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김포공항 이전”,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이래도 되나]
[표 계산 꼼수, 재원 조달 편법, ‘정치 추경’ 더는 없어야]
뜬금없는 “김포공항 이전”,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이래도 되나

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김포공항 이전을 포함한 수도권 서부 개발 관련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 쪽은 (김포공항 대신) 청주공항을, 동쪽은 원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행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KTX용 해저터널을 뚫어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 해저터널은 전남 보길도부터 세계 최장인 73km를 연결한다는 구상이지만 안전성·경제성 면에서 비현실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영국~프랑스 간 해저 터널도 38km 정도인데 그 두 배 길이의 해저터널을 마치 쉽게 뚫을 수 있는 듯 말한다.
이 후보는 “앞으로 비행기는 (활주 대신) 수직 이착륙하는 시대가 열린다”고도 했다. 그러나 현재 수직 이착륙기는 출력 문제 등으로 소형만 개발되고 있다. 미군의 수직 이착륙기 ‘오스프리’는 잦은 사고로 악명이 높다. 아직 꿈 같은 얘기다. 특히 김포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 비즈니스 공항으로 인기가 높다. 다른 공항이 대신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김포의 항공편을 모두 수용할 여력도 없다고 한다.
이 후보는 불과 석 달 전 대선 때는 “중국·일본 등과 직통할 수 있는 김포국제공항은 강서구의 자산”이라고 했다. 그런데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출마하자 없애야 할 ‘부채’라고 말을 바꿨다. 공항·고속철도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은 중앙 정부가 수년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범국가 차원에서 논의해도 모자랄 사안을 국회의원·지자체장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다.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이래도 되나.
민주당은 작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가덕도 신공항을 지어주겠다며 공개적으로 표 매수에 나섰다. 얻는 편익이 쓰는 비용의 절반에 불과한데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건설안을 의결했다. 부산 시장 성추행 추문에 따른 지역 민심을 무마하려 추진했다고 해서 속칭 ‘오거돈 공항’이다. 과거에도 대선·총선을 치를 때마다 노태우의 예천공항, 김영삼의 양양공항, 김대중의 무안공항 등이 생겼다. 막대한 적자가 쌓이고 있다. 이젠 지방선거마저 ‘공항 포퓰리즘’으로 시끄럽다.
-조선일보(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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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계산 꼼수, 재원 조달 편법, ‘정치 추경’ 더는 없어야

지난 19일 당시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7회 국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여야가 29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 최대 600만~1000만원의 코로나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한 62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처리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 임기가 끝나기 불과 1시간여 전이었다. 여야가 줄다리기를 벌이는 과정에서 지원 대상은 대폭 늘고 액수도 2조6000억원 증액됐다. 양측 모두 온갖 정략과 꼼수를 동원하고 공치사에 열을 올렸다. 예산 원칙과 국가 재정 건전성은 뒷전인 채 오로지 지방 선거에서 어떻게 표를 더 얻느냐는 생각뿐이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이기자 370여 만명에게 최대 600만원 이상 손실보상금을 주겠다고 했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합당한 보상은 필요하지만 재정이 문제였다.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물가와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자 아직 생기지도 않은 53조원대의 추가 예상 세수를 미리 당겨 쓰겠다고 했다. 전례 없는 ‘가불·외상 추경’이었다. 그리고 지방선거 전까지 막대한 보상금을 풀기 위해 추경을 밀어붙였다. 여당 원내대표는 “30일부터 바로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통상 며칠 걸리던 보상금을 선거 전에 풀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민주당은 여당 추경안에 줄곧 반대했다. 여당 주도로 보상금이 지급되면 선거에서 손해를 본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다만 추경 자체를 막으면 역풍 맞을 것이란 판단 아래 최대한 시간을 끌다 막판에 가서야 합의해주었다. 여도, 야도 머릿속엔 온통 표 계산뿐이다.
대선 전만 해도 재난지원금과 보상금을 주자고 번번이 밀어붙인 건 민주당이었다. 지방선거·총선·대선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수십조원씩의 돈을 뿌렸다. ‘고무신 선거’와 다를 바 없는 사실상 금권 선거였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면서 선거 전 지급에 결사 반대했다. 그런데 이젠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어떻게든 선거 전에 돈을 풀려 하고 민주당은 기어이 막으려 한다.
정부는 곧바로 보상금을 지급하겠다지만 그 근거인 추가 예상 세수는 아직 국고로 들어오기 전이다. 그래서 일단 한국은행에서 단기 차입금 형태로 급전을 빌려 지급한 뒤 실제 돈이 들어오면 갚겠다고 한다.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급등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하지만 한은 돈을 끌어 써도 역시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편법이 거듭되면 국가 재정과 물가, 금리가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나라 경제는 망가져도 된다는 것인가. 이런 비정상적인 정치 추경과 선거용 돈 풀기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조선일보(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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