국민의힘도 시험대에 올랐다. 윤석열, 홍준표의 맞대결은 상당히 격렬했다. 홍준표는 승복한다고 했지만 홍준표 지지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당 안팎에선 윤석열에 대해 보수 성향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장본인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여전하다. 윤석열이 범보수 세력의 지지를 온전하게 이끌어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선에 이겼다고 끝난 게 아니다.

-정연욱 논설위원, 동아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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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윤석열, 이젠 득점할 수 있나

 

野 당원들, 정치 4개월차 尹을 정권 탈환전 선봉에 세워
“정권 교체가 비전”만으론 안 돼… 거친 태클 뚫고 정책 역량 보여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 4개월여 만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한국 정당사의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됐다. 정치 데뷔 후 ‘최단기 후보 당선’ 기록이다. 국민의힘은 당의 뿌리를 1997년 11월 김영삼의 신한국당과 이기택의 민주당이 합당해 출범한 한나라당으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의 첫 대선 후보였던 대법관 출신 이회창은 대선 후보 선출 1년 반 전에 입당했다. 윤 후보보다 훨씬 오랜 적응 기간을 거쳤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와 경쟁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정치 신인’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준 당원 선택이 야속할 것이다. 홍·유 두 사람은 20년 넘게 국민의힘 진영에서 대선 도전을 위한 벽돌을 쌓아왔다. 서로 갈라서긴 했지만 탄핵 사태 후 두 사람은 “적폐” “배신자”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보수 세력의 명맥을 잇겠다고 대선에 나섰다가 패했다. 탄핵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이번 경선에서 더 선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들은 절치부심하며 다시 대선에 도전한 두 사람 대신 윤석열을 선택했다. 윤 후보는 검사장 시절 국민의힘 진영을 궤멸 위기로 몰고 간 이른바 ‘적폐 수사’를 진두지휘했지만 당원들은 문제 삼지 않았다. 현 여권 사람들이 “윤석열은 쉬운 상대”라고 해도 국민의힘 사람들은 이를 교란 전술로 받아들였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자기 진영에 칼을 겨눈 사람을 대선 후보로 밀어 올린 것이야말로 정당사에 전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동물’인 사람이 파격을 선택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누가 뭐래도 윤 후보를 선택한 국민의힘 당심은 ‘정권 교체’다. 현 집권 세력의 ‘내로남불’에 넌더리를 낸 국민의힘 사람들은 현 정권을 상대로 저항과 승리의 기억을 가진 한때의 적장(敵將)을 정권 탈환전의 대장군으로 삼았다.

 

윤 후보 지인은 그가 경선에서 고전할 때마다 “윤석열은 현 정권과 600일 전투를 치른 사람”이라고 했다. 조국 수사를 계기로 현 권력과 2년 가까이 불화를 빚으면서도 살아남은 그를 호락호락하게 보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의 정치적 식견과 역량에 고개를 갸웃한 사람들에겐 “윤석열은 다식(多識)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윤 후보는 10여 차례 경선 토론에서 술자리 담화 수준을 넘어선 정책 역량이나 정치적 인식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구심을 씻지 못했다. ‘전두환 발언’은 맥락을 알 수 없는 ‘아무 말 대잔치’란 소리도 들었다. 국민의힘 입당 전 자신했던 “호남·청년·중도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입증할 이렇다 할 성과도 아직 내놓지 못했다. 윤 후보가 지난 6월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실점을 거듭했다는 지적을 그의 캠프 인사들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윤 후보는 이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정권 교체가 비전”이란 말로는 부족하다. 과거의 전공(戰功)으로 후보 자리에 올랐더라도 이제는 집권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또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비전과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공정을 내걸었지만 정작 공정에 목말라한 20대·30대·40대 지지율이 각각 3%, 9%, 8%에 머무는 ‘398후보’란 반대자 지적도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

 

제1 야당의 윤 후보 선출은 진영 대 진영이 권력을 향해 돌진하면서 빚어진 한국 특유의 ‘소용돌이 정치’가 만들어낸 측면도 있다. 그런 만큼 본선에서 만날 경쟁 세력은 선거전에서 일찍이 보지 못한 거친 태클을 걸고 나올 것이다. 정권 탈환전의 선봉에 그를 밀어 올린 지지자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려면 이제 태클을 뚫고 골을 성공시켜야 한다.

