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한미일 정상회담, 북핵 공조 복원하고 한일관계 길 터야]
[17번째 파병국’ 잊힌 용사들]
5년만의 한미일 정상회담, 북핵 공조 복원하고 한일관계 길 터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7년 9월 유엔 총회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회담을 가진 지 4년 9개월 만이다. 세 정상은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침을 밝히고 북의 핵무기 자금원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평화 쇼와 반일 몰이로 퇴조했던 한·미·일 삼각 공조가 5년 만에 다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는 악화됐다. 문재인 정권의 한일 합의 파기 등 반일 몰이가 촉발한 사태다.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고 7차 핵실험도 준비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질서는 재편되고 있다. 북·중·러의 밀착도 갈수록 심화할 것이다. 이에 대응해 우리 경제·안보를 굳건히 하려면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아·태 4개국 협력 체제’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만나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지금 정부는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기금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일은 양국 모두에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조선일보(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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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 파병국’ 잊힌 용사들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는 5년 전 부임하면서 자국의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수소문했다. 아버지의 친구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참전 용사 찾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6·25전쟁 때 유엔군 소속으로 한국에 전투병을 파병한 나라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네덜란드 등 16국이다. 이곳에 멕시코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당시 미국과 맺은 병역 협약으로 미군에 포함되는 방식으로 참전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장엔 멕시코 국기가 걸려 있지 않아서, 이를 서운해한 병사들이 대통령에게 “국기를 게양해 달라”는 편지까지 보냈다고 한다.
중남미 이민자교육후원회 등 국내외 관련 단체들은 중남미 장병 18만명 이상이 6·25전쟁에 참전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중 최소 10만여 명이 멕시코인 혹은 멕시코계 미국인이었다는 게 주한 멕시코 대사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6·25 참전국 중 미국에 이어 둘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관련 자료가 없어 미 국방부 기록보관소에 남아 있는 개인 기록에서 출생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긴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렇게 이들은 멕시코와 한국 어디에서도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고 방치됐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선 28일 주한 멕시코 대사관 등 주최로 멕시코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특별 전시가 개막했다. 피게로아 대사가 찾은 생존 멕시코 참전 용사는 5명. 이 중 1명은 작년 별세했고, 건강과 일정 등을 고려해 방한이 가능했던 3명이 전시를 보러 서울을 찾았다. 70여 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이 노병들은 모두 90세 안팎이다. 이들은 “내가 아는 한국은 폐허였는데, 이렇게 발전한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환히 웃었다. 세상을 떠난 동료들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중미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는 6만1000명을 6·25전쟁에 파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으로 총인구 대비 파병 비율이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보다 30배 이상 많은 규모다. 하지만 미국령으로 정식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참전국 명단엔 오르지 못했다. 현대에 들어 푸에르토리코는 올림픽 같은 국제 행사에 독자적 깃발을 들고 출전하는 등 외교·국방 부문을 빼곤 점차 독립적인 색을 띠고 있다. ‘17번째 파병국’이란 이름을 붙이긴 어렵겠지만, 여타 참전국 못지않았던 이들의 희생이 잊혀 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해외 참전 용사들은 일면식도 없는 한국 국민을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헌신했다. 현재 대부분이 80~90대일 것을 고려하면, 이들이 살아있을 때 모두 알려지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한 보훈 전문가는 “복지는 요람부터 무덤까지지만, 보훈은 전쟁부터 사후(死後)까지”라고 했다. 이들의 공로가 늦게라도 밝혀져, 우리 역사로 조명받을 수 있길 바란다.
-김동현 기자, 조선일보(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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