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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멋대로 자기 지역 대학 구제, 국정 걸림돌 된 국회]

뚝섬 2021. 11. 17. 06:11

유은혜(왼쪽)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1년 11월 16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예결위 소위가 길어져 회의가 지연되자 정종철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회 교육위가 16일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탈락한 52개 대학 중 절반 정도인 27개 대학을 구제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평가를 통과한 대학에 매년 50억원씩 예산을 3년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 교육위는 탈락 대학의 상위 50%를 구제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 1210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전날 교육위 예결소위는 기존 안에서 대학당 지원금을 한 해 4억원씩 일률적으로 삭감해 지원 대상 대학을 늘리는 기상천외한 안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교육위가 지원금을 삭감하지 않고 예산을 늘리는 손쉬운 방식을 택한 것이다.

 

원래 교육부의 기본역량진단 평가 자체에 대한 논란이 컸다. 지난 9월 발표한 결과에서 탈락한 인하대·성신여대 등은 이 평가가 부실하고 불공정했다고 반발했다. 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전임 교원 확보율 등 객관적인 정량(定量) 평가보다는 평가위원의 주관성이 개입하는 중·장기 발전계획 등 정성(定性) 평가가 당락을 좌우했다는 주장이었다. 정부에서 대학을 평가해서 돈줄을 쥐락펴락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미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가 있는데, 기본역량진단 평가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항목에 정성 평가를 더한 평가가 왜 필요하냐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별다른 원칙과 기준도 없이 지원 대학과 액수를 구먹구구식으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시장 바닥도 아닌데 평가에서 탈락한 데 반발한다고 구제해주면 나라의 기강은 있으나마나다. 이렇게 평가 결과와 지원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면 평가와 지원 제도 자체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교육계에서 “대학 입시에 불합격한 학생을 구제하기 위해 입학 정원을 갑자기 늘린 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증액 예산은 국회 예결위에서 당연히 전액 삭감하는 것은 마땅하다. 특히 이번 구제는 탈락 대학이 있는 지역 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행정을 희화화하고 국민 세금을 나눠 먹기 하는 것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표에 눈이 먼 국회의원들이야말로 국정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조선일보(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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