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도입만이 정부 붕괴를 막는다]
[“대장동 주범들 박영수 로펌서 회동” 朴 당장 소환조사해야]
[金(오수)총장, 대접만 받으려 하나]
특검 도입만이 정부 붕괴를 막는다
[朝鮮칼럼]
대장동 특혜, 고발 사주 의혹
여·야 후보 모두 특검 통해 결백 증명하는 게 가장 좋은 선거 전략
정부가 부패를 방치하면 부패가 정부를 무너뜨린다
1927년 상하이를 점령한 장제스(蔣介石)는 ‘나라 만들기’의 기초부터 새로 다져야 했다. 결핵균이 창궐해 당시 상하이 거리엔 시체가 한 해 2만~3만구 나뒹굴었다. 무정부의 혼란 속에서 암흑계가 정부를 대신했다. 아편굴과 사창가에서 일어난 상하이 범죄 조직 청방(靑幇)은 신변 보호를 해준다며 주민들 돈을 갈취해 호화 생활을 했다.
1910~1930년 20년간 상하이 인구는 세 배나 급증해 300만에 달했는데, 그중 대략 10만여 명이 암흑 세력이었다. 장제스는 청방을 소탕하기보단 합법 공간으로 유인해 정부의 초석을 놓았다. 아편 거래를 독점한 청방을 통해 세수를 올리고, 그들의 완력을 ‘공비(共匪) 토벌’에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덕분에 청방 두목 두웨성(杜月笙)은 국민당 정부에서 육·해·공군 총사령부 고문 등의 중책을 맡아 합법과 불법의 두 세계를 넘나들며 치부했다. 청방과 결탁한 일은 국민당 정부를 결국 파국으로 몰고 간 악의 씨앗이었다.
암흑가 두목과 정관계 거물 사이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경쟁을 통해 권력을 잡고, 거금을 주무르고, 권력 암투를 벌이고, 잠시 영화를 누리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물론 양자의 권력엔, 적어도 이론상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암흑가 두목은 범죄 현장에서 불법적으로 부정한 권력을 휘두르지만, 정관계 거물은 공적 공간에서 합법적으로 정당한 권력을 행사한다.
당위는 당위일 뿐, 현실 세계에선 양자의 역할이 뒤집히고 뒤얽히는 부정 비리의 천태만상이 펼쳐진다. 합법을 가장한 불법, 불법을 감추는 합법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암흑가든 정관계든 권력 주변엔 측근 세력이 빌붙어서 부패의 회로를 설계하고 비리의 옹벽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부패 없는 국가는 있을 수 없기에 정부는 권력 감시와 비리 척결에 막대한 재원과 인력을 투입해야만 한다. 2000년 전 중국의 고대국가도 어사대(御史臺)를 설치해 정부의 전 기관을 규찰하고, 부패 관원을 탄핵하고, 국가 기강을 숙정(肅正)했다.
무릇 정부란 배타적 영토 내에서 합법적으로 폭력을 독점하는 유일무이한 조직이다. 국가 공권력 저변에는 중무장한 군대와 경찰이 있다. 국가는 막강한 무력 집단이기에 국민은 납세하고, 징집되고, 법의 명령에 복종한다. 국가 공권력의 합법성이 무너지면 정부는 가장 큰 도둑, 가장 센 깡패로 전락한다. 국가는 조폭이 되고, 국민은 인질이 된다.
대장동 머니게임은 충격적 사건이다. 2014년부터 성남시가 민관 합작 개발 사업을 벌였는데, 지분을 불과 7% 차지한 민간 사업자들이 전체 배당금의 68.4%에 이르는 4040억원을 챙겼다. 보통 암흑가 검은돈의 액수는 정관계 비자금에 비하면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 범죄 조직과 달리 정부는 공권력으로 세금을 거둬 천문학적 예산을 주무르며 대규모 공익 사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권력형 비리가 감지되면 정부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그 진상을 파헤쳐야만 한다. 일반 상황이면 그 역할은 검경이 맡겠지만, 여당 대선 후보가 의혹의 핵심인 사건에서 대한민국 검경은 수사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부패의 악취를 맡고 압도적 다수가 특검을 요구하지만, 집권 세력은 수용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현 정권은 정부의 자정 노력마저 포기하나?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 헌정사 그 어떤 국면보다 바로 지금 특검 도입에 대한 범국민적 요구가 높다. 여당 후보가 특검을 받으면,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야당 후보도 특검을 피할 수 없다. 양측 모두 투명한 법의 검증을 받을 때, 비로소 유권자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너저분한 마타도어를 뚫고 선거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여야 어느 쪽이든 특검을 통해 결백을 증명하는 길보다 더 좋은 선거 전략은 없다. 특검의 수사 결과 권력형 비리가 드러나면, 정권이야 무너지겠지만 국가 붕괴만은 막을 수 있다.
