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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결코 변하지 않을 북한] [농락당한 최전방 .. 첨단장비가 무슨 소용]

뚝섬 2022. 1. 4. 06:45

[2022년, 결코 변하지 않을 북한]

[농락당한 최전방, 진짜 ‘군인’ 없는데 첨단 장비가 무슨 소용]

 

 

 

2022년, 결코 변하지 않을 북한

 

[동아시론]

北 새해 대미·대남 메시지 침묵
코로나 위기 속 내부 결집에 집중
‘국방 계획 확대’ 核고도화 의지 표명
南대선 끝난 4월 긴장 조성 나설 수도

 

역시 북한이다. 허를 찌르는 데에 능숙하다. 한국 정부를 포함하여 국내외 전문가 다수가 2021년 말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대미·대남 정책을 포함한 대외전략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은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분”에서 “원칙적 문제와 전술적 방향을 논의했다”는 짧은 문장으로 가름했다.

북한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고 사실상 침묵한 것은 여러 해석을 가능케 한다. 우선 코로나19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 놓고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최중대사”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전염병은 국가 보건 차원이 아닌 김정은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다수의 북한 급변사태 연구는 북한 체제의 내구성을 인정하지만, 전염병이 경제난과 합쳐지면 민중 봉기가 발생하여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도 제시한다. 따라서 북한은 전력을 다해 코로나가 통제될 때까지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가장 강조된 “사회주의 농촌 문제의 해결”은 코로나를 버티기 위한 식량 확보 노력이다.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여 북한이 원하는 제재 일부 해제를 쟁취하더라도 코로나로 인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것도 침묵에 셈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둘째, 침묵이 노선 전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과 핵군축 협상을 원한다. 2019년 12월 말 개최된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의 제재봉쇄 책동을 총파탄”내는 “정면돌파전”을 선포한 바 있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추구 시 조선반도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작년 1월 개최된 8차 당 대회에서 다시 한번 정면돌파전이 확인되었다. “최대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핵기술 고도화, 핵무기 소형 경량화·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지속 생산을 공포했다.

북한은 작년 9월 25일 김여정이 처음 밝힌 “이중 기준 철회”를 대미 및 대남 요구에 덧붙였다. 북한은 이중 기준을 “자기들의 유사 행동은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논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라고 정의한다. 이 논리를 수용하면 북한이 시도하는 불법 핵·미사일 개발에 문제 제기가 불가하므로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 핵·전략무기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환경”을 이유로 지난 8차 당 대회 때 결정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계속 확대”한다고 밝힌 것은 전략·전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한다는 의지 표명이다.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의 보수화, 급진화 성향이 재차 확인된다. 북한은 2018년 4월 경제 및 핵병진 노선을 “결속”하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으로 전환을 선포한 후 세계무대로 진출했으나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금 예전으로 환원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척결 운동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어김없이 반복되고 “법 기관들의 역할”을 높이고 “사회주의 법률제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재천명되었다.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진 농업 분야에선 농민들의 생산 의욕을 고취하는 개혁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국가 중심성에 기반한 집단주의를 드러낸다.

 

북한은 결코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급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가 바라는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서는 선택”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것이다. 북한은 적대시 정책과 이중 기준 철회를 압박하여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때까지 최대한 버틸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한국 대선과 한미 연합훈련 등이 실시되는 3월 후 김일성 탄생 110주년, 북한군 창건 90주년 등이 몰려 있는 4월에 한반도 긴장을 극도로 조성하는 벼랑 끝 전술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는 노선을 제대로 읽는다면 현 대북정책을 중단하고 다음 정부가 제대로 된 검토 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 그리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지적했듯이 한국이 매우 부족한 “전략 타격 및 통합 미사일 방어 능력 향상”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동아일보(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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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락당한 최전방, 진짜 ‘군인’ 없는데 첨단 장비가 무슨 소용 

 

새해 벽두 월북 사건은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진은 텅 빈 GP 모습. /연합뉴스

 

새해 벽두 강원도 최전방 철책을 넘은 월북자가 1년여 전 비슷한 곳 철책을 넘어온 탈북민으로 파악됐다. 2020년 11월 ‘기계체조’를 했다는 북한 남성이 우리 측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는데 같은 인물이 1년 전 철책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다시 넘어 북으로 갔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방 CCTV 확인 결과 “월북자 인상착의가 당시 귀순자와 거의 동일하다”고 했다. 1년여 전 뚫렸던 철책이 다시 뚫린 셈이다.

 

정상적 군대라면 한번 뚫린 지역의 경계는 강화하는 것이 상식이다. 전 세계 군대가 그렇게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군은 불과 1년여 전 처참하게 경계를 실패했던 곳과 가까운 지역에서 같은 실패를 반복했다. 군의 기본 임무인 경계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복만 입었지 군이 아니다.

 

군 당국은 이 남성이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갔을 때 북한군 3명이 나와 그를 데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발포 명령을 내린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남성은 탈북민 정착 교육 당시 이상행동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국내 생활도 불분명하다. 군은 ‘간첩 혐의는 없다’고 했지만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1년여 전 이 남성이 철책을 타고 넘어왔을 때는 감시 센서가 먹통이었다. 사람이나 동물이 닿기만 해도 센서가 울린다는 ‘과학 경계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센서의 나사가 풀린 탓에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 군은 이 남성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14시간 넘게 우리 측 지역을 활보하는데도 붙잡지 못했다. 이후 군은 경계 시스템을 인공지능(AI) 기반 등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지난 1일 이 남성이 철책을 넘어 북으로 갈 때는 감시 센서와 CCTV가 정상 작동했다. 모두 경고음을 울렸다. 그런데 감시병은 철책 넘는 장면을 놓쳤다. 화면을 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초동 조치 병력이 해당 철책으로 갔지만 ‘이상 없다’ 보고를 하고 그냥 철수했다. 동물이나 오작동으로 지레 짐작했을 것이다. CCTV 화면만 돌려봤어도 상황을 알았을 텐데 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사람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임무를 다하겠다는 정신 자세가 없으면 어떤 첨단 장비도 무용지물이다.

 

5년 내내 정권은 남북 쇼, 평화 쇼만 벌였다. 북핵 미사일은 그대로 있는 정도가 아니라 위협이 더 커졌다. 그래도 정권 눈치를 보는 군 수뇌부는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 지킨다’고 했다. 어떤 군인이 책임 의식을 갖고 의무를 다하겠나. 그러니 뚫린 곳이 또 뚫리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바로 이곳이 다음에 또 뚫릴 것이다. 한국군은 엄청난 국방비를 쓰고 있다. 그렇게 사들이는 비싼 장비 무기들이 유사시 제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군 수뇌부가 잘 알 것이다.

 

-조선일보(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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