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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 문명'의 인기 왜 시들해졌나] [한글 잃어가는 조선족] ....

뚝섬 2026. 4. 10. 09:16

['漢 문명'의 인기 왜 시들해졌나]

[한글 잃어가는 조선족] 

[‘한복 공정’] 

[‘스포츠 워싱’]

 

 

 

'漢 문명'의 인기 왜 시들해졌나

 

갑골문 등 초기 한자에는 나오지 않지만,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글자가 한(漢)이다. 어떤 연유에서 이런 꼴로 정착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일찌감치 밤하늘의 은하수를 지칭하는 글자로 등장한다. 은하수의 다른 한자 명칭은 천하(天河)를 비롯해 하한(河漢), 천한(天漢), 성한(星漢) 등이 있다. 땅에도 그 글자를 딴 물줄기가 있으니 한수(漢水) 또는 한강(漢江)이다. 서울 복판을 흐르는 큰 물도 그 영향을 받아 같은 이름으로 적는다.

 

산시(陝西)에서 발원해 후베이(湖北)로 흘러드는 이 물은 장강(長江)의 최대 지류(支流)다. 진시황에 이어 중국 역사 속 둘째 통일왕조를 세운 유방(劉邦)은 이 지역을 점유했던 인연으로 제 왕조를 이 ‘한’으로 명명했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 왕조는 중국 문명사에서 특별한 지위를 얻는다. 지금의 중국 문명 토대가 대개 한나라 통치 기간에 자리를 잡고 모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적인 어떤 것’을 일컬을 때 이 글자는 늘 등장한다.

 

우선 대표적인 단어가 한자(漢字)다. 지금 중국 땅에서 만들어져 주변 문화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글자로 이뤄진 문장과 시는 한문(漢文)이며 한시(漢詩)다. 혈통의 개념을 덧대 일반 중국인을 한족(漢族) 또는 한인(漢人)이라고 한다. 진시황 이전 춘추전국의 전통을 계승해 오늘까지 이어지는 이 문명 자락은 유가(儒家)의 진지함과 도가(道家)의 유연함을 잘 섞었으며, 불가(佛家)의 심오함도 수용했다. 그로써 인류 4대 문명권의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을 대표하는 이 ‘한’의 문명 맥락은 이제 세계적으로 인기가 시들하다. ‘안정’을 내세우며 사람을 옥죄는 ‘통제’의 주도자 집권 공산당 때문이다. 후손(後孫)들의 잘못된 연역이 ‘한’의 매력적 문명을 스스로 허물지 않았는지 이제는 공산당이 돌아볼 일이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조선일보(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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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잃어가는 조선족

 

‘옌볜(延邊)에서는 중국어를 못해도 괜찮다.’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던 말이다. 거리에는 포차, 노래방, 숯불구이 등 한글로 된 대형 간판이 즐비하고 ‘가리봉’, ‘미아리’ 같은 한국 지명을 딴 식당 이름들도 눈에 들어온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조선족들은 중국 내 거주지역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사투리까지 구별한다. 170만 명의 조선족이 거주하는 이곳은 한국 내 차이나타운보다 더 한국 같다.

▷앞으로는 조선족 자치주에서 한글 간판이나 광고를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정부가 한자와 한글을 병기하되 한자를 우선 표기하는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규정에 맞지 않는 현판이나 표지판은 모두 교체해야 한다. 간판뿐 아니다. 조선족 학교에서 교과서는 이미 2020년부터 한글로 된 교과서 대신 중국어 국정 교과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대학 입시에서 소수민족 가산점이 없어지고 역사, 정치, 어문 과목 시험은 중국어로 치러야 한다.

▷북간도로 불리는 백두산 이북 지역에 터 잡은 조선족은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에서 13번째로 수가 많다. 중국 국적이지만 ‘고구려의 후손’이라는 민족 정체성을 갖고 한국 문화와 전통을 살려온 사람들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한글로 된 책들이 불태워지고 한국말을 가르치던 조선족 교사들이 홍위병들에게 탄압받은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그래도 소수민족 중에서는 최초로 민족대학을 설립하는 단결력도 보였다. 그런 조선족도 ‘중화민족 공동체론’을 앞세우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한화(漢化) 정책은 피할 수 없게 된 모양이다.

 

▷“문화 말살 정책”이라는 비판에도 중국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이들을 한족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정책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2017년 신장위구르 자치구, 2018년 티베트 자치구, 2020년에는 네이멍구 몽골족 자치구에서 중국어 교과서 사용 의무화 등을 밀어붙였다. 항의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분열선동 혐의로 검거하고, 거리에는 탱크를 내보냈다. 특히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자치구에는 가차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년 만에 열린 소수민족 정책 회의에서 “사상적 만리장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족 분열의 독소’를 숙청해야 한다고도 했다. 소수민족의 문화적 다양성을 발전의 동력이 아닌 분열의 뿌리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 민족의 말과 글, 그것이 지켜내는 정체성은 억지로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인위적으로 약화시킨다고 해서 ‘사상의 만리장성’이 세워지는 것도 아니다. 되레 문화적 역풍만 불 가능성이 높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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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공정’ 

 

4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 중 한 명으로 소개됐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이 한창이던 2004년 중 외교부 부부장이 서울을 방문했다. 그가 “한국에서 간도를 ‘조선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고구려가 중국의 소수민족 국가였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당시 NSC 사무차장 회고록에 나온다. 동북공정이 단순한 역사·문화 왜곡이 아니라 북한 급변 등을 대비해 만주 영유권 분쟁의 불씨를 없애려는 의도임을 내비친 것이다. 그 무렵 중국은 한국 관광단이 ‘옛 영토 찾기’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다니는 데 민감해했다.