맹자는 군주가 인의(仁義)를 저버리면 신하가 그 군주를 시해(弑害)해도 정당하다고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의 없는 국가는 도적 떼”라 했다. 이 상황에서 특검을 거부한다면 집권 세력은 인의를 저버린 군주, 정의 없는 국가의 도적 떼가 되고 만다. 정부가 부패를 방치하면 부패가 정부를 무너뜨린다. 청방과 제휴한 국민당의 실패가 일깨우는 역사의 교훈이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조선일보(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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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주범들 박영수 로펌서 회동” 朴 당장 소환조사해야

박영수 전 특별검사. 사진=공동취재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과 이리저리 얽혀 있는 박영수 전 특검이 초기부터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점점 쌓이고 있다. 이번에는 박 전 특검이 2013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대표로 있던 A로펌 사무실에서 대장동 핵심 인물들이 만나 ‘설계’ 논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제 조선일보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이던 정민용 변호사가 2015년 1, 2월 서울 서초구의 A로펌에서 수차례 만나 대장동 사업의 공모지침서 내용을 논의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3일 2014∼2015년 대장동 수사 때 박 전 특검이 정 회계사의 변호를 맡았으며, 해당 로펌이 수사를 받던 대장동 관계자들이 진술을 맞추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장소로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박 전 특검은 “정민용 변호사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담당 변호사 말로는 정당한 법률 자문을 했다고 한다”고 반박했지만, 박 전 특검이 대장동과 관련해 받고 있는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 전 특검은 2009년부터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하다 2014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변호도 맡았다. 남 변호사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A로펌으로 소속을 옮기기도 했다. 앞서 박 전 특검은 2011년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부산저축은행에서 1100억 원의 대출을 알선한 금융 브로커 조모 씨 변호도 맡았다. 조 씨는 참고인 조사만 받고 입건조차 안 됐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의 주임 검사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다.
2015년 2월 6일 화천대유가 설립되자 박 전 특검은 같은 달 월 1500만 원을 받는 상임고문으로 임명됐다. 당시 A로펌 소속인 조모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의 대표로 등재돼 있다. 박 전 특검의 딸도 화천대유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박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업체 이모 대표는 김만배 씨와 100억 원대 돈 거래를 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 기업과 여러 단계를 거쳐 돈 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쯤이면 ‘의혹 백화점’ 수준이다. 어쩌면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의혹을 풀 ‘키맨’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과 인척인 이 대표만 소환조사했을 뿐 박 전 특검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일정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특검’ 논의 추이나 지켜보며 미적대기로 작정한 것 같다.
-동아일보(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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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총장, 대접만 받으려 하나
[기자의 시각]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월 9일 오전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전국 검찰청 곳곳에서 요즘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한다. 대검과 서울고검, 울산지검, 법무부 등은 ‘조국 일가 사건’ ‘월성 원전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해 감찰 및 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력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전국 각지에 좌천된 것도 억울한데, 이제 감찰 조사까지 한다고 하니 분통이 터질 만도 하다. 업무 수행에 충실했던 자신들을 왜 이렇게 대접하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취임 후 ‘1재판부 1검사’를 추진했다. 수사 검사 대신 공판부 검사 1명만 재판에 들어가라는 취지다. 사건을 잘 아는 수사 검사들이 재판에 들어가지 못하면 ‘짱짱한’ 변호인단을 꾸린 피고인들만 신날 일이다. 특히 대검은 ‘조국 사건’ 등 특정 사건 수사 검사들이 재판에 들어가려면 사유서를 제출해 허락을 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권력 사건 재판은 포기하란 소리”라는 반발이 거셌다. 해당 지침은 철회되긴 했지만, 이런 전력 때문인지 검사들 사이에선 “최근 감찰 조사가 김 총장 묵인 없이 가능한 일이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김 총장은 부장검사였던 2007년 노무현 정부 실세를 겨냥한 ‘변양균·신정아 사건’ 수사팀에 합류해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검찰 내부망에 ‘수라(修羅·싸움 귀신)의 길이 검사들의 숙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박연차 게이트’ 수사팀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업무 수행에 충실했던 동료들을 제대로 대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만 대접받길 원하는 듯하다. 지난 9일 오후 대검 기자단과 김 총장이 대검찰청 8층 총장실 앞에서 50분간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기자단이 ‘위법 압수수색’ ‘하청 감찰’ ‘언론 자유 침해’ 논란에 해명을 요구하러 찾아간 길이었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말 전·현직 대검 대변인이 쓴 공용 휴대전화를 당사자 참관 없이 포렌식해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에 넘겨 논란을 빚었다. 그런데 김 총장은 기자단에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기자들이 장관급인 자신의 권위에 걸맞지 않은 대접을 한다고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김 총장은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출입 기자들이 다시 10일 면담을 요청했다. 김 총장은 아무런 대답 없이 이날 치과 진료를 이유로 돌연 반차를 냈다. 11일에는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다가, 12일 출근해 기자 대여섯명을 상대로 이번 사태를 설명하겠다고 전해왔다. 검사 2000여 명을 대표하는 검찰총장이 기자들의 소홀한 대접을 피하려 연차를 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수라’의 길을 걷는데도 대접받지 못한 후배들을 어떻게 대접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표태준 기자, 조선일보(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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