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 집권당,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이 안 보이나]
[이준석은 승복하고 ‘윤핵관’은 자중하라]
지리멸렬 집권당,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이 안 보이나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징계이후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10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 복도에 불이 꺼져있다. 2022.07.10./국회사진기자단
당 대표가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에 처해진 집권당은 주말 내내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어수선했다. 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주류 세력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이 대표 퇴진을 압박하면 젊은 지지층 이탈을 초래하며 국정 역량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난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당 중진들의 반응부터 엇갈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이 과거에 했던 모진 말에 대한 업보로 받아들이라”며 이 대표에게 자중을 당부한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윤리위와 윤핵관이 이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조폭세력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핵심 측근인 장제원 의원은 9일 산악회 활동을 2년 7개월 만에 재가동했다. 장 의원은 “회원 1100여 명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 본인은 소셜 미디어에 자신에 대한 징계에 불만을 표시하는 듯한 모호한 메시지를 올리며 거취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초선·재선·중진 등 릴레이 선수별 모임에 이어 오후에 의원 총회를 열 예정이다. 국가적 재난 사태 속에 열리는 집권당 모임은 당내 분란 뒷수습에 초점이 모여질 전망이다.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30%대로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은 여당 대표 중징계 사태로 더욱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 혼란이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과거 성추행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사퇴했다. 이 정부 들어 네 번째 장관급 인사 낙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 24년 만에 6%를 돌파한 물가를 잡기 위해선 금리 인상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가계·기업·나라 빚을 합쳐서 5000조원이 넘어선 경제 체력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보다 금리 인상에 훨씬 취약해진 구조다. 안보 환경도 심상치 않다.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춘 북한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를 시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북의 도발에 대비하려면 한·미·일 협력 체계 구축이 절실한데,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촉각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권 앞에 경제와 안보 위기가 동시에 몰려 오는 일도 드문 일이다. 대선에 이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승한 집권 세력이 스스로 내분을 일으키며 지리멸렬하는 일은 더욱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이 그렇게 한가해 보이냐고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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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승복하고 ‘윤핵관’은 자중하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승복하지 않고 재심이나 가처분신청 등 전면전에 나서면 어떻게 되는 건지, 당장 누가 당을 이끌게 되는 건지, 언제까지 이런 혼돈 상태가 지속될지 모두 불확실하다.
이 대표는 그제 페이스북에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내용이 담긴 한 애니메이션 OST 번안곡을 공유했지만 주말 언론 인터뷰는 피하며 장기전 모드에 돌입한 걸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당후사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어떻게 이슈화됐는지를 떠나 당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 빌미를 제공한 것만으로도 책임이 작지 않다. 성 상납 의혹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다면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진실을 가리면 된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기획”이 있었는지도 드러나게 돼 있다. 당 대표가 “반란” “쿠데타” 운운하며 공식기구의 결정을 거스를 경우 당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윤핵관들도 자중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젊은 대표와의 내전(內戰)에서 승리라도 한 것처럼 득의양양했다간 역풍을 맞는 건 순식간이다. 그런 점에서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징계 결정 다음 날 대규모 지지 모임을 가진 것은 부적절했다. 버스 23대로 1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야유회를 다녀왔다고 한다. 당이 큰 혼란에 빠진 데다 코로나 재유행 경고등까지 켜진 상황에서 지지자들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얼싸안고 사진을 찍는 등 세 과시 행사를 했다니 어이가 없다. 얼마 전 친윤 의원 중심의 ‘민들레’ 모임 발족을 주도했다가 비판을 받고 불참을 선언한 적도 있다. 결국 ‘포스트 이준석’을 노린 젯밥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등 출범 두 달 만에 국정 동력에 빨간불이 켜진 위기 상황이다. 이번 주가 집권 여당이 더 극심한 혼돈 상태에 빠져들지, 그나마 수습의 길에 들어설지 고비다. 경제 위기엔 관심도 없고 세 대결만 벌였다간 당을 수렁에 빠뜨리고 국정에 큰 부담을 지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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