 

▶2016년 새해 시진핑 주석 책상에 등장한 사진 7장 중 3장이 소수 민족 관련이었다. 시진핑이 조선족 마을을 방문하고, 위구르족·티베트족 대표 등과 환담하는 장면이다. 위구르와 티베트는 중국의 대표적 민족 분규 지역이다. 조선족은 55개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세계 10위권 모국(母國)이 있다. 몽골족·키르기스족 등과 비교할 수 없다. 중국은 재작년부터 조선족 교과서에서 한글을 퇴출하고 있다. 한글·중국어 병기 교과서를 못 쓰게 했다. 조선족 자치구 인구가 급감해도 방치한다. 조선족 흡수 공정이다.

 

중국은 단오제, 고구려·발해사(史), 백두산 등이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파오차이(김치)가 중국 전통 음식’이고 ‘한복(韓服)은 수·당 복장 계승’이라는 주장까지 버젓이 하고 있다. 과거 한국 정부는 중국의 왜곡과 억지를 좌시하지 않고 항의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한 이후엔 침묵하고 있다. 문 대통령 특사가 홍콩 행정장관이나 앉는 하석(下席)에서 시진핑을 만났는데도 가만있었다. 시진핑이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고까지 했는데도 그냥 넘어갔다.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했다. 중국 국기(國旗)를 전달하는 소수민족 사이에 분홍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여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외국인이 보면 ‘한복’을 중국 문화의 일부로 오해했을 것이다. 중국 국회 격인 전인대가 열리면 소수민족 대표는 전통 옷을 입고 참석한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도 ‘한복 여성’이 나왔다. 그때와 달리 우리 국민이 분노하는 건 그동안 쌓인 반중(反中) 정서가 폭발 직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이웃 문화를 ‘원래 중국 것’이라며 삼켜온 역사가 있다. 조선족을 빌미로 한국 문화도 중국의 일부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중국은 이웃과 평등에 기초한 교류를 해본 적이 없다. 조공(朝貢) 외교 뿐이었다. 침묵하고 있으면 상상 못할 ‘공정’도 벌어질 것이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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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3不정책 용인하면 韓服이 ‘한푸’, 김치가 ‘파오차이’, 백두산이 ‘창바이산’ 되는 건 시간문제.

 

-팔면봉, 조선일보(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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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워싱’

 

“아, 상당히 도발적이네요!” 4일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던 미국 NBC 방송 앵커가 다소 놀란 듯한 어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성화봉을 치켜든 최종 성화 봉송 주자 2명이 성화대를 향해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이 중 한 명이 신장위구르 출신 선수라는 내용이 소개되자 진행자들이 움찔한 것이다. ‘중국이 도발적 선택으로 서방의 올림픽 보이콧을 되받아쳤다’는 내용의 외신 분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서북쪽의 신장위구르는 중국 당국의 인권 유린이 행해지는 핵심 지역으로 지목받아온 곳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대학살(genocide)’이 자행되는 곳이라고 맹렬히 비판해온 곳이자 ‘외교적 보이콧’에 줄줄이 나선 주된 이유다. 그 지역 출신 선수를 중국이 보란 듯이 점화식 주자로 내세우자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의 전형적인 사례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포츠 정신과 게임 열기를 앞세워 인권 유린 같은 부정적 평판을 세탁하려 한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정권이 이미지 포장을 위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이용하려는 시도는 늘 있어 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놓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피로 얼룩진 월드컵’이라는 혹평을 서슴지 않는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반체제 인사 탄압 등을 월드컵의 열기로 감추려 했다며 ‘스포츠 워싱’의 대표 사례로 거론한다.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도 비슷하다. 카타르는 현대판 노예제로 불리는 가혹한 고용계약 시스템 ‘카팔라(kafala)’ 등 인권 문제로 비판받아 온 국가다. 영국 가디언은 2022년은 베이징에서 시작해 카타르로 끝나는 ‘스포츠 워싱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논평까지 내놨다.

 

▷거액이 투입되는 국제적 스포츠 구단 인수나 후원에도 관련 논란이 따라붙는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3억 파운드(약 4800억 원)를 들여 영국의 프로축구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것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으로 국제적 비판에 시달린 이후였다. 러시아 부호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2003년 첼시FC를 인수하자 “러시아 정부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선수들의 피땀과 스포츠 정신은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힘이다. 파킨슨병을 앓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올림픽 성화를 들어올렸을 때의 감동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이런 스포츠 파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결국 얄팍한 눈속임이라는 것을 팬들은 모르지 않는다. 위구르인 성화 주자의 미소만으로 위구르 인권 문제를 가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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