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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현장검증] [전장연 스티커, 민노총 확성기, 정치인 막말]

뚝섬 2026. 4. 11. 08:48

['민폐' 현장검증] 

[전장연 스티커, 민노총 확성기, 정치인 막말]

 

 

 

'민폐' 현장검증 

 

9일 수원지검 근처 편의점 앞에 있는 민주당 전용기 의원. /유튜브 캡처

 

영화 ‘살인의 추억’ 명장면 중 하나로 ‘현장 검증’이 꼽힌다. 현장 검증에선 증거 확보를 위한 현장 보존이 중요하다. 그러나 시체 주변에선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는 발자국 위로는 동네 할아버지가 몰던 경운기가 지나갔다. 영화는 무능과 무지로 범죄 현장이 오염되는 상황을 이렇게 그렸다. 형사들조차 논두렁에서 미끄러지자 송강호는 “논두렁에 꿀 발랐나”라며 탄식했다.

 

▶2003년 법원에선 승용차로 옮길 수 있는 ‘돈의 무게’를 측정하는 현장 검증이 있었다. 현찰 50억원을 실은 자동차로 4차례에 걸쳐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의 변호인은 “현금 50억원을 실은 국내 자동차는 언덕길을 올라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은행에서 빌린 현찰 5억원 박스를 만들었고, 나머지는 같은 무게의 복사 용지를 담은 박스를 준비했다. 570㎏ 박스를 실은 승용차는 언덕길을 무리 없이 달렸다. 피고인에겐 치명적인 현장 검증이었고, 결국 판결은 유죄였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정치인들이 앞다퉈 현장에 갔다. 당시 여당 당 대표는 검게 그을린 쇳덩이 2개를 들며 “이게 포탄이네. 이게 떨어졌다는 건데”라고 했고, 장성 출신의 다른 의원은 “이건 76㎜ 같고, 이건 아마 122㎜ 방사포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건 포가 아니라 보온병이었다. 야당 소속 시장은 포격을 맞은 구멍가게를 찾았다. 그는 술이 담긴 소주병을 들어 보이며 “야, 이거 완전히 폭탄주네”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 9일 수원지검 앞에선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의 현장 검증이 있었다. 민주당 박성준 특위 간사는 수원지검에서 150m 떨어진 편의점을 찾아 “(소주 등) 1만2100원을 카드로 끊는 장면을 시연하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가게 안으로 정치인들이 몰려들자 편의점주는 “장사도 안 돼 지금 밥 굶는데. 팔지 않을 거니까 나가세요, 나가”라고 소리쳤다. 민주당에겐 연어 술 파티용 소주를 구입한 범죄 현장으로 보였겠지만, 편의점주에게는 생계를 위한 민생 현장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이 야단맞고 있다”고 하자,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주인이) 검찰 편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이 “무슨 소리냐”고 하자 그는 “검찰청 앞이니까”라고 답했다. 검찰청 앞 편의점주라서 검찰 편이면 경찰청 앞 편의점주는 경찰 편인가.

 

-정우상 논설위원, 조선일보(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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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스티커, 민노총 확성기, 정치인 막말

 

[박정훈 칼럼]

일본의 ‘아마에’는 남에게 폐 끼치는 걸 수치로 알지만
한국의 응석 집단은 사회에 피해 주고 물의를 일으키고도 부끄러움이 없다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 승강장에서 청소 업체 직원들이 바닥에 붙은 전장연 스티커를 제거하고 있다. /안준현 기자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를 벌여온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새 투쟁 수단을 개발해냈다. 지난주 퇴근길 서울 시청역은 전장연이 붙여 놓은 스티커로 온통 도배질 되어 있었다. 각종 구호가 새겨진 스티커 수백 장이 1·2호선을 잇는 연결 통로 바닥을 가득 메웠다. 급하게 뛰어가다 미끄러지면 어쩌나 싶었다. 삼각지역에선 역장이 “우천 시 승객이 다칠 수 있다”고 제지하자 전장연은 ‘미끄럼 조심’ 경고문을 써주겠다고 조롱하며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한다. 시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란 뜻이다.