 

-최경운 기자, 조선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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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스펙’의 유효기간

 

[기자의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결혼 프러포즈 일화를 몇 년 전 TV에서 본 적 있다. 설악산 오색약수터를 찾아 “나와 같이 살면 안 될까요?” 하며 예비 아내에게 소박한 꽃다발을 건넸다고 했다. 결혼반지를 대신한 건 15년간 적은 일기였다. 어린 시절부터 공장에서 일하던 청소년기까지 매일 써 내려간 가난의 기록. 어려웠던 삶을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는 로맨틱했다. 그에게 가난은 상처인 동시에 성공한 자신을 만든 자산이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경북대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참석한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결혼 프러포즈에 성공했던 기억 때문일까. 2030 젊은 층의 표심을 얻으려는 프러포즈 키워드도 ‘가난’이다. 그의 페이스북엔 40~50년 전 어린 시절 가난의 기억이 가득하다. 친구들이 공부하러 학교 다닐 때 여러 공장을 전전했던 일,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아 장애를 입은 왼팔, 처음으로 돼지고기를 실컷 먹은 날. 그는 “저의 대다수 정책은 제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젊은 층을 겨냥한 ‘웹 자서전’을 새로 연재 중이다. 수채화 느낌의 따뜻한 그림까지 곁들였다. 산골에서 살아 결석이 잦았고, 돈이 없어 선생님 지시를 못 따랐고, 그런 이유로 뺨을 스물일곱 대 맞았던 이야기들을 빼곡히 적었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는 더 이상 젊은이들에게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나라 곳간을 털어 일단 나눠주고 보자는 발상에 20대는 경악하고 있다. 결국 20대가 갚아야 할 빚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응답자의 75.2%가 기본소득제에 반대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지금 20대는 청년취업장려금, 구직촉진수당, 취업성공수당, 청년주택, 재난지원금 등 숱한 복지 지원을 받은 세대다. 여기에 더 얹어 주겠다고 하는데도 좀처럼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소수 기득권자’를 주적으로 삼아 적폐 청산을 외치는 달콤한 말에도 20대는 움직일 기미가 없어 보인다. 서민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수천억 단위 이득을 챙긴 ‘화천대유’, “임대주택은 돈이 안 되니 안 짓겠다”는 과거 발언들에 오히려 가난을 대하는 그의 진심을 의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비주류’ ‘아웃사이더’라 칭해왔다. 그러나 대학 진학률이 30%밖에 안 되던 시절 법대에 진학했고, 사법고시 거쳐 변호사 되고,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냈다. 매 맞고 밥 굶는 삶에서 벗어난 지 30년이 훌쩍 지났다. 이젠 같은 진영의 어느 인사보다 기득권을 틀어쥔 그가 ‘기득권 청산’을 외치는데 어느 청년이 공감할까.

 

이 후보는 페이스북 프로필 직업란에 여전히 ‘소년 노동자’란 문구를 적어놨다. 40년 전 일이다. 어려운 시절을 딛고 대선 후보까지 오른 그의 인생 궤적은 ‘리스펙트’ 한다. 하지만 그 프러포즈는 유효기간이 벌써 지난 듯하다.

 

-손호영 기자, 조선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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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이재명 對 野윤석열, 124일의 대장정. 분열보다 통합, 과거보다 미래를 위한 경쟁을.

 

-팔면봉, 조선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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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판 갈아보자”는 이들의 운명은… 결정적 변수? 찻잔 속 태풍?

 

대선마다 돌풍 일으킨 ‘제3후보’
한국판 마크롱 될까, 들러리일까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제3 후보들은 “기득권 양당 정치의 판을 갈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이들의 지지율은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대선이 박빙으로 진행되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덕훈 기자·뉴시스·연합뉴스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舊)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新)적폐가 들어서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입니다. 이제는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2011년 혜성처럼 등장해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는 2012년·2017년 대선 모두 판을 뒤흔드는 위력을 보였다. 정치 도전 10년 동안 그를 둘러싼 많은 것이 변했지만, ‘주류 양당 정치 타파’라는 출마의 변은 변하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새로운물결)도 출마선언문에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 심 후보는 “34년 묵은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고 했고, 김 전 부총리는 “(양당은)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 언제까지 양당 구조에 중독된 정치판을 지켜만 보겠느냐”고 했다.

