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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들의 기강 해이와 태만]....[..참사 정치 이용의 결과]

뚝섬 2022. 11. 5. 06:36

[해도 너무한 경찰 간부들의 기강 해이와 태만]

[‘완박’에 참사 수사 못 하는 檢]

[실무자가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

[‘세월호’ 이후 해난 사고 더 늘어, 참사 정치 이용의 결과]

 

 

 

해도 너무한 경찰 간부들의 기강 해이와 태만

 

사진은 30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2022.10.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의 현장 대응과 보고 체계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압사 4시간 전부터 위급 상황을 알린 112 신고가 묵살된 일이 알려지더니 이태원 치안을 책임진 용산 경찰서장은 사고 발생 45분 전 현장이 위험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한참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또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상황실이 아닌 자기 사무실에 있다가 사고 발생 후 1시간 24분이 지나서야 첫 보고를 받았다. 이 때문에 치안 총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밤 11시쯤 잠이 들 때까지 사고를 전혀 몰랐다. 그는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한 뒤 캠핑장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재난 대응과 보고, 지휘 체계가 아래부터 위까지 허물어진 것이다.

 

용산 경찰서장이 저녁 식사 중 “이태원 상황이 위험하다”는 보고를 받고 식당을 떠난 시각은 오후 9시 30분쯤이었다. 사고는 오후 10시 15분쯤 발생했다. 그가 서둘러 현장에 도착해 상황 정리에 나섰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오후 10시40분쯤 이태원 근처에서 차에서 내렸고, 오후 11시가 넘어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차가 많이 막혀서 도중에 내려 걸어가느라 늦었다”고 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그가 서울경찰청장에게 상황 보고를 한 것도 사고 발생 후 1시간 21분이 지난 밤 11시 36분이었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은 더 어이가 없다. 상황실장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야간 사고 신고 및 대응 조치를 총괄한다. 그런데 사고 당시 그는 자기 사무실에 있었다. 상황팀장 보고를 받고 그가 상황실로 복귀한 시각은 오후 11시 39분이었다.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장보다 늦게 보고를 받은 것이다. 이미 수백 명이 쓰러져 이태원 일대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던 시간이었다. 경찰은 8년 전 “위험에 처한 국민에겐 단 1초도 절박한 순간”이라며 112신고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말뿐이었다.

 

경찰이 지경이다 보니 정부 보고 체계는 거꾸로 작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46분 만에 가장 먼저 보고를 받았고, 65분 만에 행안부 장관이 상황을 파악했다. 윤 대통령은 소방청 상황실에서 온 참사 보고를 국정상황실장에게서 받고, 행안부 장관은 비서관이 전한 행안부 내부 알림 문자를 봤다고 한다. 그사이 제대로 일을 경찰 간부는 명도 없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대형 참사를 경찰 탓으로만 돌릴 순 없지만 이번 참사로 드러난 경찰 내부의 심각한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몇 사람 징계하거나 처벌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서울경찰청 상황실 근무도 이번만이 아니라 항상 태만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때문에 공습·경계 경보가 내린 지난 2일 울릉군의 경찰서장은 조기 퇴근해 텃밭에서 상추를 뜯었다고 한다. 우리 경찰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경찰의 근본적인 체질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조선일보(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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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박’에 참사 수사 못 하는 檢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처 및 원인 규명과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무관을 본부장으로 경찰 500여 명이 투입됐다. 전례 없이 큰 규모다. 사망자가 156명에 달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국민의 애도하는 마음이 큰 만큼 이번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뉴스1

 

경찰 입장에서는 공정성과 수사 능력이 대중에게 여과 없이 드러나게 됐다는 점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실무 책임자였던 용산경찰서장은 참사가 발생하고 약 한 시간 뒤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 최고 수뇌부인 경찰청장은 참사 관련 첫 보고를 받기까지 1시간 59분, 서울청장은 1시간 21분 걸렸다. 대응이 부실했고, 보고 체계가 엉망이었다는 것이다. 정확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서 특별수사본부는 경찰 내부를 향해 메스를 대야 한다. 얼마나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참사가 벌어진 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경찰 몫이다. 수사 결과를 내놓았을 때 한 치의 의문도 남아서는 안 된다. 수사 결과가 허점투성이라면 경찰 수사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것이다.

 

그동안 이런 유의 사건이 발생했을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한 적은 거의 없다. 세월호 참사 때 검찰은 해양경찰청과 함께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수사했다. 그렇게 해도 몇 년에 걸쳐 여러 기관에서 재수사와 진상 조사를 벌이는 것이 대형 참사다. 대형 참사는 수사 초기부터 사고 원인 규명, 구조, 증거 확보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사 경험이 많고 영장 청구권을 가진 검찰의 수사 참여가 효율적이었다. 게다가 이번 참사처럼 경찰 내부 문제가 사고 원인과 뒤엉켜 있을 경우 ‘셀프 수사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 지금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과된 검수완박법이 올해 9월부터 시행되면서 검찰이 대형 참사를 수사할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토하는 것 뿐이다.