 

스티커 시위는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와 상관도 없다. 서울의 모든 지하철역이 교통 약자용 동선을 이미 갖췄거나 곧 갖출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장연 스티커엔 이동권 주장이 거의 없다. 대신 전장연과 산하 단체가 주도하는 ‘탈시설’ 사업 예산을 늘리라는 구호로 채워져 있다. 자기들 재정 수입을 늘려줄 사업에 정부가 돈을 더 대라는 것이다. 그들이 내붙인 스티커엔 주차 단속 딱지보다 강력한 접착제가 발라져 있다고 한다. 떼기도 힘들지만 독한 화학 제거제까지 써야 해 청소 노동자들에겐 보통 고역이 아니다. 그러라고 벌인 일일 것이다. 의도적으로 고통 주겠다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 심술 부리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본인의 정신 구조를 ‘응석 심리’로 풀어낸 유명한 이론이 있다. 정신 분석가 도이 다케오는 1971년 저서에서 일본 사회 심층에 ‘아마에(甘え)의 구조’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아마에’는 응석, 어리광이란 뜻이다. 도이는 일본인들이 응석받이 아이처럼 조직·공동체에 대한 ‘분리 불안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기대려는 대상이 과거 천황에서 패전 후 미국, 고도 성장기엔 회사 등으로 바뀌었을 뿐, 거대한 존재에 복속돼 어리광 피우려는 의존적 심리 기제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아마에’는 그러나 남 괴롭히는 응석이 아니다. 일본인은 타인에 민폐 끼치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 한국에도 응석 심리로 무장한 미성숙 집단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들의 응석은 외부를 향해 공격성을 드러내는 가해적 떼 쓰기란 점에서 일본과 다르다. 한국의 응석 집단은 규범을 일탈하고 사회적 손실을 일으켜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수치심은커녕 막무가내 떼 쓰기가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착각하는 유년기 심리에 갇혀 있는 듯하다. 예컨대 민노총이 그렇다.

 

민노총 보고 조폭 같다는 사람들이 많다. 불법을 서슴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그들의 행태는 조폭을 빼닮았다. 그러나 조폭도 경찰은 무서워한다. 자기 행동이 잘못임을 알기에 나쁜 짓 할 때는 숨어서 한다. 민노총은 공권력을 겁내지 않는다. 경찰이 진 치고 있는 앞에서도 폴리스 라인을 넘고 도로를 점거하고 교통을 마비시킨다. 숨기는커녕 드러내놓고 공공연히 불법과 폭력을 저지른다. 외부 세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유아처럼, 자기들은 그렇게 해도 용인된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전장연이 스티커로 테러한다면 민노총엔 고성능 확성기가 있다. 집회 때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소음을 뿜어내 고의적으로 주변을 괴롭힌다. 민노총은 책임도 지지 않는다. 조폭은 범죄가 발각되면 감옥에도 가지만 민노총은 불법을 저질러 놓고도 뭐가 문제냐고 한다.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 버스를 불태워도 당당하다. 공장을 멈춰 세워 천문학적 손실을 내놓고 손해 배상을 당하면 노동 탄압이라며 반발한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법을 만들어 손해 배상 책임을 원천 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책임감은 성인과 유소년을 가르는 요소다.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다면 미숙한 미성년자 심리와 다를 게 없다.

 

응석 심리는 자기만의 세상에 갇힌 유아독존의 세계관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치인도 뒤지지 않는다. 자기애(愛)로 가득 찬 아이처럼 정치인들도 겹겹이 쌓은 특권 뒤에 숨어 무책임의 응석을 계속하고 있다. 범죄 혐의가 있어도 불체포 특권을 누리겠다 하고, 가짜를 지어내고도 면책받겠다고 한다. 광우병·민영화·천안함·세월호 괴담을 퍼트렸던 야당은 이젠 ‘방사능 밥상’ 괴담까지 입에 올리고 있다. 정상적 정당이라면 어느 것 하나만으로도 해산 감이나 그 당은 변변한 사과조차 한 적이 없다. 관심 끌려고 습관적으로 거짓말하는 소아 병리 증세와 다르지 않다.

 

여당의 실세 의원이 공무원에게 “어디서 배워 먹은 거야”라고 호통치며 분노의 막말을 쏟아내는 장면은 B급 코미디와도 같았다. 그렇게 유치하기 짝이 없는 소동을 피웠어도 윤리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의원은 늘 그러니까. 정치인도, 기득권 노조도, 시민 단체도 원래 그러려니 하고 별문제 자체가 되지 않는 한국적 상황이 더 기막히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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