 

◇“어느 대선보다 영향력 클 것”

 

제3 후보’. 안철수·심상정·김동연을 하나로 묶는 이름이다. 주류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이 아닌 제3의 세력에서 나온 후보란 의미다. 현재 이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다. 문화일보·엠브레인이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 5자 대결 조사에 따르면, 안·심 후보는 각각 6%대, 김 후보는 2~3%대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1·2위 후보인 민주·국힘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2.4~5.8%포인트)를 기록한 점을 봤을 때, 제3 후보들의 지지율을 무시할 수는 없다. 대선이 박빙으로 진행될 경우 이들이 대선 결과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주류 양당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너무 높고 이들의 지지율이 30%대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5%가량의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제3 후보들의 영향력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민주당·국민의힘, 그리고 양당 후보들을 자유롭게 비판하지만, 이들과의 단일화를 바라는 양당 후보들은 몸을 사리며 구애에 힘쓰고 있다. 김동연 후보의 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참석해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 대표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당연히 야권 통합이라고 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되는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심상정 후보에 대해 “우리가 함께 이길 수 있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3 후보는 왜 나올까

 

한 표라도 더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단순다수제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는 우리나라에서 제3 후보가 선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화 이후 주목받는 제3 후보는 늘 있어왔다. 정주영·박찬종(1992년), 이인제(1997년), 정몽준(2002년), 이회창·문국현·고건(2007년), 안철수(2012년), 안철수·반기문(2017년)…. 이들의 등장은 돌풍을 일으켰다.

 

제3 후보는 왜 등장할까. 2012년 대선 ‘안철수 현상’을 분석한 논문들에서 정치학자들은 ①유권자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및 기존 주류 정당체제에 대한 거부 ②새로운 인물에 대한 열망과 이를 충족시킨 안철수의 개인 이미지 ③기존 주류 정당 후보들과 대비되는 차별적 포지셔닝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다른 제3 후보들에도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제3 후보는 제1지대 또는 제2지대 (주류 양당) 한쪽의 리더십, 후보가 무너졌을 때 등장한다”고 봤다. 박 컨설턴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라는 강력한 여당 후보에 기존의 야당 후보(문재인)로 대항하는 것이 어렵자 안철수가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층이 두껍고 이들의 표심이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것도 제3후보의 등장 요인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7.6%에 달했다.

 

마크롱 신화, 우리는 과연?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제3후보들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대부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했고 최종적으론 중도 포기하거나, 단일화 대상이 되거나, 낙선하는 결말을 맞았다. 이유는 다양하다. 대중의 기대와 찬사를 받던 제3 후보들이 본격 정치 행보에 나선 뒤 혹독한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는 경우, 주류 양당이 가진 강고한 조직력과 지역 기반 지지세에 밀리는 경우 등이다.

 

우리나라에선 성공 사례가 없지만, 프랑스에는 있다. 바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다. 2017년 마크롱의 대선 승리는 대이변이었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주류 양당인 사회당·공화당 소속이 아닌 비주류가 대통령이 된 것이다. 대선을 1년 앞두고 마크롱이 창당한 앙마르슈는 당시 의석을 1석도 갖고 있지 않았다. 당시 대선은 ‘데가지즘(degagisme·구체제 청산)’ 열망 속에서 치러졌고, 마크롱은 ‘좌도 우도 아닌’ 제3의 길을 표방했다.

 

한국판 마크롱’이 탄생할 수 있을까. 2017년 프랑스 대선과 이번 우리나라 대선은 기성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염증이 높은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결선투표제가 있다는 점, 당시 현직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악이었다는 점, 제1 야당 후보가 부패 스캔들로 추락했다는 점 등에서 우리와 다르다.

 

김형준 교수는 “유권자들은 새 인물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제3 후보가 수권했을 때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제3 후보들이 당선권의 큰 지지율을 얻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파괴력은 상당해서, 누군가의 당선을 도울 수도, 누군가의 표를 잠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컨설턴트는 “제3 후보가 성공하려면 주류 양당 리더십(후보)이 동시에 무너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캐스팅보트를 쥐려면 5%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표심이 양당으로 수렴돼 제3 후보 지지율이 쭉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조선일보(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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