 

수사를 맡은 경찰도 부담이겠지만 사실 더 큰 부담은 국민이 지고 있다. 경찰 수사를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수사를 잘해달라’는 응원의 마음이 아니라 ‘경찰이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마음이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잘할 있을지 걱정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앞으로는 대형 참사가 터져도 검수완박법이 통과돼 검찰이 수사를 못 하니 경찰이 대신 잘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나.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공적 책임을 정확하게 묻는 것은 유명을 달리한 젊은이들에 대한 국가적 책무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온 국민이 애도하는 이처럼 중요한 사건에서 검수완박으로 인한 ‘국가적 실험 상황’에 놓인 것 같다.

 

-윤주헌 기자, 조선일보(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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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가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소란스러워졌다. 정부가 준비하던 중·장기 조세 개혁 방안 때문이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나라가 향후 직면할 문제에 대한 근본적 자원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말할 것도 없이 증세(增稅)였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강력 반발했다. 몇 달 뒤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 확대, 1~2인 가구에 대한 추가소득공제 폐지 등의 방침이 언론에 공개되며 여론도 악화했다.

 

곤경에 처한 재정경제부는 논란의 책임을 물어 국장급인 윤영선 조세개혁실무기획단 부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관련 자료가 언론에 미리 유출됐다는 이유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재경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장차관이 책임져야지 왜 실무자를 자르냐”는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성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부하 직원을 희생양 삼았다는 것이다.

 

논란의 책임을 실무자가 덮어쓰는 일은 권력의 세계에선 종종 일어난다. 2018년 교육부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 교육 금지를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책을 철회한 후 담당 국장을 대기 발령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지난 8월 대통령 취임식 명단 파기 논란에 대해 “실무자 잘못”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어느 정권, 어느 조직에서나 실무자들은 총알받이다.

 

이태원 참사도 다르지 않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현장의 미흡한 대응 사과하며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도 빠짐없이 조사할 이라고 했다. 그러자 경찰 내부망에는 “이태원파출소장은 한 달 전부터 손수 약도를 만들며 대비했다”며 “사건 당일 20명의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항변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현장 경찰을 표적 감사하지 말라”고 요구하자 윤 청장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정치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늘 희생양을 찾는다. 현장의 실무자들은 표적이 되기 쉽다. 일선에서 직접 사건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사건을 다루는 이들은 말 그대로 당사자다. 현장에 있다 보니 이태원 참사처럼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 때로는 불가항력적 상황이, 때로는 작은 실수가 큰 희생과 결부되어 ‘죽을죄’가 된다. 여론의 모진 매질은 정치적 발언권이 없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가해진다. 그렇게 현장 실무자들이 질책의 대상이 되는 동안, 정작 책임을 져야 리더들은 슬쩍 빠져나간다. 시스템 정비에 소홀했거나 실무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그건 대중의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한 사건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책임은 권한과 비례해야 한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이 아니라 책상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제도든 문화든 바뀌지 않겠나. 현장의 실무자들을 잡듯이 잡고 처벌하는 면피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일로 현장의 실무자들이 자긍심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수많은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곧장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들은 통행 정리를 위해 목이 쉬도록 외쳤고, 수시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심정지 상태에 놓인 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했다. 자신의 직업적 본분에 충실하고자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그들이야말로 숨은 영웅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조선일보(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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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해난 사고 더 늘어, 참사 정치 이용의 결과

 

일본 경찰들이 지난달 30일 도쿄 시부야에서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 사람들이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찰이 일렬로 서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희생된 것이 2014년 일이다. 그 후 정부가 해마다 700억~800억원의 예산을 해양 사고 예방에 썼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 감사, 조사가 무려 아홉 되풀이됐다. 그렇지만 해상 조난 사고는 오히려 매년 늘어났다. 2014년엔 조난 선박 1418척, 조난 인원 1만1180명이었는데 작년엔 3882척에 2만174명으로 늘었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에서 교훈을 얻거나 제도와 시스템의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원인은 밝혀질 만큼 다 밝혀졌다. 무리한 선박 증·개축, 허술한 화물 고박, 승조원의 조작 미숙 등이다. 그렇다면 규정을 어떻게 바꾸고, 무슨 설비를 보강하고, 어떤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지 따져 개선·보강이 필요했다. 우리 사회에선 그게 아니라 상대방 진영을 헐뜯고 증오를 증폭시키는 일에 골몰했다. 불필요한 아홉 번의 수사·조사는 모두 한풀이용이었다. 마지막의 사회적참사특별위원회는 무려 4년 가까이 547억원의 예산을 쓰고 올 9월에야 활동을 마무리했다. 때마다 보고서는 허망한 내용이었다. 조사원들은 8일간 유럽을 출장 갔다 와서 한글 70자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조사가 아니라 유람 다니면서 위원들 호구지책으로 삼은 것이다.

 

이태원 참사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길 수 없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01년 일본에서 인파가 몰려 11명이 압사하고 247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번 핼러윈 축제 때 도쿄에서 한국 기자들이 감탄할 만큼 유연하게 인파를 관리했던 것도 그 교훈을 되새겨 이뤄진 성과다.

 

한국이 2020년 코로나 초기에 확산 억제 성과를 거둔 것은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방역 시스템을 환골탈태시켰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세월호 이후 해난 사고 증가’가 되풀이되고,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으면 재발 방지가 이뤄질 것이다.

 

-조선일보(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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